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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령이름들~

마티재(馬峙, 충남 공주/대전)

by 마루금 2007. 6. 20.

 

 

마티재(馬峙)

 

위 그림에서는 공암재라 표기하였는데, 이런 이름으로 불리어졌는지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 옛 문헌 <공주승람>에 의하면 '마치현'(馬峙峴), '마치'(馬峙/麻峙)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구개음화 현상으로 따져보면 '마치고개'라고 발음하는게 맞는데,  실제 '치'와 '티'로 발음하여 함께 쓰여 왔다. 여기에서 '말'과 '마'는 모두 '산'이라는 의미의 옛말 '마리',  '마루'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말티고개'는 '산에 있는 고개'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충남 태반의 재가 순전히 차령산맥(금북정맥)을 넘기 위하여 생긴 것인데, 마티재는 원칙적으로 다르다. 어떤 산맥과도 연결 없이 홀로 서 있는 것이 계룡산이라지만, 역시 그 산의 지맥 이라고 밖에 볼 수 없우산봉(雨傘峰) 주변의 산을 넘기위하여 생긴 재이다.

 

마티재는 공주와 대전 사이의 32번 국도에 있다. 공주를 떠난 국도가 금강을 따라 나섰다가 약4km지점에서 급히 남쪽으로 커브를 꺽으면서 논산을 향하여 달리려 할 때, 점잖게 금강을 따라 직진하는 도로가있다. 그 도로는 그렇게 10여 km를 가다가  나란히 달리던 금강마저 엉뚱하게 동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므로, 그 때 할 수 없이 외로운 여행을 하면서 동쪽으로만 계속 뻗는다. 그러다가 원대마을을 지나 공주서 50리 지점인 마암(馬岩)리에서  계룡산 지맥에 부딪히니  할 수 없이 고개를 이룬 후  공암(孔岩)리로 내려간다. 이 때 넘어가는 재를 마티재라 부른다.

 

높이에 있어서는 대단치 않치만, 고개 자체의 준수한 모습은 양반답다고나 할까... 특히 마루턱 풍경은 여느 고개에서 찿아보기 힘든 것을 가진다. 잘 포장된 도로를 굽이굽이 돌면서 올라가다가 이제 마루턱이라고 느껴지는 지점에서는 좌회전 하게 되는데,  이 때 오른쪽 언덕이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커다란 아름다운 팽나무가 있어 길손들에게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가 하면, 그 앞에 오래된 비석 3개가 서 있었다.  모두 판독키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비석들이었데,  거의 마멸된 글자 중에서 판서(判書)란  글자들이 있었다.  아마도 판서를 역임했다는 뜻일 게다.  한편  마루턱에 서서 서쪽을  내려다 보면 넓은  마암리 들이 잘 바라다보이고  반대쪽인 동쪽으로는 꼭 우산처럼 생긴 높이 574m의 우산봉이 눈앞에 우뚝 서 있다.  그리고 거기서 약간 오른쪽으로 트인  산과 산 사이로는  호남고속도로를  달릴 때 항상 보게 되는 칠형제봉이 어렴풋이 바라다 보인다.

 

여기서 유성온천까지는 직선거리로 10km밖에 되지 않는다. 마티재 역시 아래로 터널이 뚫린 채 구도로 남아서 옛 청취를 한껏 풍겨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터널로 통과하여  지나가게 되므로,  옛 길이 되어버린 이 곳을  관광목적으로 올라 넘나드는 것 외에는 거의 다니는 차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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