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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살과 설악산(雪岳山) - 1편

by 마루금 2006. 7. 25.

 

'살'과  설악산 

수월봉의 전설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바닷가에 수월봉(水月峰)이라는 구릉 비슷한 봉우리가 있다. 이 봉우리의 절벽은 깍아지른 듯 운치있는 정경을 드러내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이 산 근처에 수월이라는 소녀가 남동생과 함께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병이 들어  두 남매가 백방으로 약초를 구하러 다니던 중 지금의 수월봉 절벽 사이에 자생하고 있는 오갈피라는 풀이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두 남매는 수월봉 절벽으로 갔다. 그러나 절벽이 너무 험해 내려갈 수가 없었다. 수월이는 남동생을 절벽에 업드려 있게 하고, 그 남동생의 손을 힘있게 잡은 다음 한 발자국씩 절벽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 내려가니 오갈피가 보였다. 수월이는 오갈피가 있다고 소리쳤다. 이 소리를 들은 절벽 위의 남동생도 너무 기쁜 나머지 함께 소리쳤다. 그런데 그 순간 힘있게 붙잡고 있던 누나손을 놓치고 말았다. 수월이는 오갈피를 움켜 쥔 채 중심을 잃고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었다. 남동생은 너무 슬퍼서 열 이레 동안이나 계속 울었다. 지금도 절벽에서 나온다는 녹구물은 그 때 울어 방울방울 떨어진 남동생의 눈물이라 하는데  '녹구'란 바로 그 남동생의 이름이라고 한다. 수월봉도 물론 이 전설 속의 수월(水月) 소녀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땅이름 중에는 전설과 관련지어진 것이 많은데, 그 이름 자체를 전설 속의 사건과 직접 관련 지을 수 없는 것은 전설 속의인물 이름을 그에 맞추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수도 많다. 충북의 발달재가 그렇고, 지리산의 반야봉(般若峰)이 그렇다.

 

경기도 연천읍의 재인폭포(才人瀑布), 강원도 설악산의 대승폭포(大勝瀑布), 한강하류의 손돌목(孫乭項:손돌항)등도 모두 전설의 주인공 이름이 들어간 지명들이다.

 


연철 현상에 의한 지명들

(참조: 이 문장에서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를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을 적색으로 처리함)

수월봉이 전설의 주인공인 수월의 이름을 딴 것이라 했지만, 지명 학자들은 수월, 술(述), 설(雪)등의 글자가 취해진 지명들을 모두 아울러 무리의 지명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는  무리의땅이름이 무척 많다. 은 연철되어 '수리'로 되었는데, 땅이름 중에는 이처연철 현상에 의한것이 무척 많다.

 

(述:술) :가사(加沙:가사), 가스(嘉?: 居?), 가지(加智:가지,居知:거제), 가재(加在:가재, 居濟:거제), 가자(加佐:가좌,佳佐:가좌)
갈(岐:기) :가라(加羅:가라, 加耶:가야, 駕洛:가락), 가리(加里:가리, 嘉林:가림, 加林:가림, 
加耳:가이, 岐尹:기윤, 岐於:기어,岐淵:기연)
곳/곶(所:소,串:관) :고사(古沙,古斯),고소(古所),고시(古尸),고조(姑鳥,高足:고족),고지(古
地,古支)
(神:신.大,黑:흑) :가마(加馬),고마(古馬),고매(古毛),고무(古茂),고미(古美),구마(九麻), 구매(九梅),거무(巨文)
(下動:하동) :나리(羅里),나래(羅來)
둘/돌(周:주,回:회) :두리(頭里,豆里,斗里),두라(斗羅),두로(頭老),두루(頭流),두르(頭陵). 디리(智異),도라(都羅),도리(都里),도래(道內),도로
(圓) :두미(豆尾),두마(頭麻),두무(豆無),두모(豆毛),도마(都麻),더미(대美)
(宗:종,山,頭) :마라(馬羅),마리,모라(毛羅),모라(毛羅),모리(募禮)
/맏(南) :마사(馬斯),마도
빗(光) : 비사(比斯)
(原,國) :부리(夫里),부로(富老),부래(浮來),보로(普老)
엄(母,大) :아미(峨嵋),아무(阿武)
//ㅂ알 :아리(牙里),아라(我羅),어리(御里),어라(於郞),어래(御來),어로(漁蘆),오리(奧利)
 오로(吾老),우리,아루

 

'이 '가리'로,  ''이 '아리'로,  ''이 '두리'로 지명에 흔히 나타나듯이 ''은 '수리'로 지명에 나타낸다. '수리'는 '수레'로도 음이 바뀌면서  '수레너미'(車踰)와 같은 묘한 지명도 만들어 졌다.


살미(米山/活山/箭山/居山/矢山)

 무리의 지명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전국에는 이계통의 지명이 상당히 많은데, 그 일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살미'라는 지명이 이 계통의 대표적 지명이다. 충북 제천 금성면의 활산리(活山里)는 '살'을 산다(生)는 뜻으로 보고, 활(活)자를 취한 것인데, 이 곳의 원 지명이 살미였다. 

 

경기도 시흥의 미산리(米山里)는 살미의 '살'을 쌀(米)로 보고 취해진 지명이다. 소래에 있는 작은 산이 미산(米山)인데, 주민들 이야기로는 전에 이곳에 창고가 있어 산같이 높이쌓아 올렸다해서 '쌀미'(쌀뫼)였었다고 하나, 믿기 어렵다. 소래(蘇萊)도 역시  무리의 지명으로보고 있다.

 

살미는 한자 지명으로 바뀔 때 미산, 활산, 전산, 시산으로 되기도 하였다. 이것은 '살'을 화살의 살로 보았기 때문이다. 거산이 되기도 한 것은 활산의 경우와 같다. 충북 충주살미면(乷味面)은 달내(達川)의 지류인 상모천(上芼川)의 수리를 얻어서 벼농사가 성하고, 쌀가마장터에 산처럼 쌓였기 때문에 '쌀뫼'라고 했다하나 역시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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