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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북한산 까마귀봉...2003. 8/17

by 마루금 2005. 2. 22.

2003년 8월 17일 일요일 (북한산)

전날 비가 온다고 하더니 역시나
하늘은 잔뜩 흐려있드구만

비는 안온다.

"언넘이 비온다했어?....^^*"

동암역에서 기다리는 임대장을 만나
코스를 북한산 오십만원짜리 길을
가기로 정했다.

휴식년제 구간은 입산금지인데 걸리면 벌금이
50만원.....^^*

웃을일이 아닌데...

하튼 신도림에서 과수원님을 만나고

서울역에서 내려 수유행 지하철로 갈아탔다.

수유역에서 6-1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다른 번호 버스가 계속 지나가는데도 이눔의 버스는
올 생각을 안한다

성미 급한 과수원님 걍~
택시를 불러 타버린다.

그린파크 앞에서 내려 임대장은 라면을 사고
난 옥수수와 백세주를 샀다.

오늘은 암벽을 안하니까 장비가 없어 배낭이
가벼우니까 임대장은 버너와 콕헬을 가지고 왔단다.

산에서 끓여먹는 라면맛은 정말 죽이는데.....

포장된 도로에서 다리를 건너가려니까
공익근무요원이 "못감돠~ "

할 수 없이 도봉산쪽으로 올라가다
매표를 하고 조금 오르는데

임대장은 시시탐탐 옆길로 샐 기회만 노린다.

우린 잘 닦여진 도로와는 인연이 없는가부다.

길도 없는 산에서 꼭 공비처럼
횡단 산행을 하며 법안사 입구로 내려선다.

거기가 용덕사 쯤일까?...

다시 길 아닌곳으로 가다가 촬영소가 나오고

법안사(구:성불사) 표지가 있는곳이 나온다.

그나마 50만원에 마음 졸이고 오르다
사람들도 만나고 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땡땡' 얼려간 포도를 계곡에서 먹으면서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다시 조금 오르니 탱크 약수터가 나온다.

임대장은 물 2병을 가득 채우고 내 짐까지
마저 지고 오른다.

그런데 그날의 폭탄은 이름그대로 원자폭탄이었다.

초반부터 너무 힘들었다.

다리가 찢어질듯이 땅기고 아프고
머리와 가슴은 터질것같고
어지럽고 토할것같고 피와 살이 파열 일보직전이다.

열발자국 걷다 주저앉기를 계속....

첨에는 창피했지만 나중에는 창피고 모고 음따아....
죽겠는걸 어쩌나?.....^^*

임대장은 답답해 미칠지경 이겠지만서도
내색을 않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힘을 실어준다.

너무 힘들어 쉴라치면
"조기 가면 쉬기 좋은데가 있다"

드디어 약간의 널직한 전망대가 나온다.

바로 앞에 왕관봉이 멋있게 버티고있고
멀리는 인수봉과 백운대가 보이고
저 멀리는 오봉과 선인봉 능선이 보인다.

경치가 멋있어도 너무 힘드니 눈에
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올려다보이는 전망대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자고한다.

다시 힘을내서 오르니 아까 보다
더 넓고 경치가 좋은 전망대가 나온다.

점심 식사를 시작했지만
임대장이 먹어보라고 권하는 라면도
못먹겠고 물만 먹힌다.

포도만 먹고 앉아있었다.

 

힘들어 죽겠다고 하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브이브이....ㅎㅎ

 

저멀리 보이는 도봉산 바위군들....

언젠가 저곳에서 이곳을 바라본적이 있었는데....


 

 


과수원과 임대장 .....

날 끼안고 흐뭇해하는 두남자....ㅎㅎ

다시 올라 왕관봉은 그냥 지나치고
왼쪽의 상장능선 끝자락으로 계속 간다.

가다가 누가 아는척해서 보니 안면은 있는데
누구더라,,,했더니 하늘호수다.

그렇게 만나니 반가웠다.

모.. 웬수진것도 아니고 이념의 차이가 있었을뿐.....ㅎㅎ

육모정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계속 내려가니 계곡이 나온다.

임대장은 가보면 알겠지만 '에덴의 낙원'이 나온단다.

정말 계곡에서 너무나 환상적인 곳을 만났다.

거기서 찍은 사진....

물속에 발을 담그니 살것같다.

 

'버들치'라는 손가락 만한 고기들이 맑은 계곡물에서

한들 거리며 돌아다닌다.

