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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암벽상식

암벽등반 선등하기

by 마루금 2022. 9. 8.
 

 

1. 선등의 세계

암벽을 선등한다는 것은 또 다른 하나의 문제이자 즐거움이다. 여러가지 암벽 등반장비의 사용법을 알고 있고, 등반기술을 익히고, 충분한 암벽등반장비가 갖추어졌다고 해서 바로 선등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등자로 등반하는 것과 선등자로 등반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오르고자 하는 코스의 전체 피치에 대한 운영을 생각하고, 여러가지 위험이나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었보다도 추락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정신자세가 필요한데, 무조건의 용기만으로 추락의 공포가 극복되지는 않는다. 냉정한 판단과 신중한 행동만이 추락의 위험을 제거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암벽등반에 대한 충분한 연습이 되었다 하더라도 처음 선등을 할 때는 숙련된 클라이머의 지도를 받아가며 선등을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암벽등반실력에 비해 쉬운 코스를 선택함이 바람직하며, 기존 확보물이 잘 설치되어 있는 코스면 더욱 좋다. 그리고 이미 후등으로 경험을 해본 코스를 택하면 한가지 불안점은 사라지게 된다. 남에게 선등을 강요해서는 안될 일이다. 선등은 흥분되고, 도전적이며, 만족스러운 새로운 등반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2. 확보물의 설치 간격

등반경험이 적은 등반자들은 추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필요한 지점에서도 확보물을 설치하여 많은 장비와 시간을 낭비하고, 부드럽고 율동적인 암벽등반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어떤 등반자들은 자신들의 힘이나 담력을 과시하기 위해 확보물을 설치하지 않고 올라가는데, 그들은 중력의 법칙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진지하고 의식있는 등반자들은 개인적인 능력, 루트의 성격, 사용할 수 있는 장비, 필요한 시간 등의 판단에 따라 확보물 설치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확보물 설치의 간격이 멀면 추락거리가 길어지고 가까우면 필요이상으로 힘이 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설치간격은 루트의 위험성에 따라 다르지만 어려운 곳에서는 2-3미터 마다 한 개씩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고,  쉬운 곳이라고 해서 확보물 설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가장 일반적인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불안할 때 설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설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확보 지점의 특성, 불량한 설치와 확실한 설치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특성들을 잘 모르거나 의문시 되면 다른 많은 가능성과 지식들을 고려해야 한다.

 

 

 

 

지면 추락 방지

일명 바닥치기라 한다. 확보물 설치간격에서 중요한 것은 추락할 경우 바닥과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출발직후에는 지면과 가깝기 때문에 두려움이 적어 상당히 긴 거리를 확보물없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암벽의 중간에서도 추락할 경우 주변의 바위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곳이라면 적절한 지점에 확보물을 설치하여 추락시 충돌을 방지 해야 한다. 보통 선등자가 판단하는 추락예상길이보다 실제 추락거리는 훨씬 더 길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추락계수 고려

앞에서 추락충격의 에너지는 추락거리에 반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로프의 길이가 얼마나 긴가에 따라 추락충격의 척도인 추락계수가 작아지고 커진다는 것을 배웠다. 선등자는 이 추락계수가 1을 넘지 않도록 확보물의 설치간격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설치지점의 선택

선등을 하면서 어려운 구간을 만나면 확보물을 설치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이럴때는 안전하지 못한 어려운 부분에서 설치하기 보다는 바로 밑의 편하고 안전한 부분에서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설치한다. 만일 좋은 장소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내려와서 확보자에게 선등을 부탁하거나 필사적으로 매달려 힘이 빠지기 전에 재빨리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힘들고 급하게 설치하기 보다는 다음의 설치 가능한 안전한 장소까지 계속 올라가는 것이 유리하다. 안전한 장소에 도달하면 가능한 확보물을 설치하고 등반 중에도 항상 다음의 설치 장소와 필요한 장비, 그리고 후등자가 회수하기 편한 위치등을 고려하여 확보물 설치를 결정한다. 트레버스등반에서 후등자의 추락시 추락지점등을 고려한다.

