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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령이름들~

기름재(충남 공주)

by 마루금 2007. 6. 14.

 

  

 

 

기름재

 

동서로 뻗은 산맥에 천안~공주간의 국도(23번)가 나있어 차령이 생겼다면, 남북으로 뻗은 산맥에 광정(廣亭)~마곡사(麻谷寺)를 연결하는 지방도(604번)가 동서방향으로 나 있어서 생긴 것이 '기름재'이다. 차령산맥이 서쪽을 향하여 잠시 달리다가 방향을 다시 남쪽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재 이름에서는 별로 엿보이게 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아주 오래된 사건으로서, 한 때 이 곳이 아편으험하게 이름났던 곳이다. 위법 행위인 아편의 밀경작업이  험준한 강원도 오지에서나  대대적으로  횡횡되었던 것이 상례였는데, 1960년대에 이 근방에서 그것이 발견되어 신문을 장식할 정도였다고 한다.

 

재(嶺)라고하여 양쪽 경사도가 한결같이 균형을 이룬 것은 아니다. 대광령이나 진부령 또는 엽전재처럼 한쪽만이 급경사를 이룰 수도 있다. 기름재도 그런 것으로,  광정쪽은 완만하기 짝이 없지만 마곡사쪽은 반대이다.  급한 경사 때문이겠지만,  수많은 굽이가 계속되고,  그 굽이가 끝난 약 6km지점이 마곡사다. 특별한 재가 아닐 때는 대개 그렇듯  기름재 마루턱도 조용하기만 하다.  주변에 마을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재도 이름의 유래를 모르기는 여느 재와 마찬가지다.  여기  웃기는 촌극 한토막을  소개하기로 한다.  이 글의 필자인 여행가 김인걸(金仁杰)님께서 이 고개를 넘으며 겪었던 이야기를 나열 해보기로 한다. 고개를 넘는 버스가 없었던 시절  1960년대 후반 쯤  여름에  광정~마곡사를 걸어서 넘기 위하여 떠났는데,  그 12km가 얼마나 무덥고 지루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마루턱 주변에서 밭일을 하시는 50여살의 아저씨가 보이므로 기름재 유래를 물었더니 그 분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 옛날 어떤 사람이 기름을 사가지고 이 재를 넘다가  마루턱에서 넘어졌답니다.  그러니 이 일대가 온통 기름으로......" 하고는 자신도 웃으웠던지 그만 홍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필자(김인걸님)도 같이 웃으면서 혼자 생각하였다.< 그건 억지로 꾸민 전설이지 사실은 아닐거야.  그것보다는  고개가 너무 길어서  길다고 표현한 것이 그렇게 바뀌고 말았을거야> 하면서 지루했던 몇 시간을 생각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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