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과 대둔산
둠 무리의 땅이름들
둠골/둥골/등골(屯洞/登里/登谷)
경남 거창 남상면의 둔동리(屯洞里)는 원래 둠골(둥골)로서 양쪽으로 산이 막혀 붙은 이름이다. 근처에붕디미골, 수앵더미, 굼팅이 등의 골짜기, 고개 이름들이 있다. 충남 논산 가야곡면의 등리(登里), 충북청원군 부용면의 등곡리(登谷里), 문의면의 등동리(登洞里)도 등골(둥골)이다.
두무실/두뭇골/두뭇개(杜舞谷/杜茂谷/斗武浦)
둠이 두무, 두메로 연철된 지명 또한 적지 않다. 두무실은 충북 제원 봉양 삼거리의 두무곡, 청원 문의면과 경남 합천 삼가면에 각각 있는 두모리, 평북 선천군의 두무곡의 본래 지명이고, 두뭇골/ 두멧골은 강원 인제 남면의 두무리, 경기 연천 백학면의 두매리(杜梅里) 등의 본래 지명이다. 충남 대덕 구즉면에는 두니실(屯谷)이 있다. 두뭇개, 두못개, 둠개는 전남 보성 벌교읍 호동리의 두모포(斗毛浦), 해남 현산백포리의 두모리(斗毛里), 인천 옹진 용전 포산내리와 함남 영흥군의 두무포(斗武浦), 인천 옹진 백령 연화리의 두무진(頭武津)강원 평강군의 두모포(頭毛浦), 충남 아산 둔포면(屯浦) 등의 본래 지명이다.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두뭇개(豆毛浦)는 두 물이 합쳐 '두물개'이던 것이 변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역시 '둠'계 지명일 듯하다. 경남 거제 장승포읍과 북제주 한경면에는 각각 두모(杜母里), 뒤미(頭毛里)가 있다.
도마(都麻/都馬)
강원 강릉 왕산면, 경남 남해 고현면의 도마리(都麻里/都馬里)도 본래 '도마'라고만 불리던 곳이다. 경기 광주 퇴촌면에도 '도마'(桃馬里)가 있는데 근처에는 '도마달(189m)'이라는 작은 산이 있다. 황해 재령군에도 도마동(刀馬洞)이 있다.
두마/두메/두메안/두미(豆磨/斗馬/斗武/杜梅/斗滿/斗尾)
충남 논산 두마면(豆磨面), 경북 영일 죽장면 두마리(斗馬里)는 '두마', '두들마'라는 토박이 지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강원 영월 상동읍 직동리의 두무동(斗武洞), 경기 연천 백학면의 두매리(杜梅里)는'두멧골'이고, 충남 공주 의당면과 연기 금남면의 두만리(斗滿里)는 '두메안'이다. 강원 홍천 서면의 감물악산 밑의 두미리(斗尾里)는 '두메'이며, 경남 통영 욕지면의 섬인 두미(頭尾), 경기 가평읍 두밀리(杜密里)는 각각 '두미', '두밀'이다. 강화 불은 두운리의 두두미(斗頭尾/頭道美)는 두 개의 산이 있어 '두둠'이라 했던 곳이다. 강화도에는 두무들(양도면 건평리), 도마드리(조산리), 동지들(둠지들: 삼흥리), 두멍안(화도면 삼방리), 두맷섬(양사면 북성리), 돈지미(하점면 섬가리), 더무랫골(망월리), 대문(大門) 등 '둠'계의 지명이 무척 많다.
