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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철마산 .... 2007.02.11

by 마루금 2007. 2. 11.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북한산이나 도봉산으로 가고 싶었지만 길이 험한 데다가 아직 빙판길이 남았을 거라 생각되어 손목이 완쾌되지 않은 현재의 내 능력으로 어려운 산행일 것 같았다. 대신 비교적 쉬운 남양주의 철마산을 찾기로 했다.

 

집을 나서며 오늘의 산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 했다. 네비로 남양주 진접읍 진벌리를 목적지로 선정하고서 그 지시에 따라 도로를 달렸다. 구리 부근에 이르러서 몇 번의 오차로 헤메다가 결국 네비의 지시를 무시한 채 도로의 이정표를 따라 좇았다. 뻔히 알고 있는 길인데 철석같이 믿었던 네비의 잘못된 지시로 도착 시간이 지연되었다.

 

 

 

잼벌마을에서 올려다 본 철마산

 

철마산으로 진입하는 산판길

 

첫 번째 만난 이정표

 

 

 

두 달 전에 다쳤던 왼 손목의 부상이 완전히 완쾌되지 않았다. 지난주에 기브스를 풀러 냈지만 아직 뼈가 덜 굳어있는 상태로 여전히 조심해야 했다. 철마산도 위험구간이 몇 군데 있기에 오르다가 무리라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후퇴할 작정이었다.

 

 

 

산보하기 좋은 길...이런 길만 계속 이어졌으면...

 

 

 

철마산은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근교의 다른 산에 비해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천마산의 유명세에 밀린 탓도 있다하겠지만, 명산 '불수도북'의 그늘에 가린 영향이 크다고 보아진다. 때 묻지 않은 산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오르면서 이런 곳을 여러 군데나 볼 수 있다.

 

 

 

'특징이 없는 산'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는 이 산에 대해 그렇게 평가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특징이 있는 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바위와 소나무의 절경이 곳곳에 잔잔하게 베어있다.

 

 

 

철마산은 오지의 느낌을 주는 윈시림이 있고, 산림욕장에 버금가는 숲이 있고, 노송으로 어우러진 절경이 있고, 바위 능선을 타고 넘는 스릴이 있고, 깊은 골짜기에서 느끼는 고산스러움이 있고, 밀려드는 인파가 없어 좋고, 그럼에서 더없이 호젓함에 좋고, 인공 설치물이 없는 철마산의 자연스러움 그대로는 더욱 좋아라. 특히 철마산을 산행하는 동안 여느 산에 다 있는 계단을 단 한 번도 밟아 본 기억이 없다. 이것이 철마산에 숨어있는 특징이 아닌가 싶다.

 

 

 

 

 

주 능선길의 스카이라인

 

주 능선길의 이정표

 

 

 

정상부의 주능선에서 최대의 장애물을 만났다. 직벽에 가까운 바위의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것이다. 우회로를 찾아보니 없다. 돌아가던가, 아니면 통과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팔이 온전하다면 별것 아닐 것인데 ~

정상을 못 밟고 내려선다는 것이 서운해서 모험을 해보기로 한다. 한 팔로 밧줄 한 마디를 잡고 올라섰다. 중심 잡고, 또 한 마디 올라서고, 몇 번을 그렇게 해서 넘었다.

 

 

 

장애물

 

711봉의 작은 철마산

 

 

정상 직전의 헬기장

 

두 개의 정상표지석이 있는 헬기장

 

 

 

바위 능선을 타고 넘고, 타고 넘고 하여 정상에 도달했다. 거기엔 훌륭한 조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쪽 맞은편에 서리산, 축령산이, 그 아래 비금계곡의 깊이가 보였다. 멀리 경기 제일봉의 화악산까지 아스라하게 보였다. 북쪽은 주금산과 한북정맥의 줄기가 이어져 겹겹이 쌓였고, 북서방향으로 주엽산, 그 뒤로 왕방산, 해룡산이 줄을 이었다. 남쪽은 스키장이 보이는 천마산까지 시원스레 그 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서쪽으로 잠시 눈을 돌리니 특이한 모습의 연봉들이 눈에 띈다. 수도권 최고의 명산들이 여기서 죄다 보인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등등 ~

 

 

 

정상표지석

 

축령산과 서리산

 

천마산과 스키장이 희미하게...

 

왼쪽 진벌리, 오른쪽 팔야리

 

죽엽산, 왕방산

 

불암, 수락, 북한산, 도봉산이 희미하게...

 

 

 

정상 조망을 마치고, 골프장이 보이는 팔야리로 하산길을 택했다. 고무타이어 참호에서 조금 내려서니 북사면이라 온통 빙판길이었다. 그 위에 낙엽까지 깔려서....여기서 미끄러지면 끝장이다. 손목은 아직 부상 중인데 더 심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다. 

 

바짝 긴장이 되었다. 이 험한 길을 내려가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장고에 들어갔다. 수 분의 시간이 흘렀다. 차례 고민 중 최종 결론을 내렸다. 큰맘 먹고 진행하기로, 절대 미끄러지지 않겠는다는 의지를 갖고..

 

아이젠을 찼다. 조심스레 중심을 잡고, 힘차게 얼음을 찍으면서 경사를 내려서기 시작했다. 한 발 옮길 때마다 온 신경을 발바닥으로 모았다. 그렇게 해서 하산을 무사히 마쳤다. 사고는 없었지만 무리한 산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산길의 이정표

 

하산길의 낙엽

 

골프장 위의 묘지

 

 

 

대중교통으로 청량리에서 광릉내로 연결되는 버스(707, 7-5)가 있는 것을 보았다. 광릉내 종점에서 내려 진벌리나 팔야리 마을로 들어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나는 진벌리 잼벌마을에서 시작하여 길재로 오른 후 정상을 거쳐 골프장이 있는 팔야리로 하산했다. 산행시간은 4시간 소요되었다.

 

 

 

팔야리에서 뒤돌아 보며..., 가운데는 주금산, 오른쪽은 철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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