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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쭁바위의 하루 BAC암장에서 ...........2005.11/27

by 마루금 2005. 11. 29.

일요일 새벽1시쯤 하늘이 번쩍, 버 번쩍 섬광을 일으킨다. 곧 이어 우루루~~ 콰과 광, 쾅 꽝 !!

하늘에서 양동이로 퍼붓 듯 한 여름의 소낙비 처럼 굵은 빗 방울이마구 쏳아진다. 잠 자고 나면 올해의 마지막 등반 쭁바위 파티인데 비 때문에 망칠까 염려스럽다. 시간별 기상예보는 밤중에 비가 오고, 아침에는 구름 조금이라고 했다. 거거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잠을 청한다.

 

김장을 도와주고 늦게 잠든 탓에 늦은 잠으로 기상시간이 훨씬 지나버렸다. 짧은 시간으로 허둥대며 아침을 얼른 정리하고 집을 나선다. 땅은 젗었지만 밤새 비는 멈추어있었다. 약속시간 보다 많이 늦을 줄 알았다. 다행히 시간에 거의 맟춰 모임장소에 도착한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두명은 암장으로 바로 온다는 연락이 있었다. 모인 여섯명은 석수역을 뒤로하며 1번국도 횡단보도를 건너 마을 어귀로 들어선다.

 

우리 일행의 짐들이 만만치 않다. 고산등반에서나 필요할 베낭과 별도의 장비들, 지나가는 다른 등산객들이 힐끗힐끗 쳐다 본다. 나즈막한 산을 오르는데 무엇에 쓸려고 저렇게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가는지 ?? 이해가 안가는 듯한 이상한 눈길을 준다. 밭 가운데를 지나 산으로 들어간다. 경사를 올라 능선 아래 약수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 산행시작 후 대략 20분쯤 걸려서 암장에 도착한다.

 

 

 

암장 아래 공터에다 자리깔고 간식놓고, 오늘은 쭁바위다 등반이라 웬말인고  

한알님의 복분자술 가득따라 나눠들고.  따뜻한 열라면에 동태된몸 녹여보세

암벽이여 저리가라 아쉬운맘 달래건만  그냥은 못가겠네. 취하걸랑 다.시보자


한알님 왈~  "쭁바위는 바위를 멀리 하는 날로서 술로 때워야 한다"는 이상한 속설을 펼친다...ㅎㅎ   

잠시의 휴식과 함께 먹자 파티로 공복을 메울즈음 깔판들고 뒤 늦게 도착한 정대장님의 첫 마디다. "아직 줄도 안걸고 뭐하고 있노~ 줄 부터 걸어야제 ~" 

 

 

 

이정훈님은 "배려"를 하고, 갑수님은 "오월 어느날" 출발한다. 이어서 "악"  "비"   "일어나"를 오른다. 배려가 "난이도 5.26급"이라나~누가 매긴 등급인지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는 희한한 등급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하여간 즐겁다..ㅎㅎㅎ

 

 

 

홀연히 나타난 청풍은 탁풍을 일으킨다. 등짐에서 내려논 더덕 탁걸리로 술이 고프던 입들을 모두 즐겁게 해주고는 "비"길에 올라 그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새로운 "청풍길"을 개발해낸다.

 

 

 

황혼녁에 서서히 해는 저물고, 정대장은 새로 난 길을 마지막으로 올라 근사하게 쭁바위를 마무리 한다. 하지만 오늘 "진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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