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가도를 달린다.
안개가 자욱해서 도로의 시계는 썩 좋치 않았다.
추석 전에 발생했던 서해대교의 사고에 대하여 서로 대화가 오간다.
남이섬 분기점을 지나자 안개가 조금씩 걷힌다.
우측의 북한강은 도로와 나란히 달리고 있었고,
안개의 여운으로 평소보다는 강 폭이 더 넓어 보인다.
강촌을 지난다.
젊은 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출렁다리를 건너는 즐거움이 있었고 , 강변의 야영과 모닥불 잔치, 등선폭의 삼악산을 오르던 일... 그 시절의 모두가 낭만 이었다.
화천 방향의 의암호를 지난다.
길 가엔 경찰과 붉은 유니폼의 봉사요원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었다. 현수막에 '춘천 마라톤 대회'라고 적혀 있고, MBC 취재 차량도 눈에 띄었다.
깊은 가을을 한껏 느끼려고, 용화산으로 계획을 잡은 것이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여러번 보았기에, 이 번에도 그러한 기대를 안고 있었다. 현지에 도착하자 단풍은 예상과 달리 그 기운을 모두 잃고, 갈색 갈잎으로 바닥에 곱게 누워 있었다.
새남바위에 도착했다.
이미 앞서 온 다른 팀이 여러 코스를 차지하고 있었다. 타이탄을 마친 후 천장에 붙을려고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천정을 먼저 끝내고 나중에 타이탄을 오르기로 결정했다.
위킹으로 바위 정상에 올라가 한 피치를 하강한 다음 '용화산의 전설' 천정에 붙었다.
하켄이 설치된 옛 코스는 오래 전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지금의 새로 난 코스는 볼트 간격을 넓게 잡아 놓아 난이도가 전 보다 훨씬 높아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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