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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홍천 가리산(加里山) - 1편

by 마루금 2006. 8. 16.

 

홍천 加里山 

   갈과 가리산 


가리산 일대의 '갈' 지명들

우리나라의 땅 이름들은 그 지역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산, 내, 들(벌) 등에 연유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산이 많은 곳은 산과 관련된 이름들이, 물이 많은 곳은 물과 관련된 이름들이 몰려, 서로 이웃해 있는 마을까지도 서로 혼돈할 만큼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다. 강원도의 가리산(加里山) 주위에는 소양강과 홍천강 등의 지류들이 많은데, 이 지류들로 인해서 이 일대에는 물과 관련된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다.

 

우선 가리산 동쪽의 홍천군 두촌면에는 가마봉(可馬峰: 1192m)과 매봉(鷹峰: 응봉:800m)에서 각각 발원하여 원동(遠洞)에서 합치는 홍천강이 남서쪽으로 흘러가는데, 이 냇줄기 양쪽으로 '갈'에 연유하는 가래들(가래뜰), 갈미봉 외에 샘재(泉峙:천치), 무로골(물의골: 毛老谷), '얕은내'란 뜻의 여내(여냇골), 물이 아울렀다는 뜻의 '아오라지'(鵝湖:아호), 너른 냇물이 드는 곳의 뜻인 '너븐나드리'(廣灘:광탄) 등이 있어 제법 물이 많은 고장임을 말해 준다.   
 


강원 충북 곳곳에 '나드리' 지명 가득

가리산 남쪽 화촌면에도 홍천강이 지나 물과 관련된 이름들이 많은데, 특히 '무랭이'라는 마을 이름이서로 이웃한 구성포리(九城浦里), 야시대리(也是垈里), 외삼포리(外三浦里) 등 세 곳에나 있다. 물골(水東:수동), 큰물골(大水洞), 무지기(無直項:무직항), 무수터(물수터, 水鐵垈:수철대), 갈공터 (葛公垈:갈공대), 갈골, 성가래터 등이 이 일대의 '물' 관련 지명들이다.  또 야시대리의 냇가 한 굽이 에는 '행인나드리'라는 마을 이름이 있는데 '나드리'는 특히 내가 굽은 곳의 바깥쪽 낮은 터나 한길에서 떨어진 마을로 갈려 들어가는 도로의 분기점 같은 곳에 많이 붙는 지명이다. 특히 강원도와 충북 일대에 많은데, 위에 든 너븐나드리, 행인나드리 외에도 곱들나드리(강원 인제 진동면 진동리), 쇠나드리(강원 인제 진동면 진동리),  배나드리(강원도 강릉 왕산면 대기리), 안배나드리(강원도 강릉 왕산면 대기리), 청풍나드리(충북 제천 수산면 오지리),  청주나드리(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서울나드리(경북 예천 개포면 동송리, 호평면 본포리) 등이 있다.

 

가리산의 서쪽은 춘성군의 동면인데, 소양강이 지나는 곳이어서 '갈'에 연유하는 땅이름들이 아주 많다. 상걸리(上傑里)의  가락재(가락고개, 加峙:가치), 걸은골(웃걸은골+ 아랫걸은골), 걸지울 고개(거지울고개), 평촌리(坪村里)의 갈개터, 품걸리(品傑里)의 가리산 고개, 갈골고개, 말갈이(말걸리<말거리), 큰갈이(큰거리,大巨里:대거리) 등 많은 마을이나 고개들이 '갈', '가리', '걸', '거리'를 이름에 달고 있다.

 

가리산의 북쪽은 춘성군 북산면인데, 역시 소양강이 지나고 있어 물과 관련된 지명들이 이 지역 소양호의 물 만큼이나 풍부하다. 물이 많다하여 이름 붙은 '무로골'(無老谷:무로곡:物老里:물노리)을 비롯하여 물어구(水口洞:수구동), 풋물골(풀무골), 무라니(物安里:물안리) 등이 있고, '갈'에 연유하는 갈골(葛谷:갈곡), 가락골(물로리), 가삽(갈숲,갈섶,加萊:가래), 가래소(內坪里:내평리), 덕갈매기(五項里:오항리) 등이 있다. 또 가랫골이라는 이름이 추곡리(楸谷里)와 추전리(楸田里)에 서로 이웃해 있고, 이 중 추전리의 가랫골 양지쪽은 가랫양지(楸陽:추양)라는 딴 이름도 갖고 있다.

