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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추억따라~

내가 입었던 등산복(1980년대 중후반)

by 마루금 2010. 6. 9.

1986년 ~

노란색 싸이클복을 구입했다.

개조해서 클라이밍복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당시 클라이밍복이라는 게 따로 없었다. 등산장비점에서 '클라이밍복'이란 명목으로 판매하는 옷 자체가 아예 없었다. 그래서 일부 클라이머들은 그 나름대로 옷을 개조하거나 직접 제작해서 클라이밍복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오봉에서(1987년) ~

 

싸이클복을 '클라이밍복'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신축성이 좋다는 점 . . .  무릎 구부림이 자연스러워 등반 시 복장에 의한 불편이 거의 없었다. 

경제적이라는 것. . . . 가격이 저렴해서 옷이 헤지더라도 교체하는데 별 부담이 없었다. 천이 질겨서 예상보다는 오래 입을 수 있었다.

 몸매를 살릴 수 있었다는 점 . . .  일반 등산복에 비해 몸에 잘 달라붙어서 날씬한 몸매를 자랑할 수 있었다.    

  

 

개조는 이렇게 했다.

 무릎과 팔꿈치 부분에 천을 덧대었다. 천을 덧대는 부분은 암벽등반 특성상 잘 닳는 부분이고, 때가 잘 타서 어두운 색으로 선택했다.

 가슴에 마크를 달았다. 약간의 멋을 내기 위해 오바로꾸 재봉질로 문구를 만들어 붙였다.

     

 

 

최근 유행하는 복장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초라하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정도 복장이면 최상의 패션이었다.

 

            

이 옷을 입고 수 년간 바위를 올랐는데 색깔이나 복장이 튀어서 다른 클라이머들이 가끔 살펴보기도 했다. 그 후 몇몇 클라이머들이 츄리닝을 고쳐서 입거나 이런 복장을 갖추고 등반 하는 것도 보았다. 싸이클복을 개조해 클라이밍복으로 사용한 건 우리나라에서 이게 최초일 것이다. 

 

1990년 전후 한 때는 클라이밍복으로 타이즈가 유행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 복장은 유연성 면에서 단연 뛰어났지만 몸에 달라붙어 신체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타이즈를 입어본 적이 없다. 그런 복장이 싫었다. 등반 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평지로 내려서면 신체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인수에서(1987년) ~

 

수리봉 해골바위에서(1989년) ~                                  

    

원효봉에서(1989년) ~                                                                   

 

비봉능선에서(1987년) ~                                  

       

설악골에서(1986년) ~

 

설악동에서(198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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