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여행/산길따라~

구름따라 걷는 길 / 운탄고도(運炭古道) ~ ............ 2014.08.24

by 마루금 2014. 8. 26.

운탄고도(運炭古道) ~
중국에 차마고도(茶馬古道)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그에 버금가는 길이 있다. 이름하여 운탄고도(運炭古道)라 부르는 길이다. 전체 길이는 대략 100km 남짓, 정선만 80km가 넘는데, 이 일대 산악지대 7~8부 능선에 뻗어 있는 길을 이곳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차마고도는 차(茶)와 말을 교역하던 높고 험준한 중국의 옛길을 말하지만 운탄고도는 강원도 태백, 정선, 영월지역 탄광에서 생산한 연탄을 실어 나르던 우리의 애환이 서린 옛길이다. 

 

함백산(1572m), 정암산(1453.4m), 백운산(1426m), 두위봉(1466m) 등 고봉의 산허리를 휘감고 있는 운탄고도는 1960년 ~ 70년대에 석탄을 운반하던 탄차가 다니던 길이다.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후 탄차 운행이 멈추었는데, 우리나라 최대 중석광산이었던 상동광산과 무연탄을 캐던 동원탄좌, 서진탄광, 대유탄광, 삼척탄좌, 인동탄광 등이 여기서 석탄을 파먹다 모두 문을 닫고 보따리를 쌌다.  몇 해 전부터 해당 지자체는 갱도도 막고,  산비탈도 보수해서 새로운 트레킹 코스로 거듭해  소개하고 있다.

 

들머리는 ~
거의 대부분 태백과 정선이 만나는 만항재를 들머리로 잡는다. 해발 1330m인 만항재에서 트레킹코스를 따라 고도를 낮추며 진행하는 편이 편하기 때문이다. 만항재에서 출발하여 운탄고도를 따라가 화절령을 거쳐 새비재(조비치)까지 이어지는 도로 길이는 거의 40km에 육박하는데, 하룻만에 완주하기란 쉽지않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악지대에서 완만하고 길게 이어지는 것이 운탄고도의 특징이다. 특히 만항재 ~ 화절령 구간은 너무 평탄해서 지루할 정도이며,  도로가 제법 넓고 노면도 순해서 대로나 다름없다. 게다가 산허리를 깎아서 만든 탓에 한쪽은 까마득한 낭떠러지, 그러니 길을 걷는 내내 탁월한 조망이 따라온다. 산정에서나 맛볼 수 있는 백두대간 산들의 물결치는 경관을 계속 왼쪽 옆구리에 두면서 간다.

 

화절령(花折嶺 960m) ~

강원도 산골 아낙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야생화를 꺾었다 해서 '꽃꺽이재'  그래서 '화절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만항재에서 3시간 가량이면 화절령에 닿는데, 운탄고도 가운데서도 이곳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는다. 특히 그 이름에 걸맞게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야생화들이 피어나 수를 놓는다.  이 구간에서는 정선 하이원 리조트에서 조성한 하늘길과 만나기도 하는데, 하이원에서 출발하는 트레킹 코스는 대략 3㎞ 남짓, 1~ 3시간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역시 화절령의 백미는 도롱이 연못,  직경 100m에 달하는 웅덩인데, 지하탄광이 무너지며 땅이 꺼져서 지하수가 솟아올라 생겨났다고 한다.

 

새비재(鳥飛峙 850m) ~
운탄고도의 끝이다. 새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조비치(鳥飛峙)라고도 부르는 고개다. 으뜸 볼거리는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고, 새비재를 세상에 알린 것은 작은 소나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그녀)과 차태현(견우)이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당시 영화에 등장했던 소나무는 지금도 '전지현 소나무'라 불린다.

 

이곳까지 아쉬운 점은 그늘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며, 쉴 만한 장소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매년 11월 1일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경방기간으로 통제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점이 다소 불편한 점이다.

 

 

 

728x90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