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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벼랑과 관련된 땅이름들~

by 마루금 2007. 1. 27.

 

벼랑과 관련된 땅이름들 

'벼랑'이나 '비탈'에 관계되는 땅이름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살펴 보기로 한다.


벼루말/별말/벼리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있는 경원선의 성북역은 원래는 연촌(硯村)역이었다. 이곳 중랑천 냇가 벼루(벼랑) 근처에 '벼루말'이란 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다. 벼루말의 벼루는 문방사우의 벼루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지형이 벼루같아서', '명필(明筆)이나 문인(文人)이 나올 곳이어서' 등의 엉뚱한 해석이 붙는다. 월계동의 연촌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을 가운데 못이 있어 벼루의 물과 같아...  '로 말하기도 하고, 벼루말 근처에 먹골(黑洞), 필암산(筆岩山/佛岩山)이 있어서 벼루, 먹, 붓으로 지세의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고 풍수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도안면의 연촌리(硯村里)는 연티리(硯峙里)와 점촌(店村)을 병합하여 이룬 지명인데 이 곳에 '벼루재'(硯峙)라는 마을과 고개가 있다. 마을이 넓어 '안벼루재'(內硯)와 '바깥벼루재'(外硯)로 따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제원 봉양면에는 박달재로 가는 벼랑길의 마을인 '벼루박달'(硯朴里)이 있다. '벼루'란 땅이름은 특히강원도에 많은데, 지역에 따라서는 '별어', '베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강원도에는 '벼루꾸미'(양양 연창리), '절벼루'(홍천 북방면 장항리), '밤벼루'(栗硯: 횡성 유천면 두곡리), '꽃벼루'(花硯: 횡성 둔내면 석문리/정선군 북면 여량리), '별어실'(別於谷:정선군 남면 문곡리) 등이 있고, 다른 도에도 '벼리실'(別谷里: 충북 단양읍, 星谷里: 충남 금산군 남이면), '벼랑골'(別芳: 충남 금산군 영춘면), '별말'(星斗里: 전북 고창 고창읍), '달벼리'(月星: 고창 아산면 성산리) 등의 마을이 있다.

 

'꽃벼루'는 원래 불뚝 튀어나간 언덕의 뜻인 '곶벼루'가 변한 지명이다. '벼리실', '별실'은 ㄹ음 탈락으로 '벼실'이 되기도 하면서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의  '화곡리'(禾谷里)처럼 화(禾)자 지명을 이루게도 했다. '벼리'는 모음변화로 '버리', '보리'가 되기도 하면서 '보릿개', '보리울'로 불리다가 맥포리(麥浦里), 맥호리(麥湖里)가 된 곳이 전남 무안군 삼향면과 장성군 황룡면에 각각 있다.

 

 

비렛골/비럭골/비랭이(比來/飛來/飛洞)

대전시의 비럭골(比來洞), 전남 고흥군 포두면 남촌리의 '비럭똠', 장흥군 안량면 비동리의 '비렛골', 경북 상주군 낙동면 비룡리의 '비랫골'(飛來), 울진 신림리의 '비래골'(飛來谷), 울진 북면 덕진리의'비릿개',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진별리의 '벼릿골'(別梨), 경기도 가평읍 금대리의 '비랑터'(飛靈垈),과천시와 충남 부여군 임천면 비정리의 비랭이(別陽/飛洞) 등의 '비러', '비래', '벼리', '비랭' 같은 것도 모두 '벼랑'의 뜻이다. 전남 담양군 대덕면의 비나굴(飛釵里)도 '벼랑골'의 뜻이다. 충남 천원군 광덕면 신덕리에는 앞에 있는 큰 느티나무에 벼락이 떨어졌다는 '벼락골'(보랫골)이 있는데, 이 역시 '벼랑'의 뜻이 담긴 마을 이름이다.