 

 

 

3  확보물과 로프의 연결

확보물에 로프를 연결하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하다. 확보물 설치의 순서는 장비, 카라비너, 연결줄, 카라비너, 로프의 순으로 하되 자연확보물의 경우 확보물, 연결줄, 카라비너, 로프의 순서로 설치한다. 장비에 연결줄을 사용하는 이유는 로프의 움직임으로 인한 확보물의 영향을 줄여주고 로프가 장비를 통과할때의 마찰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카라비너에 로프를 통과시킬 때 로프의 진행방향을 고려하여 로프가 꼬이지 않도록 통과시킨다. 또한 카라비너와 카라비너를 연결하면 로프의 움직임이나 추락의 충격으로 개폐구가 열릴 수도 있으므로 항상 카라비너와 연결줄을 사용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잠금 카라비너를 사용하거나 두개의 카라비너의 개폐구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하여 설치한다. 확보물에 연결줄을 걸 때도 직접 연결하기 보다는 카라비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철선 케이블의 쵸크를 사용할 때는 케이블이 연결줄을 절단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상 사태일 경우에는 철선 케이블에 연결줄을 통과시켜 사용할 수 있지만 절대로 거스 히치 매듭으로 연결해서는 안된다.

 

확보물(일반적으로 볼트나 피톤)에 카라비너를 직접 연결할때 개폐구를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설치한다. 그 이유는 특정한 방향으로 추락할때 카라비너가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퀵 드로를 이용하는 경우 확보물에 연결되는 카라비너의 개폐구를 안쪽으로 향하여 후등자가 회수하기 쉽도록 하고 로프에 연결되는 카라비너는 개폐구를 바깥쪽 방향으로 하여 추락의 충격으로 인한 로프의 이탈을 방지하도록 한다.

 

4.  지퍼효과 (Zipper Effect)

확보물을 설치할때 고려해야 할 또다른 점은 추락할때 받는 하중의 방향이다. 확보자가 등반선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로 확보를 볼때 선등자가 추락하면 확보자와 첫번째 확보물사이에서 로프가 직선을 이루며 갑자기 팽팽해진다. 이렇게 팽팽해진 힘은 첫 번째 확보물에 대해서 바깥쪽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확보물을 뽑아버리고 계속해서 그 위에 설치된 확보물들을 하나씩 제거하는데, 이것을 지퍼효과라고 한다.

 

지퍼효과는 또한 마디 위의 하늘벽이나 횡단 루트의 확보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지퍼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연 확보물을 사용하거나 또는 수직방향의 위와 아래로 힘을 받는 쵸크들을 설치하는, 이른바 다중방향의 확보물 설치로 예방할 수 있다. 마디의 아래 부분에서는 등반선 바로 밑에서 확보를 봄으로써 지퍼효과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5. 등반장비의 준비

지금까지는 암벽을 선등으로 오르는데 필요한 확보물의 종류와 확보물을 설치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러나 실제로 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종류의 장비들을 얼마나 갖추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만일 등반지역과 올라갈 루트가 결정되면 문제는 간단하다. 가이드 북과 다른 등반자들의 조언을 통해 암벽의 형태, 틈새의 크기, 자연확보물의 갯수, 각각의 마디의 길이와 방향, 난이도등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갖추면 된다. 그러나 처음으로 오른다거나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장비를 너무 많이 갖추면 성가시고 필요이상으로 힘들어진다. 또한 장비를 너무 적게 갖추면 등반을 할 수 없거나 확보물 없이 등반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선등자는 일련의 쵸크, 카라비너, 연결줄 등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떠한 종류의 장비를 얼마나 갖추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등반에 필요한 쵸크의 크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므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쵸크를 준비한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 각각의 확보물에는 적어도 두 개의 카라비너와 추락하는 동안 개폐구가 열릴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잠금 카라비너와 여분의 카라비너가 필요하다. 연결줄에는 세가지 길이, 짧은 것(퀵 드로우), 중간 것(단일 연결줄), 긴 것(이중 연결줄)이 필요하다. 각각의 확보지점에는 통상 한개의 연결줄이 요구되고 로프를 직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연결줄을 선택하여 설치한다. 그리고 등반자 확보와 예기치 못한 확보물 설치를 위하여 여분의 연결줄이 필요하다. 후등자는 등반을 하면서 선등자가 설치한 확보물을 회수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쵸크를 회수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 대비하여 후등자는 쵸크 회수기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등반자는 쵸크, 카라비너, 연결줄, 쵸크 회수기 이외에도 확보기구, 쵸크 백, 그리고 추락이나 위급한 경우를 대비하여 푸르지크매듭을 할 수 있는 코드슬링을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비 휴대

