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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발길따라~

망덕포구(광양) .... 2015.01.17

by 마루금 2015. 1. 24.

 

 

 

망덕포구(望德浦口) ~

호남정맥 마지막날에 들렀다. 외망포구라는 이름도 있으나 잘 사용하지 않는 이름이다. 물 건너편은 경남 하동땅으로 섬진강이 도계(道界)가 된다. 섬진강 발원지 진안 팔공산 데미샘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3개 도와 10개 시군을 거쳐 550리의 여정을 마치고 이곳 망덕포구에서 바닷물과 만난다. 섬진강 재첩,  이른 봄에는 강굴(벚굴), 가을에는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포구다.  그외에도 20여 곳의 횟집이 늘어서 있다.

 

 

 

 

 

 

 

 

 

 

덕유산이 보인다고 해서 망덕(望德)이라는 설이 있고,  왜적 침입 망을 봤다해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망덕마을에서 바다 건너에 배알도라는 섬이 있다.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국이라 배알(拜謁)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망덕산(望德山)은 망덕포구 뒤로 솟아 있는 해발 197m의 낮은 산이지만 지난 천 년에 걸쳐 수많은 명사들이 배출된 곳으로 명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근 선소마을에 가면 시인 윤동주 유적이 있다.  들러보지는 못했지만 자료를 인용해본다. 허름한 함석집이 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돼 있다. 안내판에 윤동주(1917~1945)의 육필원고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보관됐던 곳이라고 씌어있다. 윤동주 유고 보존을 위한 정병욱 가옥이다. 

 

시인 윤동주는 1941년 자신의 시를 책으로 엮으려고 했다.  하지만 일제 치하의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고 한국어 말살정책으로 우리말로 된 책자 발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인은 열아홉 편의 시를 써놓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까지 붙여놓은 터였다. 여기의 서문을 시로 적어놓은 것이 지금도 우리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는 서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인은 원고 표지에 '윤동주 드림'이라는 의미로 尹東柱 呈라 써서 정병욱(1922~1982)에게 맡기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시인은 유학 중에 항일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정병욱은 윤동주의 원고를 자신의 어머니한테 맡겼으며, 어머니는 이 집의 마룻장을 뜯어내고 그 안에 숨겼다고 전해진다. 이 원고는 시인이 생전에 써뒀던 다른 원고와 함께  1948년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출간돼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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