 

 

벼라산/바래산/비앗재(別羅山)

경기 고양 원당의 성사리(星沙里)는 벼라산(別羅山/星羅山)과 살고지(米沙) 마을이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비슷한 산이름으로 전남 강진군 칠량면 영복리의 '바래산',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의 '배벼루산', 예천군 유천면 성평리의 '빌마루'(星斗里) 등이 있다. 경북 일부 지방에서는 '비탈'을 '비알'이라고도 해서 '딘비알'(가파른 비탈:문경 마성면 신현리), 쇠똥비알'(울산시 선암동) 등의 산이름이 있다. 울진읍 봉평리에는 '비앗재'가 있다. 충남 금산군과 무주군 사이에는 높이 537m의 베틀봉(機下峰)이 있어 베틀을 연상케 하지만, 여기서는 비탈진 봉우리의 뜻이다.

 

 

별미/밸매(星山)

성산이란 지명이 무척 많은데 이중에는 전남 해남군 옥천면, 승주군 해룡면, 경북 성주읍의 '별미'(星山)처럼 '벼랑의  산'이란 뜻으로 붙여진 것이 많다. 전라도 사투리로 '밸매'라고 불리던 산이 역시 성산리란 이명으로 전남 장성군 북일면에 남아 있다.

 

 

비재/비지(飛山/飛只)

경북 구미시의 비산동과 경주 내남면의 비지리는 각각 '비재', '비지'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비개'는 비탈진 물가의 뜻인 '빗개'가 변한 것이다. '비자몰'(榧子里: 전남 완도군 소안면), '벼마루'(飛馬: 충북 단양 영춘면 사지원리) 등의 '몰', '마루'는 마을의 뜻이다.

 

 

벼루고개/벼재(硯山/星峙)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굴기'(屈只里) 마을 앞 벼랑에 '벼루고개'가 있고, 경북 영일군 청하면 소동리와 성주읍 성산리에 각각 '벼래재'(星峙)가 있다. 성산리의 '성산'도 '별티재'에서 나온 지명으로 근처에 별티몰 골짜기가 있다. '비탈고개'의 뜻인 '비틀고개'가 울진군 북면 검성리에 있고, 한쪽이 벼랑으로 되었다는 '비릿재'(병밑재)가 같은면 주인리에 있다. 전남 승주군의 '비들치'(飛月峙: 서면 비월리), '바랑재'도 벼랑과 관계가 있다. '별재'가 변한 '벼재'(비재)마을이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 성치리(星峙里)란이름으로 남아 있다.

 

 

바랑골/벼릿골/배릿골

경북 울진군, 강원도 삼척군 등에 있는 '벼릿골', '배릿골', '버릿골', '베리끝' 등의 골짜기는 모두 벼랑과 관계가 있다. 벼랑골이 변한 '바랑골'도 충남 천원군 보산원리, 충북 천원군 비상리, 경북 군위군 병수리 등에 있다.

 

 

별바우/벼락바우(星岩/雷岩)

낭떠러지의 바위란 뜻의 '별바위', '별바우', '별방우' 등이 전국에 무척 많은데 한자로 성암(星岩)이 된 것이 많다. '벼락바우'는 보통 벼락을 맞은 바위라고 하고 있으나, 벼랑에 있는 바위의 뜻으로 붙여진 것도 많다.

 

 

~벼루/~벼레

벼랑은 지방에 따라 '벼루', '벼레', '베리' 등으로도 불리어 '사창벼루'(충북 중원군 장천리), 청동벼'(설악산 장수대 골짜기), '대갈베리'(강원 삼척군 광동리), '부수베리'(정선군 여량리), '단보비리'(경북 문경 신현리) 같은 방언 지명을 이루어 놓았다. 경기도 하남시 배알미동에는 전설이 깃든 '두미벼루'가 있다.

 

 

빗내/비스내/ 비끼내(飛川/斜川)

내가 비스듬히 흐른다고 이름붙여진 '빗내', '비스내', '비끼내'(빗기내)가 비천(飛川), 사천(斜川)이 되어 강원도 동해시, 충북 청주시, 충남 예산군, 전남 진도군 등에 행정지명으로 남아 있다. 해남군 계곡면 성진리(星津里)는 벼랑의 내란 뜻의 '별나리'가 원이름이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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