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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여주 고래산과 우두산 .... 2010.03.21

by 마루금 2010. 3. 21.

날씨 : -0.7℃ ~ 7.1℃, 맑음 

코스 : 고달사지~점말삼거리~중골~옥녀봉(419m)~고래산(543m)~국사령~우두산(489m)~혜목산(363.5m)~뺑치고개~고달사지  

거리 : 도상 10.4Km

시간 : 3시간 30분

인원 : 홀산 

 

 

 

 

 

근무지가 수원인 큰넘 주말께 집에 왔다가 주일 아침 일찍 간다고 해서 수원까지 데려다주고 홀로 여주로 떠났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여주시내를 거쳐 고달사지 입구에 도착, 텅빈 주차장에서 주차를 마칩니다. 주차장 한쪽은 매점, 그 뒤 넓은 공터로 횡하게 자리 잡은 고달사지가 눈에 띕니다. 

 

 

 

고달사지 주차장 

 

 

 

고래산부터 먼저 오르고, 우두산과 혜목산을 거쳐 고달사지로 내려설 계획을 잡습니다. 하산을 고달사지쪽으로 잡는 편이 산행 후 피로를 더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산으로 가기 위해 점말까지 88번 도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88번 도로를 따라 이동중 바라본 매봉(좌), 고래산(중앙), 옥녀봉(우) 

 

 

 

고달사지 주차장에서 점말 3거리까지 800m 거리, 이 도로를 따르는 동안 오늘 올라야 할 능선 전체를 주시하며 지나갑니다. 어제는 온종일 누런 황사로 시계가 불량했지만 오늘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공기가 맑고 깨끗합니다. 점말 3거리 도착, 여기서 아스팔트 도로와 헤어지게 됩니다. 도로 이정표에서 '상교 2길' 방향을 보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들어섭니다.

 

 

 

점말 3거리

 

 

 

고래산을 바라보며 마을로 진입합니다. 첫 삼거리를 지나고, 작은 냇가의 교각을 지나고, 두 번째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갈림길에서 우측길을 따라갑니다. 찜질방 간판 2개가 보이는데 '여주 참숯가마찜질방'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상교길 삼거리 

 

 

 

'여주 참숯가마찜질방'으로 가던 중 동쪽 편에서 옥녀가 나타나 자꾸만 유혹의 손길을 보냅니다. 어서 오라고 ~~그래서 준비해 간 지도를 잠시 살펴봅니다만 옥녀봉으로 올라붙는 등산코스는 표시된 게 없었습니다. 어쨌든 산세를 보아 길은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옥녀의 유혹에 빠지기로 결심합니다.

 

마침 산행거리가 짧아서 아쉬워하던 차, 옥녀의 강력한 유혹으로 산행계획은 바뀌게 됩니다.'여주 참숯가마찜질방' 직전에서 진로를 바꿔 우측의 논둑을 가로질러 건너갑니다. 논 건너편에 경운기가 다닐만한 수레길이 있어 이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눈두렁을 건너와서 찍은 사진..... 오목한 곳은 국사령,  뾰쪽한 봉우리는 매봉

 

 

 

수레길을 오르다가 갈림길을 만납니다. 여기서 우측 고개로 넘어갑니다. 가옥 몇 채의 '중골마을'을 지나갑니다. 이 마을을 지나가는데 동네 견공들이 합창으로 죽어라 짓어댑니다. 혹시 풀린 놈이 있을까 긴장하며 지나갑니다.

  

 

 

가옥 몇 채가 있는 중골 마을과 우측의 옥녀봉

 

 

 

마을을 통과하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납니다. 이 길은 좀 전에 거친 상교 2길의 첫 삼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인 듯합니다. 결국 가까운 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온 셈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위쪽으로 이동, 도로가 끝나면서 넓은 주차장과 창녕조 씨 문중 묘원을 관리하는 건물이 나타납니다.