일단 필요한 등반장비를 결정했으면 등반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들을 가지런히 배열하여 휴대해야 한다. 대표적인 확보물들은 어깨에서 한쪽 팔 밑으로 두를 수 있는 슬링을 이용하여 휴대한다. (이러한 장비걸이는 등산 장비점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2인치 넓이의 웨빙을 봉제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단일 슬링들은 함께 모아서 장비걸이의 대각선 방향으로 어깨에 두른다. 이중 연결줄은 너무 길어서 직접 휴대하기 불편하므로 이중으로 하여 어깨에 두르거나, 또 다른 방법은 필요할 때 사용하기 쉽도록 카라비너로 연결줄의 양끝을 걸어서 어깨에 두른다. 이때 주의할 점은 카라비너로 걸기 전에 연결줄을 한번 꼬아서, 연결줄이 벗겨지더라도 카라비너가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인 장비휴대는 선등자가 확보물을 쉽게 설치할 수 있어야 하고 등반중에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통 사용하는 방법은 각각의 쵸크에 카라비너와 연결줄을 거는 것이다. 이때 카라비너의 개폐구는 장비걸이에서 카라비너를 쉽게 뺄 수 있도록 등반자의 몸쪽 위로 향하도록 한다. 이 방법은 확보물을 설치하기에는 매우 효율적이지만 부피가 커지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비슷한 종류의 확보물들을 함께 모아서 한개의 카라비너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때 카라비너의 개폐구는 확보물을 쉽게 뺄 수 있도록 등반자의 몸 바깥쪽 아래로 향하도록 한다. 이 방법은 카라비너에 단일 연결줄이 걸려 있지 않으므로 여분의 카라비너를 2-3개 묶음으로 하여 장비걸이에 걸어준다. 이것은 부피를 적게 하고 무게를 가볍게 해주므로 등반을 용이하게 하지만 확보물을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확보물 설치와 장비를 다루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확보물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카라비너 두 개와 연결줄로 로프를 통과시켜야 하므로 선등자가 탈진하거나 장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그 외에도 장비를 휴대하는 방법은 큰 쵸크들은 각각의 카라비너를 이용하고 작은 쵸크들은 한개의 카라비너를 이용하여 휴대할 수도 있다. 또 어떤 등반자들은 안전벨트의 고리에 장비를 휴대하기도 한다. 이것은 장비걸이의 무게를 덜어주지만 등반이나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장비를 길게 늘여뜨려서는 않된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던지 확보물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위급한 경우에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인 배열 순서는 앞부분의 가장 작은 케이블 쐐기형 쵸크로부터 뒷부분으로 갈수록 규모가 큰 쵸크를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 팔에서 연결줄을 빼낼 수 없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틈새에 팔을 끼우고 있는 상태인 경우) 연결줄을 안전벨트에 휴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퀵 드로우는 안전벨트의 고리에 직접 걸 수 있고, 긴 슬링은 이중으로 하거나 체인 형태로 하여 안전벨트에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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