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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추억따라~

북한산의 추억, 숨은벽과 염초봉(87.1.25) ~

by 마루금 2008. 4. 2.

1987년 1월 25일

맑음 / 기온 -16℃

단독으로 산행

준비물 : 아이젠, 암벽장비, 방한구, 행동식(쵸코파이 5, 쵸코랫 1)

산행코스 : 우이동~용덕사~사기동계곡~인수 설교지릉 우회~숨은벽 능선 하단부~염초봉 능선 상단부~백운대~위문~하룻재~우이동

산행시간 : 6시간  악조건

 

 

 

 

단독 산행이다.

괜히 이리 붙었나 싶다. 산행하면서 가끔 후회 해본다.

그러나 내가 왜 산행을 하는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염초봉에서의 극한 상황,

바람까지 불어서 아마 체감온도가 -20℃쯤 되는 것같다.

이젠 내려갈 수도 없다. 오로지 백운대로 전진이다.

 

장갑을 벗으니 손이 터질 것같고, 장갑을 끼고 홀드를 잡으니 손이 바위에 쩍쩍 달라 붙는다.

어쩌면 조난이라는 낱말이 이렇게도 실감 날 수 있을까 ~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쌓아 온 실력을 믿고 행동하는 수 밖에...

 

바위 틈마다 얼음이 끼어 있다.

나무에 자일을 확보시켜놓고 한 스탭, 한 스탭 스탠스를 옮겼다.

중간에는 홀드가 완전히 없었다. 내려갈 수도 없다. 내려가면 저 아래로 떨어진다.

 

한참 쉬었다.

손에 감각이 없어진다. 그리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망설임 끝에 레이백 어퍼지션으로 겨우 통과했다. 한숨이 푹~ 나온다.

 

시간을 보니 오후 3시다.

해가 벌써 백운대로 넘어 갈려고 한다.

 

잠간 쉬고 다시 올랐다.

마지막 하강을 하고, 다시 암벽을 올라야 하는데, 기운이 없고 홀드마다 얼음판이다.

몸부터 먼저 오르고, 베낭은 자일로 끌어 올렸다. 백운대에 오르니 4시30분이다.

 

아~

오늘 하루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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