 

 

'갈'은 물가(水邊:수변)나 분류(分流)의 뜻

(참조: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와 "반시옷"을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적색 처리 하였슴)

물과 관련된 땅이름들 중에는 '갈'에 연유하는 것들이 많은데, '갈'은 원래 ''에서 나온 말로, 작은 냇줄기가 갈린 곳을 뜻하는 말이었다.

 

     '派'訓(파훈) 믌가,  <訓蒙字會:훈몽자회>
     '그 보....열네 가리니 가마다 七寶(칠보)비치요'  <月印釋譜:월인석보 제 8.13>
     '는ㅅ므를 여러 가로로 흐르게 우노라'(萬行啼:만행제)  <杜詩諺解:두시언해 권 8.37 >
     '支灘' 가린여흘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 권 1.44>

 

처용가(處容歌) 중에 '가로리 네히어라'의 가로리는 '가롤이'로, '가롤'은 다리를 말하는데, 이것은 몸뚱이에서 갈린 지체(枝體)의 뜻이다.  낙동강 하류에 있었던 가라(加耶:가야,  駕洛:가락)는 '가'의 차자(借子)인데, 강이 갈린 터에 사람들이 모여 살아 나라 형태를 이루어 붙여진 지명이다.  또 이곳에 있던 변한(弁韓)을 '가한'으로 유추하고 있는 것은 변(弁:변, 冠:관)의 옛 뜻을 '갈'(곳갈)로 보기 때문이다.

 

 

'갈'에서 나온 낱말들

'갈'()에서 나온 다음 말들을 보면 '갈'이 물과 관련 있슴을 알 수 있고, 이 말은 다시 가른다(나눈다)는 뜻으로도 되어 '갈래', '가랑이' 같은 말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가람(가람) ... 강, 호수
      '가래(래) ... 논과 늪에서 나는 다년생 풀
      '갈대 ... 강가의 습한 땅에 나는 풀
      '가라지(랏 < 앚) ...강아지풀, 갯가에 많이 남
      '가랑이 ... 끝이 갈라져 벌어진 곳
      '가랑머리 ... 두 가랑이로 딴 머리
      '가랑비 ... 가늘게 내리는 비
      '가락 ... 가느스름하고 기름하게 토막진 물건의 낱개
      '가리비 ... 줄고랑이 많이 진 바닷조개
      '가리가리(갈가리) ... 여러 가닥으로 찢어진 모양
      '갈래(옛말 가) ... 한 군데로부터 몇 군데로 갈라져 나간 부분
      '가로(옛말 가라) ... 좌우 방향으로 건너지른 상태
      '오기 ... 쌍동이의 옛말로, 아기가 갈라져서 나왔다는 뜻에서 생긴 말
      '갈개 ... 땅에 괸 물을 빠지게 하거나 땅 경계를 짓기 위해 얕게 파서 가늘게 만든 도랑
 


기, 기음은 '갈', '가람'

'갈'은 옛 땅이름에서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경상도지지(慶尙道地志)의 계성현(桂城懸)조에 보면 낙동강을 '기음강'이라고 했는데, 이 '기음'은 바로 '가람'의 취음으로 '강'(江)의 옛말과 일치하고 있다. 가혜아(加兮牙)는 지금의 강원도 화양의 고구려 때 지명인데, 산줄기가 갈렸다는 뜻의 '가재'이며, 이 곳의 고구려 때 이름 교주(交州)도 역시 '가골'로 유추하고 있다. 지금의 문경은 삼국시대에 관문현(冠文縣)인데, 고려사지리지에는 고사갈이(高思曷伊)라 하기도 한다고 기록  되어 있다. 관문(冠文)은 '곳갈'을 옮긴 것이고, 고사갈이(高思曷伊)는 '고사가리'(곶아갈)이니' 곧은내'(直川:직천)란 뜻의 이름인 것이다. 조실록지리지에 보이는 기리동(함북 길주), 기련동(함남 안변), 기성(경남 고성) 등의  '기'는 모두'갈' 한자로 바뀐 경우이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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