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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전국의 뱀 지명들..

by 마루금 2006. 11. 16.

 

 

전국의 뱀 지명들   

전국에 어떤 뱀 지명이 있는지, 비슷한 것끼리 묶어 살펴보기로 한다.


 

뱀골/비암골(巳洞/蛇洞/培養)

'뱀골'이란 지명은 마을이나 골자기에 붙어있다. 골은 고을의 준말로 '마을'의 뜻도 되며, '골짜기'나 '고랑'의 준말도 되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군 배양리(培養里)는 원래 '배암골'로서 '배양골'이 되었다한자의 음 배양(培養)으로 취해진 것이다.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의 한 마을인 배양(培養)도 역시'배얌골'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한자의 백(白)은 '배'로도 독음되어 '배암골'이 백양리(白楊里: 강원 춘성 남면), 백양리(白羊里: 전북고창 무장면), 백운동(白雲洞: 전북 부안 보안면 남포리) 등의 지명을 이루게 했다. 춘성군의 배암골은 '뱅골'이라고도 하는데, 긴 골짜기 안에 있다. 부안군의 '배암골' 옆에는 '작은뱀골'이라는 골짜기가 있다.  

 

'뱀골'이 '뱅골'로 되었다가 '뱅'이 한자의 병(甁)으로 취해진 경우도 있다. 함양 병곡면(甁谷面), 충남논산 성동면 병촌리(甁村리3) 등이 그에 해당한다. '뱀골'의 한자로의 뜻옮김은 사동(巳洞/蛇洞), 사곡(巳谷)이다, 그래서 사동리가 전남 나주 문평면, 경북 경산 압량면, 인천 웅진 용연면 등에 있다.

 

행정 지명이 아닌, 작은 마을로서의 '뱀골', 배암골(培養)은  더욱 많아 전남 고흥 풍양면 율치리, 함북무산 풍계면 용천리, 경북 월성 안강읍 강교리 등 여러 곳에 있다.   

 

 

배암들이/배암성(蛇城/巳城/倍岩城)

서울 송파구 풍납동 올림픽 대교 남단 부근에 '배암들이성' 또는 '바람들이성'이라고 하는 흙성이 있다. 한자명으로는 사성(蛇城), 풍납토성(風納土城)이라고 하며, 벌판에 있다고 해서 평고성(坪古城)이라고도 한다. 삼국시대의 토성으로,  사적 제 53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둘레가 약 4키로이고 남북으로 길게 타원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쪽 부분은 1925년 을축년 장마 때 물에 싰겨 헐려나갔다.

 

"평고성은 광진(廣津)위 들 안에 있고, 백제의 방어용 성이라고 전해오는데, 흙으로 쌓았고, 둘레는 7리인데, 지금은 폐했다" <문헌비고>여지고 성곽 광주조

 

1974년 성곽 일부만이 보수되었을뿐 성 안은 약간 경사지를 제외하곤 많은 집들이 들어서있다. 많이 깎이고 패여 성인지 밭둑인지 알 수 없게 된 부분도 있다. 고구려가 대방군을 정벌할 때 대방군에서 구원을 청해 백제군이 나아가 이를 구원하였는데, 백제는 고구려가 쳐들어 올 것을 염려한 나머지 이 성을쌓았다는 것이다. 성이 뱀 모양이어서그런지, 아니면 뱀이 많이 든 곳이어서 '배암들이'인지 알 수 없으나, '배암'은 '바람'(옛말은 바람)과 음이 비슷해 '바람들이'(風納)로 되어 지금의 풍납동이란 지명을 낳게 되었다. 

 

배암성은 충남 홍성군에도 두 군데나 있는데, 홍성읍 신성리의 배암성(倍岩城)과 홍동면 구룡리의 배암성(倍岩城/巳城)이 그것이다.

 

 

배미산/배야미산(倍媚山/夜味山/夜眉山)

충북 괴산군 문광면/청천면에 배미산(倍媚山, 504m)이 있는데, 등성이가 뱀 모양이어서 붙은 지명이다. 국수봉 또는 야미산(夜味山)이라고도 한다. 충북 제원군 수산면/덕산면, 경기 개성시, 장단 신화면에도 '배미산'이 있는데, 한자로는 모두 야미산(夜味山)이라고 하고 있다.

 

충남 당진군 면천면/수성면의 아미산(峨嵋山, 495m), 신평면의 야미산(夜眉山)도 '배미산'이다. 홍성군 구암면 남산리에도 뱀 모양의 배암산이 있고, 전북 완주 봉동면 구암리, 북한의 평양시 북쪽에도 배미산,배암산이 있는데, 야산(夜山)이란 한자음으로도 표기하고 있다. 춘성군 남면 방곡리에는 배명산이 있는데, 용이 난 산이라고 전해 오고 있다. 충남 아산 염치면에도 배암산(뱀산)이 있는데, 그 산의 밑에는 백암리(白岩里)도 '배암'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뱀재/배암재(巳城山/巳峙)

충남 홍성 금마면에는 배암재(巳城山, 140m)가 있는데, '테메산'이라고도 한다. 전남 광양 진월면의 '배얌재'(巳峙), 고흥 동강면 한천리의 '뱅골재'(巳谷峙), 경기 화성 태안면의 '뱀치' 등은 골짜기나 등성이가 뱀같다 해서 붙은 지명이다.