 

 

 

창녕조씨 문중 묘원 주차장 

 

 

 

드디어 주차장에서부터 옥녀봉 산행이 시작됩니다. 경고판 뒤의 작은 냇가 교각을 지나고, 묘지로 진입해 사면을 따라 올라갑니다. 묘지 맨 위로 올라서면 우측 사면에서 윤곽이 흐릿한 등로가 보이는데 여기서 본격적인 숲길로 진행됩니다.   

 

 

 

창녕조 씨 묘원 경고판 

 

 

 

옥녀봉 주능선에 닿을 때까지 가파른 사면으로 이어집니다. 미끄러운 낙엽과 간벌한 덤불이 짬뽕으로 뒤섞여 무척 피곤한 길이 되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것들을 모조리 붙잡고 올라야 했습니다. 마치 옥녀 치맛자락을 붙잡고 매달리듯이 ~ 어려운 사면길 오름이 끝나고서 옥녀봉 주능선에 닿으면 원주원 씨의 허름한 묘 1기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 주능선을 지나는 동안 잘생긴 소나무들이 양쪽으로 도열해서 반갑게 맞아줍니다. 옥녀봉 정상에 도달할 때까지 기분 좋은 양탄자 길이 부드럽게 펼쳐집니다.  

 

 

 

옥녀봉 주능선의 美松들 

 

 

 

드디어 정상에 올라서 옥녀를 만났습니다. 그저 수수하기만 합니다. 아무런 표지물도 없는 정상, 나뭇가지에 안내리본 몇 개뿐 ~ 모처럼 옥녀랑 만나 호젓한 데이트를 즐겨봅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은 자꾸만 날 밀쳐냅니다. 둘만의 데이트에 질투를 느끼나 봅니다...  

 

 

 

옥녀봉 정상 

 

 

 

옥녀봉(玉女峰) 유래 
옥녀봉 아래에 '옥녀봉'이란 마을이 있습니다. 옥녀봉이 뒷산인 마을이라 해서 '옥녀봉'이란 마을 명칭이 생겼다고 합니다. 옥녀봉은 북내에서 양동으로 가는 대로변에 우뚝 솟은 바위산으로 산세가 거의 삼각형에 가까운 산입니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창녕조 씨 묘원 

 

 

 

옥녀봉 정상 근처에 직경 4m 정도의 소(沼)가 있었다고 합니다. 밤이면 이 소에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 하여 '옥녀봉'이란 명칭이 붙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바위틈에서 옥수(玉水)가 흘러나와 철철 넘치도록 농경지에 물을 대었던 아름다운 소였는데 일제 때 금광을 개발하면서 없어졌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예전 이 산에서 많은 금을 채굴했으나 지금은 다른 광물을 채굴하고 있다 합니다.

 

옥녀봉 안부에서 만나는 깊이 15m 정도의 수직굴 

 

 

 

옥녀봉 능선에서 바라본 고래산 능선 

 

 

 

뽀삭 뽀삭.. 소리는 거칠지만 여전히 발길은 부드럽습니다.

푸근한 옥녀 품에서 서서히 벗어납니다. 고래를 만나러 갑니다.

 

 

 

부드러운 옥녀길에서 바라본 정면의 고래산 

 

 

 

옥녀의 품을 떠나서 고래등에 올라타기까지 힘겨운 고난의 시간이었습니다. 바짝 일어선 급경사와 두껍게 깔린 낙엽이 마치 빙판 같았습니다.지면에 등산화가 고정되지 않아서 무척 긴장되었습니다. 거의 절벽에 가까운 긴 사면에서 실족으로 이어질 땐 그 상황이 어찌 전개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잡을만한 나뭇가지가 멀어 손에 닿지 않을 때는 바닥의 낙엽을 모두 긁어내고 흙을 밟고서 몸의 균형만으로 어렵게 올랐습니다. 어쨌건 간에 고래등까지 올랐습니다. 고래산 정상은 옥녀봉과 연결된 능선에서 우측으로 40m가량 떨어진 지점에 있었습니다. 꼭대기에서 시원스러운 조망을 맛봅니다. 북서쪽으로 용문산, 추읍산, 양자산이, 남동쪽은 원주 치악산까지 시야에 들어옵니다.

