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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山'의 뜻이 둘, 셋씩 겹쳐진 산이름들~

by 마루금 2006. 12. 7.

'말'은 '꼭대기'란 뜻의 오랜 옛적 말인데 나중에는 '뫼'라는 말까지 되었다. '뫼'는 '매'와 음이 비슷, 매골(梅谷), 매꼬지(梅花), 매바우(鷹岩) 등의 지형들이 나오게 했다.

 

'달', '매', '덕'. '재'같은 말은 모두 산(山)의 뜻이다. 따라서 응봉산(鷹峰山), 재덕산(在德山), 달마산(達馬山), 월산덕(月山德) 등의 산이름은 '산'이 셋이나 겹친 것들이다.

 

 

 

'山'의 뜻이 둘, 셋씩 마구 겹쳐....

지금과 같은 산이름이 각각 달리 붙여지기 전에는 전국의 많은 산들이 몇몇 명산을 제외하고는 그 지방 사람들에겐 그냥 '뫼'(매)라고 불리었을 것이다.(지방에 따라선 '재', '달', '부리', '수리', '오름'같은 말로도 불리었을 것이다.) 이렇게 불리던 많은 산들이 두 글자, 세 글자로 돼 가는 산이름 정착현상에 따라 어느 틈에 매봉이 되고, 매산이 되고, 매봉산이 되는 식으로 '매'자에 '봉'과 '산'이 덧들어가는 현상을 빗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매봉'같은 이름은 뒤에 한자로 매봉(梅峰)이 되고, 응봉(鷹峰)이 되기도 했다. 결국 매봉이나 응봉은 (山)의 뜻이 둘 겹친 지명이 돼 버린 것이다. 산(山)의 뜻이 둘 또는 셋 겹친 산이름은 이 매봉 외에도 수없이 많다.

 

 

산 + 산

응달(鷹達), 응산(鷹山), 매산(梅山), 마산(馬山), 마봉(馬峰), 모악(母岳), 달산(達山), 달성(達城), 월성(月城), 월악(月岳), 월출산(月出山), 월라산(月羅山), 월봉(月峰), 월기봉(月起峰), 월산(月山), 월매(月梅),  두월(斗月), 두지(斗只/斗地), 두척(斗尺), 두미(頭尾), 두봉(頭峰), 말산(末山), 종산(宗山), 술산(戌山), 수리산(修理山), 수래산(水來山), 소래산(蘇萊山), 차산(車山), 차봉(車峰), 차마(車馬), 주성(酒城), 재산(才山),  척산(尺山), 덕산(德山), 둔산(屯山), 둔달(屯達), 두응봉(頭鷹峰), 두웅산(頭熊山), 두모산(頭母山/頭帽山), 두미산(頭尾山), 두무덕(斗武德), 도매봉(挑梅峰),

 

 

산 + 산 + 산

매봉산(梅峰山), 응봉산(鷹峰山), 매자령(梅子嶺), 웅덕산(熊德山), 재덕산(在德山), 마덕산(馬德山), 마성산(馬城山), 마두산(馬頭山), 마정산(馬頂山), 모악산(母岳山), 두산봉(斗山峰), 달마산(達摩山 /達磨山), 달해산성(達海山城), 월봉산(月峰山), 월악산(月岳山), 월산덕(月山德), 


'산'의 뜻을 갖는 '달',  '뫼',  '재' 등의 순 우리말은 대개 한자의 어느 글자로 취해졌는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달 계통 (달산, 달봉, 두루산)

- 달  : 達, 月
- 나라: 多梁, 多樂
- 달나: 月出
- 다래: 達海
- 달구/달기: 達句, 月起
- 두루/두리: 頭流, 頭里
 
마루/뫼 계통 (말뫼, 말미, 매산)

- 뫼/매: 山, 梅, 海, 鷹
- 말/마: 末, 馬, 摩, 磨
- 마루: 宗, 旨, 項
- 머리: 頭
- 모/몰: 牟, 茅, 母, 毛越
- 모라/모로/모루/모리: 毛羅, 募禮, 募老, 毛伊, 隅
- 미: 尾,  美, 彌, 嵋