두뭇골/두문이/두만/도문(杜門/頭聞/斗滿/道門)
경기 개풍군 광덕산(光德山) 서쪽 산골에 두문동(杜門洞)이란 곳이 있는데, 조선 태조의 건국을 반대한 고려 유신 72인이 불에 타 죽은 곳이라고 전해 오고 있다. 또 강화 내가면 황청리의 수탯골 북쪽에도 같은 지명이 있는데, 고려에 벼슬하던 선비들이 조선 태조의 건국을 반대하여 이곳에 와 숨어 살았다고한다. 두문불출(杜門不出: 집 속에만 들어 있어서 세상 밖에 나가지 아니함)이란 말이 있어서인지, 두문(杜門)이란 지명은 위와 같은 전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강원 철원, 경북 영일 죽장 봉계리에도 각각 두문(豆聞洞/杜門洞)이 있는데, 이것은 '두뭇골', '두문골'(두문이)의 한자식 표기이다. 전북 임실읍, 파주 강서면, 합천 가회 둔내리의 두만리(斗滿里), 두만동(斗萬洞)은 모두 '두만'이 원래 지명이다. '두만'은 '둠안'(山內)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소련과의 국경을 이룬 두만강(豆滿江)은 '둠'계 지명이 아닐 것이다. 여진족의 말로 두만(豆滿)은 만(滿)의 뜻인데, 물이 여러 줄기가 합쳐져 붙여진 지명으로 보인다. 이것은 또 도문(徒門), 토문(土門),통문(統門) 등으로 표기 되기도 하면서 몽고말의 '투멘'이 만(滿)을 뜻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강 중류의 회령(會寧)도 여러 골의 골이 모인다는 뜻이다. 충남 당진 송산면의 도문리(道門里)와 강원 속초시의 도문동(道門洞)은 '도문골'이다. 그러나 속초의도문동은 신라 때 원효,의상 두 대사가 양양군 강선면 강선리(降仙里)에서 신선의 안내를 받아 설악산 쪽으로 가는데, 이 곳에서 이르러 갑자기 숲속에서 맑고 우아한 곡(曲)이 들리며 무상무아(無常無我)의 법을 아뢰는 듯하여 법장(法杖)을 멈추고 서있다가 홀연 크게 깨달아 도통의 문이 열렸다고 하는 전설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이 동내 근처에 상도문(上道門), 하도문(下道門)이 있다.
담물/도마내/도무내
다사강(多沙江)은 섬진강의 딴이름인데, 강 하류 하동(河洞)의 신라 때 이름 다사(韓多沙/小多沙)를 취한 것이다. 다사는 '다몰'로 '담물'이며, 이것은 골짜기의 물을 뜻하는 것이다. 다몰의 '몰'은 '모래'가되어 한자의 '사'(沙)가 취해진 것이다. 섬진강의 또 다른 이름인 기문하(基汶河)도 '담물'을 표기한 것이다.
담물 < 탐물 < 텀물=터+물 = 基(터)+口(汶)+물(河)
'둠' 계통의 하천 지명에는 충남 서천 시초면을 지나는 도마내(度馬川), 대동강의 남쪽 지류인 두무내(杜霧江), 전남 장흥/강진의 탐나리((耽津江) 등이 있다.
양지/음달뜸(陽地村)
'둠'은 '덩어리'를 나타내기고 해서 고을이나 마을의 한 부분을 나태낼 때 접미사 처럼 쓰이기도 했다. '둠'이 접미사 구실을 할 때는 그 앞소리의 영향으로 보통 '뚬'(뜸)이 되었다, 그래서 웃뜸, 아래뜸,새뜸, 양달뜸 같은 지명답지 않은 지명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러한 '뜸' 지명은 남쪽지방에 특히 충청남,북과 전라도지방에 많이 치우쳐있다. 충남 공주의 유구의 구계리, 정안의 내촌리, 논산 양촌 의도평리, 성동의 원북리 등에 양지뜸, 음달뜸, 중학뜸, 새뜸 등이 있다. '둠'은 '담', '단'으로도 되어 새땀(충남 금산 군북면 내부리), 양지땀(충남 군북면 두두리), 음지땀, 주막땀, 하교땀(충남 금산), 건내땀, 건담, 사담(제원 수당리) 등이 나왔다.
대미.두미(大美/竹山/頭尾)
대미, 두미, 더미에서 나온 땅이름이다. '대미'는 한자로 대개 대미(大美)로 표기 되는데, 대미를 '대의산'으로 보고 죽산(竹山)으로 한 곳도 적지 않다. '더미'는 한자로 '도미'로 표기되는 예가 별로 없고 '대미' 외에 두미(頭尾/頭美), 다미(多美)로 되는 수가 있다.
그 밖의 '둠'무리의 지명들
강원도의 점봉산(點鳳山/ 1424m)은 원래 '덤봉'으로 '둠'계 산이름이다.
덤+붕(峰)=덤붕 > 점봉(+산)= 점봉산
도음산(道陰山: 경북 영일- 월성/ 384m)도 '도름산'으로 '둠', '둘' 계통이다. 이 밖에 두무(斗茂/斗武), 대마(大馬/ 大馬島), 도목(道木), 둔터(屯垈/ 屯基), 둔덕(屯德), 둔마(屯馬), 둔철(屯鐵), 단지(丹芝),단석(斷石), 석단(石壇) 등의 관련 지명이 있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월간 山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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