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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달과 월출산(月出山) - 1편

by 마루금 2006. 11. 29.

 

 

 

달이 있었기에...

(참조: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와 "반시옷"을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적색 처리 하였슴)

 

하 노피곰 샤 / 어긔야 머리곰 비치오시라. / ...즌다 랄 드대욜셰라
달이여 높이 돋아 / (어긔야) 머얼리 비추소서 /...(어두우니) 진 곳을 디디시리다.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의 일부이다. <고려사>악지에는 정읍 사람이 행상을 떠난 후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가 산에 올라 남편이 있을 곳을 향해 멀리 바라보면서 행여 남편이 밤에 행상을 다니다가 진흙물(다른 여자?)에 빠질까를 걱정하며 이 노래를 불렀는데, 등첨산(登岾山)에 망부석(望夫石)이 있다는 애기가 전해 오더라고 적어놓고 있다. 이 노래의 제일 앞에 나오는 ''은 달(月)로 호소의 대상이 되었다. 남편을 멀리 행상 보내고, 외로운 마음을 달빛 속에 겹겹이 묻었을 아낙, 막연히 하늘을 보며, 지아비의 모습을 그리다가 눈에 확 들어온 그 달은 그에게 있어서 마음을 나누는 친구였을 것이다.

 

시인이나 화가가 아니라도 달은 그 모습만으로도 하나의 '노래'요 '그림'이다. 달이 있었기에 이태백의 풍류가 나왔고, 노래가 나왔다. 달밤에 호수에 띄운 배에 여자를 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니 달이 다섯이나 된다던가? 하늘에 하나, 물위에 하나, 나머지 둘은 여자의 맑은 눈동자에서 빛나는 달이란다.

 

 

'달'은 '산'의 옛말

어원 연구가인 최승열(崔承列)님은 그의 저서 <한국어의 어원>에서 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해)와 쌍을 이루어 하늘에 있는 음/양이다. 땅에는 남여가 있어 음양을 대표하고, 하늘엔 해와 달이 있어 음양을 대표한다. 따라서 해가 숭앙의 대상이 되었듯이 달도 또한 숭앙의 대상이었다. 달은 높은 곳에 있는 것이라... 달에 담긴 개념은 높은(高)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한낱 태양이 큰 것이고, 달이 높은 것이라는 생각은 짝을 이루는 존경심의 나타냄이라 할 수 있다.

 

정읍사의 첯머리 '하'의 '하'가 그 것을 증언한다. '하'는 주지하는대로 존칭호격조사이다. 그리고 그는 ''에서 돌다(廻), 덜다(減), 두르다(周), 돐(周年) 등의 말이 파생했다고 적고 있다.

 

'아으 아래 떠갯더라'(後旬 達阿羅浮去伊?等?)
'즈리.'(月置入切爾) ......<혜성가>일부

 

달은 옛 훈민정음으로 대개 로 표기되었다. 산이름들 중에 '達'이나 '月'자가 많이 들어간 것은 산의 옛말이 달'()이었기 때문이다. '작은산'(小山/子山)의 뜻인 '아사달'은 '앗달', '압달'로도 불리어 '아홉달'의 뜻인 '구월'(九月)이 되니 구월산이 아사달과 같은 이름인 셈이라 하는 주장들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아사달 > 앗달 > 압달(아옵달)=아홉달(九月) > 구월산

 

최승열님은 아사달(앗달)은 차산(次山:나중의 산)의 뜻이 된다고도 하면서 '한달'(太白山)의 상대적 의미로 씌었다고 하고 있다. 즉 태백은 환웅이 내린 곳이라 클태(太)자를 붙였는데, 太/大는 머리(宗)를나타내고, 단군이 옮긴 곳을 백악(白岳)이라 한 것은 차(次)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한박달(太白山)=종단(宗壇)
* 아사달(阿斯達)=차단(次壇/弟壇/小壇)

 

고대의 재단은 산꼭대기에 있어 달(達)은 단(壇)과 통한다고도 하였다. '달'은 오랜 옛날부터 써 온 말이었기 때문에 많은 관련 지명들이 퍼지게 하였다. 산의 뜻을 갖는 이 말은 오늘날의 '양달', '음달' 같은 말을 이루게 했고, 빗긴(경사진) 땅이라 하여 '빗달'이라 불리던 말이 '비탈'이라는 말로 흔적을 남기고있다.

 

'', '달'은 '들', '둘' 등으로 모음변화를 일으키기도 했다가 '드리', '두리'로 연철되면서 두류(頭流),두리(斗里/頭理), 지리(智異)같은, '달'과는 상당히 멀어진 또 다른 지명을 파생시키기도 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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