 

재 계통 (재뫼)

- 재: 城, 在, 才
- 자: 子, 尺

 

수리 계통 (수리뫼)

- 술: 戌, 述, 酒
- 수리: 修里
- 수레: 水來, 車

 

둠 계통 (둠뫼, 데미산)       

- 둔: 屯, 芚, 頭雲, 頭彦
- 둠: 頭鷹, 斗熊
- 두모/두무/두미: 杜母, 頭帽, 斗武, 頭尾
- 도마/도매: 道馬, 桃梅
- 더미/데미: 德彌, 大美
- 퇴미/토미: 退嵋, 兎尾

  
올/ 오름 계통 (岳)

올/오름 계통의 지명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 대게 '오름'은 '성널오름'이 '성판악'(城板岳), '거문오름'이 '거문악'(拒文岳)이 된 것처럼 주로 '악' 자가 취해졌다. '물장올'이 '수장올'(水長兀)로, '달랑쉬'가 '월랑쉬'(月浪)로 된 예도 있는데, 올'이나 '쉬'도 모두 비탈, 고지(高地)의 뜻이다. 이 밖에 꼭 '산'의 뜻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다음과 같은 한자들이 산의 지명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강(岡/崗)

강(岡)은 지명에서 주로 '등성이'의 뜻으로 쓰인다. 정약용의 <아언각비>에도 '강(岡)은 '멧등', '산등성이'를 뜻하고, 가파르고 척박하여 땅 밑의 바위가 노출된 산에 붙여지는 글자'라고 했다. 崗은 岡의 옛글자이다.

 

각(角)

'부리'는 봉우리(峰)의 뜻으로, 끝이 뾰족하게 튀어나간 곳을 말한다. 이 '부리'는 지금의 '뿔'(角)과 어원이 같아 한자 지명에선 이 각(角)자가 쓰이기도 한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세 봉우리를 가진 서울의 삼각산(三角山)은 그 대표적 지명이다.  <아언각비>에도  '산봉우리를  방언으로  불이(不伊)라  한다'고 하였다. 남제주군 조천읍의 함몰 화구는 '산굼부리'란 지명으로 불리고 있다.

 

'봉'은 '봉우리'의 뜻이지만 북한에서는 산 그 자체를 '봉'이라 하여 이름을 붙여 놓고 있다. 관모봉(冠帽峰:2541m 함북 무산-경성), 희색봉(稀塞峰: 2185m 평북 후창-함남 장진), 두운봉(杜雲峰: 2487m, 함남 삼수), 궤상봉(櫃床峰: 2333m, 함남 경성-무산) 등이 그 예인데, 이들은 모두 어느 산에 속했다고 볼 수 없는 독립적 봉우리인 것이다.

 

덕(德)

'덕'은 여진족의 말로 비탈, 언덕, 고원 등의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진어의 영향을 받아 이 글자가 산지 지명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여진족이 살았던 함경도 지방에 오수덕(烏首德), 남강덕(南江德), 두무덕(斗武德), 재덕(在德), 대덕(大德) 같은 덕(德)자를 취한 지명들이 많다.

 

부(阜)

둔덕 또는 언덕의 뜻으로 구릉인 지역에서 이 지명이 많이 붙어 있다.

 

치(峙), 령(嶺)

고개의 이름으로 주로 '치', '령'이 붙는다. 산이 많은 북한에서는  최가령(崔歌嶺: 1572m, 함남-함북), 부전령(赴戰嶺: 1445m, 함남 신흥), 아득령(牙得嶺: 1478m, 평북-함남)처럼 산이름에 영(嶺)자를 붙여 놓은 것이 많다.

 

유(踰)

넘는다의 뜻인 유(踰)자는 지명에서 '고개'라는 뜻으로도 씌었다. 수유(水踰),  차유(車踰)는 각각 '무너미'(무네미), '수레너미'로, '뫼'(山)넘이, '수리(山)너미'의 차음/차자 된 한자들이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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