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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하늘재...2005.11/6

by 마루금 2005. 11. 9.

수리봉 등반을 마치고, 주차했던 공터에 도착한다. 전날 갑수님이 머물렀던 산장에서 뒤풀이를 하기로 결정하고, 모두 이동한다. 갑수님께서 서울서 내려오는 일행들을 위해 자연산 통닭요리를 특별히 주문 해두었다고 한다.

 

여우고개, 중평리, 용흥초교를 지나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충주방향으로 진행한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포암산의 거대한 암벽이 보인다. 그리로 자꾸만 눈길이 쏠리고, 입맛이 다셔진다. 저 곳에도 코스가 있을까?  있다면 수백 개의 코스는 족히 나올 것 같은데.." 뭐 눈에는 뭐 밖에 안보인다"고 !

 

주흘산과 포암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고개길로 오르자 아스팔트가 멈춘다. 늘재다. 이 곳은 백두대간의 마루금으로 경상북도와 충청북도가 만나는 지점이다. 주소지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 /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이다.

 

하늘재 높이는 해발 525m로 이름과는 달리 그리 높지는 않다. 얼핏 보기에 하늘과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여기서 충주방향으로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로 이어지며, 차량통행은 금지되어있다.

 

하늘재는 우리나라 최초로 뚫린 고개길로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조선 태종 14년에 지금의 문경새재인 조령로가 개통되었다. 그 이후로는 군사적 요충지와 사통팔달의 기능을 모두 조령에게 넘겨주었다.

 

산장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는다. 한쪽 코너에는 돌로 만든 빼치카가 설치되어있고, 부분적으로 검게 그을려있다. 사방의 벽면은 온통 신문지로 도배되어 낙서장으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있다. 백두대간을 오가며  쏳아놓은 온갖 사연들로 빼꼼히 기록되어있다.

 

여기서 하루를 묶은 갑수님은 산장주인과 이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다. 주인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주문했던 요리들을 준비한다. 갑수님께서 하루 전에 알게 되었다는 여성산악인 '유미정'씨를 소개한다. 그녀는 백두대간을 단독으로 산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의지가 대단하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우리와 같이 어울려 합석한다.

 

좁쌀이 살짝 씹히는 노오란 색갈의 걸죽한 막걸리가 제공된다. 특별요리들을 곁들여가며 서로 건배를 하고, 잔을 이어간다. 운치있는 산장의 분위기 속으로 한껏 빨려 들어간다. 둘러앉은 원탁에는 온갖 산 애기로 넘쳐 흐른다. 늦은 밤 산 속에서 흐르는 시간이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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