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5, 27
춘천 삼악산 갔던 날.
날씨가 좋았슴,
인원은 5명
봉고 승합차 이용
하루 전날인 26일, 춘천으로 밤낚시를 떠났다. 점심을 훌쩍 넘겨서 의암호에 도착, 목 좋은 곳을 골라 부리나케 텐트로 별장을 만들고, 물 건너 맞은 편엔 밤섬, 그 뒤로 춘천시가지가 배경이 되어주었다. 낚시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1박 야영 후 삼악산 오를 것에 더 무게를 두었다.
어느 덧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황혼녁 호숫가의 특별한 분위기를 맞아 저녁식사를 가진다. 아우르는 술잔도 주거니 받거니 서로 권해가며, 낭만의 호수에서 '이 태백'의 밤이 되어보는 것이다.
취기가 오를 무렵 칠흑이 겉돌고, 여태 잠 실컷 자던 렌턴을 깨워 불 밝히고, 어둠을 물린다. 자~ 이젠 본격적인 밤낚시, 물가에 홀연히 앉아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강'태공'이 되는데 . . . 그렇게 밤을 지새다가 동행이던 랜턴도 기력이 딸리는지 어느 새 힘을 잃어갔다.
춘천에서 건너온 호숫가 불빛도 하나 둘씩 사라지고, 은하수 희미한 별빛만 물 속에 그윽한데, 입질 애타게 기다리다가 새벽녘에 빠가사리 한 마리만. . . 소득 없던 의암호에서 매운탕은 구경도 못해보고 . . .
27일 낚시터를 떠나는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부실한 조반을 챙겨들고, 삼악산으로 갔다. 등선폭포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쬐끔 올랐다가 정상을 밟지는 못하고, 등선폭포로 다시 하산했던 날이다.
추억의 신발, 소가죽 크래타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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