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하산길에 초암사, 죽계구곡, 삼괴정, 순흥지 등을 차례로 들렀다. 시간이 더 남았으면 선비길까지 답사를 모두 마쳤을 건데, 볼거리를 남겨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삼괴정을 중심으로 선비길과 구곡길로 나눌 수 있다. 유명세를 탄 곳은 아니지만 시간이 허락된다면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봄직도 하다.
선비길(3.8km) : 선비촌 ~ 금성단 ~ 압각수 ~ 순흥지 ~ 삼괴정구곡길(3.3km) : 삼괴정 ~ 죽계구곡 ~ 초암사
배순(裵純)의 대장간 ~
죽계 건너 맞은 편 산자락에 배순의 대장간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전 그가 이곳에서 만든 물건은 인근에서 최고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아직도 불에 그을린 돌맹이를 볼 수가 있다. 배순은 행실도 착했지만 지극한 효성은 인근에 소문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또 대장장이 신분이었지만, 글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틈날 때마다 소수서원에 들러 퇴계의 강의를 문 밖에서 들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퇴계가 직접 안으로 불러들여 제자로 삼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 후 퇴계가 타계하자 3년복을 입었으며, 선조대왕 승하 시에도 3년 동안 삭망에 국망봉에 올라서 서울을 향해 곡제사를 지냈는데 그 슬픈 소리가 궁성에까지 들려 나라에서 정려를 내리게 되었는데 그 정려각이 삼괴정에 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배충신으로 부르고 마을신으로 모셔 동제를 올리고 있다. 국망봉이란 산 이름도 이때문에 생겨났고, 배점이란 마을 이름도 배순의 무쇠점에서 따온 것이다.
배순의 대장간 안내문에서 . . .
삼괴정 (三塊亭) ~
배순정려비가 있는 곳이 삼괴정이다. 정려각에서 마을신으로 모시는 배순(裵純)을 위해 봄, 가을로 제사를 지낸다. 수령 400년 조금 넘는 느티나무가 있으며, 이곳에다 정자를 지어 삼괴정이라 불렀고, 그것이 곧 마을 이름이 되었다.
삼괴정에서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들러보고 싶은 찻집이 나타나고, 그 앞 주차장에서 순흥저수지를 볼 수 있다. 이 저수지를 지나 더 내려가면 선비촌이다. 영주 일대의 고택 12채를 원형대로 재현하여 전통마을로 꾸몄다. 순흥면 사현정(四賢井) 마을 북쪽에는 백운동(白雲洞)서원이 있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곳이다. 금성단은 정축지변의 주인공 금성대군을 모시는 곳이다.
죽계구곡과 초암사 ~
국망봉에서 초암, 덕현으로 흘러내린 물이 배점에서 합류, 소수서원이 있는 백운동으로 흐른다. 사천까지 이어지는 냇물을 죽계천이라 한다. 영조 때 순흥부사 신필하 선생이 죽계천 계곡의 뛰어난 경치 아홉 곳을 가리켜 이름을 짓고. ‘죽계구곡’(竹溪九曲)이라 불렀다. 죽계구곡 윗쪽에는 유형문화재 삼층석탑과 동부도, 서부도를 소장한 고찰 초암사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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