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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달과 월출산(月出山) - 3편

by 마루금 2006. 11. 30.

 

 

달 관련 지명들 . . .     

달이 하늘의 달이건 산의 뜻이건 '달' 또는 '月'이 들어간 지명들을 살펴보면서 이들 지명의 달이 원래 어떤 뜻을 가졌던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월출산(月出山)

(참조: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와 "반시옷"을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적색 처리 하였슴)

88년 6월에 국립공원으로 된 월출산(月出山: 809m)은 글자 그대로 '달이 뜬다, 달이~....'와 같이 우선 달을 연상할 만하다. 매월당 김시습은 '호남에 제일가는 그림같은 산'이라고 극찬했고, 이중환은 '대단히 맑고 뛰어나 이른바 화성조천(火星祖天)의 지세'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월출(月出)은 '달돋이'의 뜻이기에 '달 뜨는 산'이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말하고들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月'자가 들어갔다 해서 이름 유래를 달과 관련 지음은 크게 잘못이다.

 

월출산은 백제와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월나악(月奈嶽)이라 불렀고, 조선시대 들어 오면서 월출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월나- 월출'에서 '월'은 같은데, '나'가 '출'(出)로만 바뀌었다. '나'를 '나다'(生/出)의 뜻으로 보면 두 이름이 얼마나  근접한지를 느낄 것이다. 문제는 '월나'가 어떤 뜻으로 붙여졌나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선 앞에 적은 영암의 옛이름 월나의 유추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산이 있는 영암의 옛이름이 월나, 월생(月生)이기도 했으니, 결국 월생, 월나, 월출은 비슷한 뜻의 이름이 되는 것이다.

 

> 달아 > 달나 = 달(月) + 나(生) = 월출(月出)

 

결국 월출산은 '달나뫼'이며 이 이름은 그저 단순히 산의 뜻인 달에서 나온 이름으로 보는 것이다.

 

 

월악산(月岳山)

월출산의 '월'이 산이듯이 월악산(月岳山)의 '월'도 산이다. 월악산(月岳山: 1093m)은 충북 충주시에 있는데 이 이름은 '산'이 세 번 겹쳐 들어간 셈이 된다. '월'도 산, '악'도 산, '산'도 산이니 '산산산'의 뜻이 되고 말았다.

이 산은 신라시대에 월형산(月兄山)이라 하며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이 산의 아래인 덕산면 월악리(月岳里)가 있는데 월악리는 전남 함평 월야면과 영암 시종면에도 있다.

 

 

달매.달미/달산(月山/月尾/月梅/達山)

월산리(月山里)란 행정지명이 전국에 30개 가까이 있다. 이들 지명 중에는 '달매', '달미' 등으로 불리다가 달을 '월'로 취하고, 매(미, 뫼)를 '산'으로 취해서 '月山'이 된 것이 많은데, '달미'는 결국 '달산'의 뜻으로 '산산'의 뜻이 돼 버린 것이다.  더러는 '달과 같은 산이 있어', '달 뜨는 산이 있어' 하는 식으로 하늘의 달과 관련지어 유래를 든 것도 많으나 대개는 달과 아무 관련이 없다.

 

월산리 중에는 아직도 '달미'(月山: 경기 남양주 화도면), '달매'(月山: 전북 남원 산동면 月席里), '달산'(月山: 강원 양구 동면)처럼 토박이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 많다. 경남 양산에도 '달산' 마을이 있는데, 행정지명으로 달산리(達山里)가 되었다. 전남 장성에는 '달팽이'(月田)라는 마을이 있어 월산리가 된 곳이 있다.

 

 

다릿골/다랏골/다리실(月谷/月午)

달의골 > 다라골 (다랏골)/ 다라실(*실=골)
달의골 > 달래골 (다랫골)/ 다래실
달의골 > 다리골 (다릿골)/ 다리실

    
달(山)의 고을이란 뜻의 '다릿골', '다라실'같은 이름은 산 속 마을들에 많다. 다라실(月谷: 충남 당진, 전남 화순), '다리실'(月谷: 충남 연기, 전북 순창), '다릿골'(月谷: 전남 장성,
경북 금릉, 경남 산청) 등이 월곡리(月谷里)라는 행정지명으로 남아있다. 충남 논산, 충북 청원의 월오리(月午里)도 '다리실'로 불리던 곳이다. 강원 홍천 달천리(達川里), 경북 영주 월호리(月湖里)에는 '다랏골'(다락골/達川/月谷) 마을이 있다. 충남 예산의 월송리(月松里), 충북 음성의 월정리(月亭里)도 아직까지 '다릿골'로도 불린다. 경북 예천의 상월리(上月里), 전북 장수의 하월리(下月里), 완주의 내월리(內月里)는 각각 '웃다리골', '아랫다리실'. ' 안다리실'로 불리기도 하며, 서울의 상월곡동(上月谷洞), 하월곡동(下月谷洞)은 각각 '웃다리실', '아랫다리실'로 불리던 곳이다. 대구의 옛이름 달구벌(達句火)은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의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달고개/달재/달목(達山/月嶺/月峴/月項)

