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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도봉산 ...........2007.8/15

by 마루금 2007. 8. 15.

코스 : 회룡골-사패산-포대능선-신선봉-주봉-오봉-우이암-우이동
산행시간: 5시간25분

 

오랫만에 도봉산 종주를 했다.
발디딜 틈 없이 복잡하던 도봉산이 광복절인 오늘 평소보다 사람이 적다.
날씨는 산행내내 흐려서 좋았지만 습하고 바람기 없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 땀을 엄청 쏟아냈다.
   

 

< 회룡골 분소가 있는 곳, 하늘로 고속도로가..... >

 

옛날 회룡역에 도착하면 도봉산쪽 담벼락으로 한국제지 공장이 붙어 있었고, 역사를 나서면 곧 밭이있었는데 가운데 소로를 지나가면 소똥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 밭을 지나 마을골목으로 들어서면 온꽃이 심겨있는 작은 원의 가옥 하나가 있었다.  여기를 지날 때면 소똥냄새는  모두 잊어버리고, 좋은 분으로 바뀌어 산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마을골목을 빠져나오면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고, 얕으막한 산(지금은 아파트촌으로.. )을 가로질러 다시 만나게 되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르다가 회룡천에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넜다. 이 다리를 지나면 채 되지 않는 가옥의 그윽한 시골 풍경의 마을로 들어섰고, 곧 이어 이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거목(지금도 있슴..)이 나타났는데, 이 나무를 지날 때면 언제나 신성한 마음마저 들었다. 

 

마을 끝부분을 벗어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얼마전까지 요금을 징수하던 매표소가 지은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회룡분소로 역활을 바꿔 운영되고 있다. 바로 이 곳 하늘에 고속도로신설되었고, 회룡천도 몇 년 전 있었던 폭우피해로 깎여나간 토사를 보전하기 위해 축대를 쌓아 자연미 물씬 풍기던 옛 모습이 사라졌다.  

 

<연일 내렸던 비에 풍부해진 수량...>

 

옛날의 회룡사가 아니다. 아늑하던 회룡사는 증축이 되어 거대 규모의 사찰로 변했고, 자유스럽게 드나들던 등산객의 사찰 출입에도 지금은 제한을 두고 있다. 동그란 구멍이 송송 뚫린, 건널 때면 출렁거려 아슬함이 베였던 추억의 철다리는 딱딱한 세멘트다리로 바뀌었고, 그 다리를 건너 사찰의 약수로 목축이던 정다움도 없어진지 이미 오래다.

 

<회룡사...>

 

<설악 천불동을 연상케하는 회룡골의 계단...>

 

사찰 뒤의 회룡천을 따라 오르면 계곡은 둘로 나뉘어 좌회룡골과 우회룡골로 갈라진다. 우회룡골은 장 오르면 송추계곡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만나게 되고, 좌회룡골은 포대능선이 시작되는 산불감시초닿는다.  좌회룡골은 80년대 초의 폭우피해로 산사태가 나서 거의 폐허 되다시피 했는데, 여전히 그흔적이 남아있어 복구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림을 알 수 있다.

 

우회룡골을 대략 10여년 전 마지막으로 올랐던 것같다. 그동안 거의회룡골을 즐겨 다녔지만 오늘은 종주를 위해 일부러 이 등로를 택했다.  숲이 울창하던 옛 계곡을 떠올리며 편안한 마음으로 우회룡골올랐다.  그러나 발길을 옮기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전에 보지 했던 인공구조물의 계단과 다리가 번갈아 나타나고, 한 계단씩 오르자 규모도 점점 커졌다.   

 

도데체 하늘을 가렸던 예전의 숲은 로 갔단말인가 !  폭우피해가 심했던지 엄청나게 넓어진 계곡과 바위, 흙이 노출되어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공구조물의 어느 한 부분은 설악의 천불동에설치된 것에 비교할 만했다. 옛 흔적을 잃어버려 자연스런 경관이 사라졌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 사패산에서 바라본 도봉 연봉들...>

 

회룡에서 송추로 넘어가는 고개에 어떤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송추계곡이 군사지역으로 묶여있던 시절, 회룡에서 이 고개에 도달하면 고갯마루 초소에 군인이 지키고 있다가 지나는 사람의 신분 조회다.  그래서 이 곳을 지날 계획을 잡으면 으례히 주민등록증을 산행도구의 일부로 생각하고, 지참해서 다니때도 있었다.

 

< 송추계곡>

 

아련한 추억이 있는 포대능선, 76년도 군시절 작전상 처음 올라본 도봉산이다. 그 때 이 산을 바라보며 12폭 병풍의 동양화에 비교했다. 입대 전부터 여러 산을 다녀보았지만 설악산 말고 이렇게 잘 생긴 처음이었다. 오봉유격장으로 훈련을 갔다가 이 산을 만났다. 오봉의 기묘한 모습에 반했고,  선인봉 만장봉의 웅장함에 넋을 잃고, 포대능선의 아기자기함에 취했다. 희미한 길을 찿아 내려선 송추계곡은 원시림으로서의 순수함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포대능선은 6.25가 끝난 후 군사목적으로 포대가 설치되면서 포대능선으로 불리게 되었다. 망월사에서 오른쪽 등로를 조금 오르면 넓은 광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미군부대가 있던 자리로서 지금도 그흔적이  약간 남아있다.  위로 더 오르면 도봉산 주능선에 닿아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바로 이 산불감시초소로부터 신선봉 직전의 봉우리까지를 포대능선으로 부른다. 

 

< 포대능선>

 

<자운봉(왼쪽)과 신선봉(가운데 사람 많은 곳)... >

 

< 주봉...>

 

80년도에 근무지가 부산에서 서울로 이전되어 그 때부터 수도권 생활이 시작되었고, 따라서 산행 지역자연히 경남에서 서울 근교로 변경되었다. 수도권에 위치한 산을 다니기에는 교통에 불편이 없어서 쉬는 날이면 거의 예외없이 산을 찿게 되었고 그 무대는 주로 불수도북 이었다.              

 

서울 근교의 산들은 온통 바위투성이, 따라서 주변환경 영향을 받게되어 자연히 암벽등반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무게도 그쪽으로 실렸다. 경남지역은 바위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억지로 찿아내서 암벽대상으로 삼았지만  수도권은 밟히는게 바위고, 보이는게 바위천지라 암벽등반 대상지로는 최상의 조건을 추고 있는 것이다.

 

그 덕에 81년 인수봉을 처음으로 오르게되었다. 서면 비둘기코스를 선등으로 ... 쉬운 코스긴하지만 그래도 선등이라 무척 신경쓰였다. 정상에 오른 순간 온 세상이 내 것이 된듯 했고, 그 쾌감은 무어라 말 할없을만치 좋았다. 이후로도 수많은 등반을 가져보았지만 그 때의 기분만큼 되지는 못했다.

 

< 칼바위>

 

< 오봉...>

 

수도 없이 낑낑거리며 올랐던 자운봉, 선인, 만장, 주봉, 칼바위, 오봉, 우이암 등 오늘은 차례로 옆을스치며 지나간다. 가까이 다가서면 바위일뿐 전체가 보이지 않지만  오늘은 멀찌감치 서서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하며, 옛날의 추억에 젓어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 오봉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

 

< 우이암...>

 

< 우이암능선에서 바라본 선인 만장....>

 

< 우이암에서 바라본 오봉...>

 

< 우이암 능선에서 본 북한산.. >

 

< 우이분소를 빠져나와서 우이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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