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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령이름들~

뱃재(강원도 홍천)

by 마루금 2007. 5. 19.

 

 

뱃재 828m

 

뱃재는 4백리 거리의 홍천~양양으로 이어지 56번 국도에서 구룡령에 이어 두 번째 높은 령(嶺)으로, 서석(瑞石)을 지나 마냥 시골길을 달리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하는 령이다. 별로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주변 지대가 워낙 높은 탓인지 해발 828m나 되는 표고이다.


뱃재를 발음해보면  "배째"라는 소리로 들려 "배째라 배째"라는 어거지 귀절을 저절로 떠올리게한다. 옛날 이 지방에는 오리나무, 피나무, 팽나무 등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목기(木器)들과 함께 배틀(옛날 가정에서 사용하던 선직기(線織機)인 베틀의 사투리)을 특히 많이 만들어 팔았다 한다. '뱃재'란 이름은 거기서 나왔다는 것이라고 한다.


서석면과 내면(內面)의 면계(面界)에 놓인 뱃재는  동서 양쪽이 모두  수십 구비씩 만을 가진 평범한 령(嶺)이지만,  동쪽 기슭에 있는 박정열(朴貞烈) 여사의 기념비가  눈길을 모은다. 폭설이 쏟아지는어느 추운 겨울날 갓난 아기를 업은 박 여사는 버스 삯이 없어  이 재를 걸어서 넘어야 했다. 

 

제주도로 벌이를 나간 남편으로부터는 오랜동안 소식이 없었고,  워낙 가난했던데다가  영양실조까지 걸린상태에서  이 고개를 넘다가  심한 폭설을 만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박여사는 길가에 쓰러져 목숨을 거두었다.  새벽에 사람들이 시체를 발견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는 엄마 등에 업힌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한다. 동네 사람들이 시체를 거두고 이 곳에서 애처롭게 죽어간 박여사의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그 기념비 옆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강릉과 양양으로 갈라지는 창촌리(蒼村里)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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