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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산행상식

해빙기 산행 이렇게 한다.

by 마루금 2007. 2. 24.

 


해빙기는 연중 사고위험이 가장 높다. 이 때 산을 찿는 사람들은 봄기운에 젖어 긴장감이 풀어진 상태에서 산행에 나서기 쉽다. 기상변화가 가장 심하고 등산로 상태가 가장 불안정한 시기라서 해빙기 산행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분명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데, 계절에 따라 산행복장, 장비, 산행대상지의 선택, 등반중 비상식량, 산행시간 등이 때마다 각각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그만큼 산행이 까다롭다는 뜻이되겠다. 산행의 오랜 경험자들은 이 해빙기 산행을 가장 까다롭고 위험하게 여긴다.

 

해빙기의 한계는 지역이나 산의 고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으로 2월말에서 4월초까지를해빙기라 부른다. 산꾼들은 4계절 중 이 때를 제일 조심해야할 시기로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반안전대책에 관한 주의점만 잘 갗추어 행동하면  초심자일지라도  해빙기의 스릴을 만끽하면서 안전산행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아래에 기술한 내용은 산행 고참들이 경험하고 겪었던 해빙기 산행의 주의점에 대해 기본적인 필수요건을 요약하였다.

 

  1. 등반대상지는 자기자신의 실력에 맞추어 선정해야 한다.
  2. 산행계획, 복장, 장비, 식량 등을 면밀하고 철저하게 검토, 확인하고 준비하여 산행에 임해야 한다.
  3. 산행은 일찍 시작해서 일몰전에 산행을 끝마쳐야하며, 산행시간은 타 계절보다 여유있게 잡는다.
  4. 사고위험이 높은 난코스에서는 만용을 삼가고 경험 많은 사람의 인도를 받는다.
  5. 지도와 나침반, 플레시, 구급약품, 비상식량(넉넉히), 핸디폰과 여분의 밧데리 등을 반드시 준비해      야 한다.
  6. 동행자간의 인내와 협동심을 발휘하여 해빙기 산행을 보람있게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기본적인 요건이 갗추었더라도 이것으로 해빙기 산행의 모든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문제를 일곱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첫째, 해빙기 산행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점은 기상조건이다.   
성급한 봄기운은 금물, 해빙기 때의 일기는 예측불허다.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늦겨울과 초여름의 복합상태로 보면 타당하다 하겠다. 이때의기후 변화는 변화무상하기 짝이 없어서 사춘기 소녀의 변덕에  비교되기도 한다. 미풍이 불다가 강풍이불기도 하고, 산행기점에서는 비가오는데 주능선은 진눈깨비, 정상은 폭설, 그러니까 한 산에서  초여름,늦가을, 한겨울을 다 겪게 되는 해빙기의 기상조건인 것이다.

 

특히 중부 이북의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들에서 이런 변화가 심하다. 해빙기의 새벽이나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였다가, 한낮에는 온화한 봄날씨같은 영상의 기온이다. 기상이돌변하여 강풍과 폭설을 동반할 때는 혹한이다. 즉 해빙기는 바로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계절로 생각하고 여기에 적응할 수 있는 복장과 장비를 철저히 준비해야만 한다.

 

기상학상으로 표고 100m당 0.6도(섭씨)의 기온차가 나는데, 이를 해발 1500m로 가정했을 때 산행기점과정상의 온도 차이는 10도가 되며, 오를 때 봄날씨 같아 땀을 흘렸겠지만, 정상에서의 체감온도는 더더욱 다르다. 또한 일기불순으로 산행기점에서 보슬비를 맞고 정상에서는 함박눈이 오고 더우기 강풍을 동반했을 때, 이미 복장이 젖었다면, 탈진상태에다 체온이 상실되어 적설기나 혹한기보다 추위가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바로 이러한 경우 많은 사고가 발생함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 복장준비는 철저히 해야 하는데, 성급하게 이제는 겨울이 지났다고 겨울복장을 소홀이 하는것은 절대 금물이다. 오를 때는 더우니까 가벼운 복장을 하고, 오를수록 기온에 따라 두툼한 복장으로 껴입으며, 쉴 때나 정상에서는 스톰파카같은 두툼한 옷을 입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체온을 상실하면 안된다. 탈진으로 이어지고, 탈진은 곧 졸음으로 연결되어 최악의 경우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장갑도 오를 때는 가벼운 면장갑, 주능선과 정상에서  두툼한 모장갑과 털모자로 감싸 보온하는 것이 필수적이며윈드자켓,덧바지, 판쵸를 항상 지참하여 악천후에 대비하면 해빙기 산행의 복장은 만전을 기했다하겠다.

 

둘째, 산행대상지의 올바른 선택이다.

해빙기 때는 되도록이면 계곡코스와 바위능선을 피하고, 비교적 육산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육산도 등로를 북사면 쪽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계곡으로 해서 정상으로 오르거나 계곡방향으로 하산할 때는 거의가 빙판을 만난다고 보아야 한다 겨우내 쌓여있던 눈이 녹아 내리면서 물이 넘쳐 흘러미끄럽기 그지없고, 어떤 곳은 계속 녹아 내리는 눈에 한여름에 호우로 계곡이 범람했을 때처럼 수량이불어난다.

 

해빙기 때의 얼음판은 위로 냇물이 흐르는 형국이어서 매우 불편하고 위험하다. 실수해서 한 번 빠지면 그날 산행을 포기하거나 기분 잡치기 일쑤이다.또한 단단한 얼음인줄 착각하고 밟으면 밑이 녹아 푹 꺼져 당혹감을 겪기 일쑤다.