임대장은 고단새 가제를 잡는다고....^^*

하튼 나물이면 나물, 곤충이면 곤충,
물고기면 물고기, 산이면 산.....

산에 관한한 만물박사인 임대장.....^^*


사진도 찍고 백세주도 마시고
밥도 그제서야 먹었다.

"밥맛이 와 이래 좋노?...."
웃음도 나오고 재미있어 죽을라칸다...^^*

과수원님...曰
"이제 살았구먼.......^^*"

실컷 쉬고 그냥 내려가려니... 했더니
임대장은 숨은벽 으로해서 가잔다.

내려온것만큼 더 올라가야 된다나?///

과수원님은 은근히 내가 내려가자고 하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이제 살만하니 올라가자고했다.

임대장은 좋아서 앞장 서기 시작한다.

다시 오르는데 땀은 비오듯하고
또 온몸이 경직되가며 힘들어진다.

임대장은 나를 앞장 세우고 뒤에서
더덕을 만나면 "적군발견~~~" 하고 외칠테니
설설 올라가라고한다.

천천히 오르고 있는데 뒤에서 임대장이 외친다.

"야....! 적군발견...!!"

정말 더덕이다

더덕향기가 죽여준다.

배낭에 잘 간직하고 오른다

아까처럼 장이 파열 될정도로 힘들지는 않아도
그래도 힘들다.

그런데 날파리란 놈들이 어찌나 귓가에서

'앵앵' 대는지 지겨워 죽는줄알았다.

끊임없이 쉼없이 따라붙는 날파리떼들.

"으휴~~징그러워....!!^^*"

과수원님이 부채를 주며 쫒으라한다.

쉬며 오르며 쉬며 오르며
쉬는데 임대장이

"저것도 더덕인것같다?..."

가까이 가서 보더니 더덕이란다.

임대장은 더덕 있는곳엔 또 더덕 있다고
언저리를 뒤지고

과수원님은 더덕을 정성스럽게 파낸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까마귀봉....

슬랩을 오르고 고개를 들다가
깜짝 놀랬다.

이게 웬일이래?.....

바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전에 두근거리며 올랐던
인수봉 설교벽과 숨은벽 대슬랩
염초 백운대가 한눈에 좌악~ 펼쳐진다.

 

 

임대장이 꼭대기로 올라오랜다.

다시 바위 머리통으로 올라가니
사방이 발아래다.

도봉산에 여성봉, 사패산, 오봉, 자운봉,
저멀리 불곡산 까지

 

 

고개를 돌리면
인수, 숨은벽, 백운대, 염초

내려다보면 한강 인천 앞바다까지
강화......까정....^^*


이렇게 멋진 파노라마가 또 어디있을까?...

여태 본 중에 이렇게 멋있는 광경은 처음인것같다.

역시 임대장을 따라 올라오길 참 잘했다.

빗방울이 한 두방울 떨어진다.

이제 내려갈길만 있으니 걱정이 없다했더니

웬걸....

갑자기 길도 없는곳을 개척해서 내려간다.

하튼 임대장은 못말리....

그러면서 하는말

"설악산 가면 이것보다 더 울창하고
길도 없는곳을 내려와야된다."

적응훈련 시키나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되고

혹 뱀이 나올까 걱정도되고

에융....하튼 고생이다.

우여곡절 끝에 숨은벽 오르는,
내가 알고있는 길이 나왔다.

아직 내려갈길이 남았지만 살것같다.

샘물에서 목을 축이고 탁족도 하고

다시 상쾌하게 내려왔다.

밤골 매표소에 도착하니 시계는 벌써 6시30분이 넘었다.

아침 10시반경에 시작했으니 8시간 산행?...

중간에 놀고 쉬고 하긴했지만....

효자리에서 버스를 타니 정체가 심하다.

서서 다리아파 죽는줄 알았다.

구파발에서 내려 구멍가게에서

과수원님이 맥주를 사고
난 오뎅을 사서 한잔씩 마셨다.

임대장 멤버인 재영이란 사람을 만났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하고 대충 치우는데
걸어다닐수가 없다.

발바닥이 퉁퉁 부어 얼마나 아픈지.....

하튼 무쟈 힘든 하루였지만

임대장이 계획 했던대로 완주산행을 한것이
자려고 누워서도 생각하니 뿌듯하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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