  

 

 

 

 

 

고래산 유래 ~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과 여주군 북내면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산세가 아담하고 그리 높지 않으며, 고래등줄기를 닮았다고 하여 '고래산'이란 명칭이 붙었답니다.

 

 

 

 

추읍산(좌)과 용문산(우) 조망 

 

옥녀봉(앞)과 치악산(맨뒤) 조망 

 

여주군 북내면 일대 

 

옥녀봉(앞) 조망 

 

 

 

고래등줄기를 타고 미끄러지듯 이동합니다. 옥녀의 품처럼 부드러운 융탄자 길이 여기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좌우로 도열해서 길게 늘어선 소나무 역시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고래등줄기 

 

 

 

매봉을 지나서는 국사령으로 잠시 고도를 낮춥니다. 우측 숲 사이로 TPC 골프장이 보이고, 정면은 우두산이 펼쳐져 보입니다. 우두산이라~  소대가리산인데~ 어찌보면 소대가리처럼 뵈기도 하고, 아닌 것처럼 뵈기도 합니다.

 

 

 

매봉에서 바라본 우두산과 골프장 

 

 

 

국사령(國師嶺)

절터골에서 지제면 곡수리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우두산과 고래산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왕사(王師)나 국사(國師)가 너머 다니던 고개를 표현하는 명칭이기도 하며, 절터 근처의 고개를 한자로 국사(國師)라 쓰기도 했답니다.

 

 

 

국사령 

 

우두산 능선의 철탑 

 

 

 

국사령 안부에서 우두산으로 올라갑니다. 철탑이 나오고, 조금 더 오르면 억새가 깔린 공터 삼거리에 닿습니다. 여기서 우측길은 우두산으로 가는 길, 좌측길은 고달사지로 내려서는 하산길입니다. 갈림길에서 우두산까지는 60여 미터 남짓한 거리, 여기서 우두산을 다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우두산 억새밭 갈림길 

 

 

 

우두산

소대가리를 닮았다 해서 우두산이라 합니다. 우두산악회에서 세운 작은 정상석이 있고, 통나무로 만든 쉼터의자가 놓였습니다. 소나무에 가린 조망은 한쪽만 트여 별로 좋지 못합니다만 소나무가 뿜어내는 솔향기는 그런대로 만족할만합니다.

 

 

 

 

우두산 정상의 쉼터 

 

우두산에서 바라본 고래산과 매봉 

 

여체 하부를 닮은 소나무 

 

혜목산의 굴 

 

혜목산 능선의 케언 

 

뺑치고개 

 

 

 

뺑치고개 

참 희한한 고개 이름입니다. 뺑치산에 있는 고개라 해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이 있고, 옛날에 과부를 보쌈하여 도망가던 고개라 해서 뺑치고개라는 설도 있답니다.
 

 

 

뺑치고개 

 

 

 

뺑치고개로 내려섭니다. 차량 소통이 거의 없는 여주 오지의 고갯길입니다. 네댓 번 굽이도는 아스팔트 포장도를 따라 고달사지 입구를 향해서 갑니다. 갑자기 우두두두두두 ~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옵니다. 무슨 소린지는 이미 짐작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새까만 거 서너 대가 휙~ 지나갑니다.  

 

 

 

혜목산(맨 좌측), 우두산(좌), 국사령(가운데 오목한 곳), 매봉(국사령 바로 우측), 고래산(맨 우측) 

 

 

 

고래산 일대에 특징이 있었습니다. 본 산행기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만, 여느 산과 달리 그 흔한 산행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아직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소 불편하겠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도 없이 올라가기에는 쪼매 꺼림칙할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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