 

암벽이 많은 능선의 등로는 더욱 위험하다. 바위와 바위사이,암벽과 암벽사이는 오르거나 하산하는 산행인들이 잡을만한 틈이 거의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위험하기 짝이 없으므로 가급적면 해빙기에 이런 등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육산이라 하더라도 북사면쪽 등로는 역시 불편하다. 해빙기때 북사면은 적설이 그대로 굳어있어 보행에 매우 불편하다.결빙기나 적설기 때는 러셀을 하면서치고나가기가 수월하지만 이 때의 눈은 러셀이 불가능할 정도다. 한 발 밟으면 푹 꺼져 발이 빠져나오지않기 때문에 이러한 동작이 계속 반복되면 탈진상태에 들게 된다.

 

그러므로 오를 때는 동남쪽 경사진 곳으로 정상을 등정하고 하산할 때는 서남쪽으로 완만하고 긴 능선코스를 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하산코스로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조심해야 한다.

 

셋째, 낙석을 조심해야 한다.

낙석은 정상을 향해 오를 때나 하산할 때나 모두 위험하다. 겨우내 얼음에 얼려있던 바위들은 해동이 되면서 지반이 매우 약해지기 때문에 먼저 오르는 사람이 잡거나 밟으면 그냥 굴러 떨어져, 밑에 오르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해빙기의낙석은 살상용 무기와 같다고 할수 있겠다.  

 

하산시 상단부에 있는 사람은 하단부로 내려가는 사람에게 낙석의 위험을 주게 되므로, 서로간의 간격을 넓게 유지하고, 잡거나 밟을 때 이상유무를 반드시 확인하며. 부득이 낙석이 발생했을 때는 "낙석!" 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안전신호) 긴급 피난할 것을 알려주고, 피할 시간을 주는 일이 꼭 필요하다. 특히 암반인 계곡에서는 낙석이 크게 가속이 붙으며, 가운데로 몰리므로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넷째, 나뭇가지 잡는 일을 피한다.

낙석 못지 않게 주의할 것이 나뭇가지를 잡고 오르고 내려가는 일이다. 해빙기 때의 나뭇가지는 다른 계절의 나뭇가지와 달라서 그대로 부러지는 것이 부지기수다. 나뭇가지에수분이 없어 마치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듯 딱 부러진다.

 

대개 산행하면서 급경사를 오를 때, 또는 급경사를 내려갈 때 나뭇가지를 많이 잡는데, 이러한 경우 이상유무를 잘 확인하고,  윗가지보다는  밑둥치를 잡는 것이 더 안전하다.  자기자신의  육중한  몸을 오로지 나뭇가지에 의지하고 힘을 주어 잡아당길 때 딱 부러지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실로 끔직하기 짝이 없다.

 

또 다른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노출된 나무뿌리다. 나무뿌리는 밟기만 하면 그대로 미끄러지기 때문에 등행중 무심코 나무뿌리를 밟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다섯째, 낙엽을 조심하라.

연중 가장 미끄러운 낙엽은 서리 내릴 시기의 낙옆이고, 그 다음으로 미끄러운 낙엽은 해빙기 때의 낙엽이다. 해빙기 때는 이 낙엽 밑에 빙판이 깔려있는 수가 더러 있어서 발을 자칫 잘못 디뎠다가 미끄러지는수가 허다하다. 햇볕이 적게드는 북사면 등산길의 낙엽은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발을 디딜 자리가조금이라도 의심나 보일 때는 낙엽을 치워서 빙판여부를 확인하고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섯째, 복장과 장비가 잘 구비되어야 한다.

앞에서 약간 언급했지만 해빙기때 복장은 조금 복잡하다. 왜냐하면 봄, 가을, 겨울의 복장을 모두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방수가 잘 되는 등산화는 물론이고 스패츠, 판쵸, 윈드자켙, 덧바지, 스톰파카, 털모자, 면장갑, 모장갑, 면마스크, 여벌의 등산양말, 모스웨터, 내의 한 벌 등을 꼭 갖춘다. 지도, 나침반, 아이젠(가급적이면 6발짜리 이상),  소형라듸오, 플레시,  보조자일(20m),  아이스피켈 또는 아이스바일, 카라비너 약간, 온도계, 고도계, 핸디폰과  여분의 밧데리, 구급약품 등을 완전 준비하여, 필요시 잘 사용하면 까다롭고 어렵고위험하다는 해빙기 산행도 보람있고 유익한 산행이 될 것이다.

 

일곱째, 해빙기 산행중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비상식량이다.

사실 비상식량은 계절과 무관하게 어느 때고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해빙기 산행에서는 더욱 필요하고중요하다. 당일 산행이건 숙박산행이건 하루 정도를 산에서 견디고 공복을 견딜 수 있는 비상식량이라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급작스런 기상변화로 조난을 당하거나 취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열량이 높고무게가 가벼운  것으로  충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든다면 캔종류에 육류, 소시지, 치즈, 식빵, 행동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타 제빵류,  미싯가루, 건포도, 해바라기씨, 과일,오이, 당근, 초콜릿 등과적은 양의 위스키까지 갗추면 좋을 것이다. 체온이 떨어졌을 때 위스키 소량을 마시면  체온을 유지하는데 약이 되기도한다. 하지만 과음은  절대금물이다.

 

이상으로 나열한 기본 요건과 일곱 가지의 안전대책을 구비하면 4계절중 가장 어렵다는 해빙기 산행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END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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