산고개(山嶺)란 뜻의 달고개(達山里: 충남 서천), '달재'(月嶺里: 경남 창녕), 신월리(新月里: 전북 김제), '달앗태'(月峴里:장수 계북면)가 있고, 산의 울타리란 뜻인 듯한 '다리울'(달을)이 충남 보령에 달산리(達山里)란 지명으로 남아있다. 장수의 월현리(月峴里)는 군지에 '달을 산에서 본다'고 해서 '月 + 山 +見'으로 '월현인 되었다고 매우 그럴 듯한 유래는 붙여 놓고 있다. '달목', '다르막'으로 불리던 곳은 월항(月項), 월리(月里), 월막(月幕)으로 되어 전남 완도, 충남 서천, 경북 고령군내에 행정지명으로 남아있다. 산 아래 있다고 해서 '달아래'(月下村), '달아실'(月下)이라 불리던 마을이 영암과 해남에서 각각 다른 마을과 합쳐 상월리(上月里)란 이명을 이루고 있고, 산 안쪽이란 뜻의 '달안'(月內) 마을이 예천에서 역시 다른 마을과 합쳐 월오리(月梧里)란 행정지명을 만들고 있다.

 

 

달고지/달들/달개(月串/月坪/月浦)

'산(山)의 곶'이란 뜻의  '달고지'가 시흥시의 월곶동(月串洞)을 비롯해 월곶리(강화), 월송리(月松里: 충북 보은), 달산리(達山里: 충남 서산) 등의 한자 지명이 되었다. '달들', '다랏곳', '바람바웃들'은 월평(月坪)이란 이명이  되어 각각 경남 울주,  제주시, 경남 합천 군내에 있다. 전남 광양에도 '달머리'를 한자화한 월평이 있는데, 다른 마을과 합쳐 도월리(道月里)라는 이명을 이루고 있다. 영암의 월암리(月岩里)에는 '드르멀'(月坪)이란 마을이 있다. 영광의 상/하낙월리(上/下落月里)는 들이 길다 해서 '긴들','진들'로 불리던 곳인데, '진'을 '떨어진'(落)으로 '들'을'달'(月)로 취해 낙월(落月)이란 지명으로 된 것이다. '사들'(沙月: 경북 안동), '새다리'(沙月: 경남 산청)도 이명에선 '月'이 취해졌다. 문경의 월천리(月川里)도 '새벌개'(沙月)란 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월포리(月浦里)가 전남 화순, 경북 영일, 예천에 있는데 '달개', '다래두들'(月牙), '다래끝'(月村) 마을이 있어 붙은 것으로 이들 지명들도 들과 관련이 있다. 이것으로 보아 '들'이 '달'로 되었다가 '月'로 취해진 지명들도 많음을 알 수 있다.

 

 

달밭(月田)

'산밭'이란 뜻의 '달밭'(달밭골)이 달전리(達田里)가 되어 충남 연기, 충북 영동, 전남 승주, 경북 안동, 청송군 등에 있다.  경북 성주군의 월곡리(月谷里)도 달밭(月田)이란 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달내(達川/月溪)

충주시에 달천동(達川洞)이 있고, 이 앞을 달내(達川/達川江)가 흐르고 있다. 두 오뉘가 아래옷을 걷고 이 내를 건너다가 주착없이(?) 커진 가운데 다리를 자르고, 죽은 남동생 시체 곁에서 '달래나 보지'하며 누이가 울부짖어 '달래'(달내)가 되었다는 이름 전설을 가진 내이다. 그러나 달내는 들 가운데의 내란 뜻의 '들내'의 변한 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똑같은 이름이 울주, 서산, 승주에 있는데, 서산과 승주의 달내는 월계리(月溪里)란 이명을 달고 있다. 

 

서울의 신월동(新月洞)은 큰 들의 내란 뜻에서 불린 듯한 '곰달내'란 마을이 있었다. 한글학회의 <지명총람>에는 '예부터 달빛이 맑게 비치는 곳이라 하여'라고 유래를 적고 있으나 지명은 그런 식으로 정착되는 일이 별로 없다. 한자로도 고음월(古音月), 신월(新月)로 표기, 달과 관련한 이름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에서 이 곳을 지나는 길을 '곰달래길'이라 하여 사라질 뻔한 이름을 되살려 놓았다.          

 

 

달바우(月岩)

'달바우'는 산의 바위란 뜻으로 붙여진 듯 한데 마을 이름에선 한자로 월암(月岩)이 되어 경기 의왕시,전남 무안, 장흥 월호리(月湖里) 등에 있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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