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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1구간(중산리~천황봉~음정) 2편 ...........2010.5/30

by 마루금 2010. 2. 26.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 이원규 / 곡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자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는 아이처럼 등 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 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장터목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북적거립니다. 옛날에는 장사치들이 모이던 곳, 지금은 등산객들이 붐비는 곳입니다. 1시간 가량 이곳에 머물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연화봉으로 올라갑니다.                  

 

 

연하봉 능선을 지나갑니다. 이곳을 지리산 제5경, 연하선경(烟霞仙景)이라 했습니다. 기암괴석과 이끼낀 절벽에 어우러진 고사목의 비경은 신선의 세계를 연상케 합니다. 온갖 꽃들이 철따라 수를 놓을 것 같은 부드러운 능선, 마치 천상의 화원을 그리며 무아지경의 착각에 빠져봅니다.      

 

 연하봉 ~

 

 

 

삼신봉은 언제 지나쳤는지도 모르게 지나버렸습니다. 연하봉, 삼신봉, 촛대봉의 높이가 다 고만고만, 애매해서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촛대봉에는 세석자연관찰로가 있습니다. 촛대봉을 내려서면 영신봉까지 세석평전이 훤하게 펼쳐집니다. 

 

촛대봉 ~ 

 

 

 

촛대봉에서 세석평전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을 지리산 제8경인 세석철쭉(細石철쭉)이라 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철쭉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면 한바탕 꽃잔치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수 십만 그루의 철쭉이 있는 곳, 해발 1600m, 둘레 12Km의 대평원으로 이름 그대로 잔돌이 많은 고원입니다.

 

세석평전(細石平田) ~ 

 

 

조정래의 <태백산백>에서

 처절하도록 서럽게, 그러나 꺾이지 않는 의지의 화신으로,

진달래와 더불어 봄의 지리산을 단장하는 명물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시인 김석'은

세석 계곡 훈풍이 꽃 사이로 지날 때 마다 꽃들의 환상적이고 화사한 흔들림,

그것은 남녘나라 눈매 고운 처녀들의 완숙한 꿈의 잔치'라고

세석철쭉을 노래하기도 했다.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

 

 

촛대봉의 세석평전 ~ 

 

낙남정맥(우 능선) ~

 

영신봉을 지나갑니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가 갈라져 나갑니다. 낙남정맥이란 이름으로 지리산 남부의 삼신봉을 거치고는 김해 낙동강까지 뻗어갑니다.

 

 

영신봉에서 바라본 주능선 ~

 

영신봉에서 바라본 칠선봉 ~ 

 

 

 

칠선봉을 지나갑니다. 일곱의 암봉이 능선 위에 올라 아름다운 선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치 일곱 선녀가 한자리에 모여서 노는 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칠선봉 능선 ~ 

 

지나온 능선 ~ 

 

 

선비샘을 지나갑니다. 덕평봉 남쪽능선 자락에 위치한 샘터입니다. 잠시 머물러 목도 축이고, 땀에 쩔은 얼굴 세수도 하고 갑니다. 덕평봉은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는 없고, 산 허리를 돌아 구벽소령으로 이어집니다. 

 

선비샘 ~

 

 

덕평골 ~ 

 

11시 45분, 벽소령대피소 도착, 오늘의 최종 목표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일행들과 같이 하산하기 위해 잠시 기다립니다.

 

 

벽소령 ~

지리산 능선에서 중간에 위치한 고개입니다. 지리산 10경 중 제4경으로 벽소명월(碧宵明月)이라 하였습니다. 일출은 천왕봉의 경관을 최고로 꼽지만, 월출은 벽소령의 경관을 최고로 꼽고 있습니다.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 희고 맑아 오히려 푸른 빛으로 보인다하여 붙인 이름이라 합니다.

 

벽소령에서 바라본 삼신봉 ~

 

 

'시인 고은'은

'어둑어둑한 숲 뒤 봉우리에서 만월이 떠오르면,

그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고요는 벽소령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고 찬탄하였답니다.

 

 

덕평봉(우) ~ 

 

1진 도착, 쉼터가 갑자기 복잡해집니다. 각자 남은 간식으로 주안상이 차려져 조촐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오후 1시 10분, 잔치를 마감하고 음정으로 하산합니다. 후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우선 1진만 먼저 내려갑니다.

 

 

음정 하산길 ~

   

 

 

오후 2시 40분, 음정마을로 내려서서 버스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이로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신선한 하루였습니다.  

 

 

 

END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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