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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한밝과 태백산(太白山) - 3편

by 마루금 2006. 7. 19.

 

 

 

부루에 대한 또 다른 해석

(참조: 이 문장에서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를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을 적색으로 처리함)

부족국가 새대에 있었던 고구려의 '새밝'(東盟: 동맹) 행사나 신라 중기부터 있어 온 '팔관회(八關會)등은 모두 부루 신앙의 원천이라고 한다. 신라시대의 화랑들은 이 부루신앙을 간직하고, 전국의 명산대천을 순례했는데, 그들의 발길이 자주 닿은 명산 중에 '밝'에 연유하는 '백'자 지명이 많이 붙었다고 한다.  

 

따라서 '비로봉의 '비로'도 '밝' 무리의 지명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로'를 승려가 불교 경전속에 있는, '부루'와  비슷한 발음의 것을 찿아 붙였다는 것이다. 범어로 Vairocana, 부처의 진신(眞身)을 나타내는 칭호인 비로자나불(毘盧蔗那佛)은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의 뜻이기도 하다.

 

'부루'는 '신명(神明)의 옛말' 이다. 일반 가정에서 깨끗한 곳에 그릇을 따로 두고 거기에 새 곡식을 담아 두었다가 고사를 지내고, 새 곡식으로 갈아 넣는 '부루단지,라는 것도 '부루'에서 온 민속신앙이라고 한다. 북한산도 '부루칸모로'라는 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부루'는 '산신'(山神)이고, '칸'은 '한'과 유사한 발음으로 '으뜸'이나 '큰'의 뜻을 가진  옛 우리말이니, 부루칸모로는 '산신령'(또는 천신)의 산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비로'는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산들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꼭대기'라는 뜻에서 나왔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산이나 봉우리 이름 중에는  꼭대기를 뜻하는 수리, 마루, 거리(대가리), 부리 등에서 나온 것이 많은데, '부리'가 변해 '비로'로 변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아직도 '묏부리'라는 말이 쓰이고 있고,  지금도 불룩하게 솟은 지형을  '부루배기'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설득력을 안고 있다.

 

특히 새 종류의 뾰족한 입 부분을 '부리'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은 뾰족하다던지 불쑥 솟았다던지 하는 곳의 이름으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써 온 것으로 여겨진다. 삼국시대의 지명 중에는 '부리'라는 이름이 들어간 곳이 적지 않게 보인다. 고량부리(古良夫里), 모량부리(毛良夫里), 고막부리(古莫夫里), 고사부리(古沙夫里: 전북 고부), 니릉부리(전남 화순), 파부리(波夫里: 전남 보성), 미동부리(未冬夫里: 전남 남평), 반내부리(半奈夫里: 전남 나주), 부부리(夫夫里: 전북 임파), 소부리(所夫里: 충남 부여) 등이 그 예인데. 이 지명들에서의 '부리'도 ''계 지명이간 하지만 주로 '벌'의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 이러한 지명들은 옛 백제터였던 충청, 전라지방에 많은 것이 특징이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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