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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령이름들~

이도령고개/ 춘향이고개(전북 남원)

by 마루금 2007. 9. 11.

  

 

이도령고개/ 춘향이고개

 

양쪽 모두 재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얕은 고개라 해야 알맞은 표현일 뿐,  그러한 이름이 생긴 것도1970년대쯤.  남원(南原)군 자체에서 남원 ~전주 가도에 있는 2개의 고개를 의도적으로 그렇게 부르기로 하였으며,  이 때 몇 가지 장치도 장만하여 놓았다. 특이한 이름의 고개라 여기에 소개를 했다.

 

춘향전(春香傳) 자체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며, 조선조 말기에 소설같이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고 보면, 굳이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을 탓할 것도 못될 것같고, 더구나 춘향전이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절의식(貞節意識)을 고취시키는데  공로가 적지 않았다고 볼 때,  더더구나  탓할 일은 아닌 것같다. 한편 어떤 이름을 붙이는데 역사가 길다 해서 반드시 부여된다는 것도 아니란 것이다.

 

이도령(李道令)고개는 남원 북쪽 약 4km 지점부터 시작되는 고개이다. 두어 번쯤 완만한 고개를 틀다가 바짝 오른쪽으로 커브를 트는 바로 전방에  '이도령 고개'라고 새긴 크고 긴 바위가 흰 바침돌 위에옆으로 놓여 있다.  그 고개가 끝나고 내림길을 완전히 내려서서 평지에 다다랐다고 느껴질 즈음 왼쪽에 오리정(五里亭)이 만들어졌다.  정자를 돌면서 만들어진 창포 우거진 연못은 바로 춘향의 눈물이라하며, 오리정은 춘향이 이도령을 따라 5리를 걸어간 것을 기념한다는 것이다. 그 평지가 끝나면서 2km쯤 되는 지점이 춘향이고개 마루턱인데,  이 때 우측(동쪽)을 내려다 보면  버선처럼 생긴 밭이 보인다. 물론  이것도 고개 이름을 명명할 당시의 군수 영감의 창작물이었는데,  그때 이도령의 가마를  울면서 뒤따라가던 춘향이 버선을 벗어던졌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듯하다.  지나면서  '성춘향옥중시비’도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시비에 이렇게 적혀있다.

 

지난 해 어느 때에/ 낭군과 이별했던고        (去歲何時君別妾)
엊그제 겨울이더니/ 또한 가을이 깊었네      (昨已冬節又動秋)
거친 바람 몰아치는 밤에/ 찬 비는 내리는데 (狂風半夜雨如雪)
어찌하여 남원 옥방에/ 죄수가 되었는고      (何爲南原獄中囚)

 

그 고개가 모두 끝나는 왼쪽(전주에서 남원으로 가다가는 오른쪽)에 역시 '춘향이 고개'라 새긴 바위가 놓여 있는데,  이것으로 2개의 창장극이 끝나게 된다.  이 고개들은 전주~남원 사이이긴하지만, 남원쪽으로 훨씬 치우친 곳으로 차량으로 갈 때 주의해서 살펴야 장치물들을 볼 수 있다.

 

어차피 인생은 드라마요.. 인간은 연기자라 한다면, 사라진 드라마를 재현시켜 음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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