 

 

뱀섬/비암섬(蛇島/碑岩島/飛庵島)

인천 북구 서해상, 경남 남해 미조면 미조리, 함양 길주 남해상 등에 '뱀섬'이 있는데, 지도에는 사도(蛇島)라는 한자 지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대개 뱀 모양의 긴 지형을 이루고 있다. 전남 여천군 낭도면 해상의 '비암섬'은 사도(沙島)로 정해졌는데, 주민들이 뱀사(巳)자를 기피, 모래사(沙)자를 취한 것이다.

 

'비암'을 소리옮김으로 한 지명에는 비암도(碑岩島: 옹진군 해상), 비안도(飛雁島: 전북 옥구 미성읍 서해상), 비압도(飛鴨島: 옹진군 해상), 비양도(飛陽島: 북제주 한림읍 협재리) 등이 있다.  비양도는 '비염섬' 또는 '비영섬'으로 불러 왔는데, '비염', '배염'은 '뱀'의 제주도 사투리이다.

 

 

배미섬/긴배미섬(夜味島/長蛇島)

전북 옥구 옥도읍 서해상에는 배미섬(夜味島)이 있는데, 뱀 같아 그렇다고도 하고, '논배미'의 배미를 취한 섬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확실한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경남 통영 한산면 매죽리, 전남 완도 근해상의 긴배미섬(長蛇島),  완도 금일읍 충동리의 큰배미섬(大蛇島), 작은배미섬(小蛇島) 등은 섬을 모두 뱀으로 생각해서 붙인 지명이다. 전남 고흥 포두면 오취리에는 '늘배미섬'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한자명으로 비사도(飛巳島)가 되었다.

 

늘배미 > 널배미 > 날배미 > 날뱀=날(飛)+뱀(巳)= 비사

 

 

뱀내(巳川)

1989년에 시흥시로 승격된 소래읍 신천리(新川里)에 '뱀내'라는 유명한 마을이 있다. 뱀내는 뱀 모양의 내라고해서 붙여진 지명으로 뱀내천, 사천(巳川)이라고도 한다. 소래산(蘇萊山:279m) 쪽에서 남서쪽으로 흘러 이 마을 앞을 거쳐 서해의 군자만으로 유입한다. 이제는 시가 되어 신천동으로 된 전 소래읍의 신천리는 '새말'이라고 불리던 이 근처의 '신촌'(新村)과 '뱀내'마을의 '사천'(巳川)에서 각각 한 자씩 따서 만든 지명이다. 예부터 인근 농산물과 서해 해산물이 모여들어 상업 취락으로 발달한 이 곳의 '뱀내장터'는 이제는 인천, 안양, 부천, 안산시 등으로 상권을 빼앗겨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내가 휘어 흐를 때 내 모양을 상형화해서 궁천(弓川), 지천(之川), 사천(巳川) 등으로 붙여지기도 한다. 평남의 대동강 한 지류도 뱀내이며, 인천 옹진 용연면 송학리에도 뱀내(蛇川)가 있다. 전남 고흥 점암면에는 금사천(錦蛇川)이 있는데 큰비암내라 했던 곳이며, 이 곳의 금사리란 행정 지명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뱀개/비암개(蛇浦/蛇浦)

물가에 '뱀개', '비암개'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더러 있다. 경북 의성 구천면 용사리에는 '웃뱀개'(上巳浦), '아랫뱀개,(下巳浦)라는 마을이 있는데, 행정지명 용사리(龍巳里)의 사(巳)는 여기서 취한 것이다. 고흥 점암면의 양사리(楊蛇里)도 '뱀개,(蛇浦)라는 마을이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배미/배미골

밭을 '한 뙈기', '두 뙈기'....하는 식으로 '뙈기' 단위로 말하기도 하듯이 논을 '한 배미', '두 배미' 단위로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논이 많은 곳에 '배미', '배미골'이라는 지명이 무척 많다.

 

배미는 한자로 야미(夜味)가 되어 경기 포천 영북면, 충북 옥천읍 등에 행정지명 야미리를 낳았고, 강원정선 북면 나전리,  경기 장단 신화면 야랑리 등 여러 곳에 같은 지명을 뿌려 놓았다. 이 때문에 실제 뱀지명인 배미골(巳洞)과 섞여 뱀 관련 지명인지, 논 관련 지명인지 가릴 수 없게 된 것이 많다.

 

배미 < 바미(밤이) = 밤(夜)+미(味) > 夜味(야미)

 

충남 금산 복수면의 '배아미', 경기 용인 외사면의 '배가미'는 백암리(白岩里)라는 행정 지명으로 남아 있다. '한배미'(大夜味里: 경기 화성 반월면), '밧배미'(外夜味: 인천 옹진 봉구면 장수리), '여들바미'(八夜里: 경기 남양주 진접면), '닷배미'(五夜味: 충남 아산 신창면 보옥리), '온배미'(溫洞: 충남 홍성구항면 마온리) 등 '배미'가 접미사처럼 들어간 지명이 무척 많다.

 

이 밖에 '뱀밭'(충남 아산 염치면 백암리), '끝뱀밭'(未蛇洞: 충남 아산 염치면), '배미돌이'(蛇梁島: 경남통영 사량면 남해상), '배미머리'(蛇頭島: 경남 거제 사등면 사곡리), '배염밭'(북제주 매월읍 상가리), '배암모랑이'(경남 함양 병곡면 광평리), '배암날'(등성이: 전북 김제 금산면 금성리) 등의 뱀 지명이 있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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