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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아차산(峨嵯山) - 2편

by 마루금 2006. 10. 22.

 

 

'앗자'는 '작은 산'의 뜻

 (참조: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와 "반시옷"을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적색 처리 하였슴)

고 양주동 박사께서 아사달(阿斯達)의 원어는 '앗달'이며, 그 원래의 뜻은 '작은 산'(子山, 小岳)이라고 하였다. 또 신라 때의 벼슬 이름 아찬(阿飡, 阿尺干), 아비한(阿비干)은 '앛찬', '앛한'이고, 여기서의 '앛'은 '작음'과 '다음'의 뜻으로, 아찬, 아비한은 '작은 재상'(小相), '버금 재상'(次相)의 뜻을 갗는다고 하였다.

 

'入阿斯達山爲神, 今九月山也.' <제왕운기> 하-단군

아사달 산으로 들어가 산신이되니, 그 곳이 지금의 구월산이다.

 

'五曰大阿飡....六曰阿飡 或云阿尺干, 或云阿粲' <삼국사기>권38-직관 상
다섯째 등급은 대아찬...여섯째 등급은 아찬인데, 아척간이라고도 한다.
   
'앗', '아시'는 우리 민족이 한반도로 들어오기 전부터 써온 말인 듯 몽고어 사용 지역에 비슷한 말들이 퍼져 있다고 한다.  제정 러시아 치하에서 한국말과 알타이말과의 관계를 하나의 가설로 체계화 시킨
람스테드(Ramstedt)는 저서 <한국어 어원 연구>를 통해 몽고어에 '아지게', '아치'라는 어린이의 뜻을 갗는 낱말이 있다고 하였다. 또 다른 학자는 위 책의 서평에서 몽고어 '아지'(아시)에 해당하는 말에 터키, 위그르 말에도 '아티'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을 보면 '아지'가 알타이 말무리에 공통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어족(語族)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게 된다.

  

'아우'도 '앗'에 뿌리를 둔 말이다. 국어학자 남광우(南廣祐)님은 1957년에 발표한 '명사 곡용(曲用)에 있어서의 ㄱ의 고찰'에서 '앗'에서 '아우'까지의 변천과정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앗/앗 >  > 아 > 아오 > 아우(弟)


'앗'(앚)에서 나온 '아지'는 동물에서 '새끼'라는 뜻이 되어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도야지'(돝+
아지)같은 말을 이루게 했다.

 

 

아달성의 '아달'도 '작은 산'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앗'()은 '작음', '버금', '새로' 등의 뜻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산이름의 '아차'를 '앚자'로 본다면, '자'가 '산'이므로 '아차'는 '작은 산'의 뜻이 될 것이다. '아차'는 옛 문헌에 여럿 보인다.

 

'阿且城' 아차성 <관계토왕비>
'峨嵯峙' 아차치- 강원 평창 서쪽 <대동여지도>
'阿次川' 아차천- 평안 삼등 서쪽 <대동여지도>
'阿錯縣' 아착현 <삼국사기 지리지>

 

'앗자'(小山)와 같은 뜻인 '아사달'도 <삼국유사> 외에 여러 문헌에서 볼 수 있다. <삼국사기> 권7-문무왕에는 '아달성'(阿達城)이 나오는데 '아달'도 역시 같은 뜻의 이름이다.

 

 

'앗'과 관련있는 땅이름들

'작다'는 뜻의 '아', '앗' 관계의 현재 지명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아차섬(阿此島)

인천 강화도 서쪽에 있는 작은 섬인데, 섬 가운데에 작은 산인 수리봉(鷲峰/甑峰/ 147m)이 있어 이러한 섬이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작은 산을 중심으로 해서, '안머르', '웃머르', '큰말' 등의 마을들이 잇다.

 

아섬/애섬(鵝島/雅島/兒島/艾島)

작은 섬이란 뜻의 '아섬'(애섬)이 충남 서천 앞바다, 전남 완도 앞바다, 경남 남해 앞바다, 낙동강 중류에 각각 있다. 작은 섬은 아섬(앗섬)으로도 불리지만 '솔섬'이란 이름으로도 남아 있다. 솔섬은 송도(松島)가 되어 소나무가 많은 섬처럼 알기 쉬우나, 실제는 작은 섬이기 때문에 이 이름으로 된 것이 더많다. '솔'은 '솔다'(물건이 말라 죄어 들다), '솔기'와 같이 '작음'을 뜻하기도 한다. 솔고개(松峙). 솔내(松川), 솔골(松谷) 중에서도 솔(松)과 관계 없는 것이 많다.

 

앗재(峨嵯山)

'앗자'(小山/小嶺)의 뜻인 아차산은 서울 외에 경기 동두천 송내동과 양주 회천면 봉양리 경계에도 있다. 칠봉산의 서쪽 봉우리가 되며, 높이는 299m 이다.

 

애고개/애오개(阿峴/峨峴/雅峴)
 
서울 마포구의 아현동(阿峴洞)은 '애고개'에서 나온 지명이다. '아현'에서 아는 아이(兒)의 뜻인 '아'의 취음이며, '현'(峴)은 고개의 의역이다. '작은 고개'란 뜻의 이 땅이름은 그 옆의 '큰 고개'(만리동고개)가 있어 그에 상대적인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옛날에 어린이가 죽으면 내다 버렸던 고개라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애고개'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 회양, 회천군 등 전국 여러 곳에 있다. 함남 함흥 근처의 소령(小嶺)도 '애고개'이다.

 

아기산/아지고개(鵝岐山/峨地嶺/兒才嶺)

경북 안동 임동면에 높이 591m의 아기산(鵝岐山)이 있다. 강원 양구군에는 아지령(峨地嶺)이, 경기 가평에는 아재령(兒才嶺)이 있는데, '아지고개'로 불리던 곳이다. 경기 포천의 금화봉(錦華峰)은 영주면과 창수면 사이에 있는데, 높이 287m의 작은 산이며, 중턱에 아기바위가 있어 아기산 또는 애기산이라고 한다.

 

아미산/아무산(峨嵋山/阿武山)

'아미'에서 '미'는 뫼와 같은 말이며, '아'는 '작은'의 뜻이므로, '아미'는 '작은 산'의 뜻이 된다. '아무'의 '무'도 '뫼'이므로 이것도 역시 같은 뜻이 된다. 이 '아미'에 '산'(山)이 필요 없이 덧들어간 아미산이 충남 보령-부여(645m), 당진(495m), 전북 순창(515m), 경기 연천, 황해 옹진, 평북 회천(1481m), 평남 대동, 성천, 함남 무천군 등에 있다. 전북 옥구군과 강원 통천군에 각각 있는 아산리(峨山里)는 '아미'라는 작은 산 때문에 붙은 마을 이름이다.

 

아지(阿只/阿芝)

'작은 것', '낮은 것', '천한 것' 등으로까지 발전한 '아지'는 바가지(박+아지), 미꾸라지(미끌+아지), 모가지(목+아지), 싸가지(싹+아지= 싹수를 낮게 이르는 말) 같은 말이 나오게 했다. 지명에서 이 말을직접 취한 것은 많치 않아 경북 영풍 안정면의 아지리(阿芝里), 경남 진양 명석면의 아지(阿只) 등 이보일 뿐이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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