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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소리산(시산제) .... 2008.03.09

by 마루금 2008. 3. 10.

소리산 소금강에서 정상을 올라 산행을 마치고, 삼형제바위 암장으로 이동해서 정오에 올 한해의 무사 무탈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렸다. 등반을 마치고, 모곡유원지에서 오붓한 뒤풀이로 마무리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되, 일단 산에 들면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물이며, 구름이며, 나무며, 풀이며, 바위 하나하나가 모두 제각기의 모습과 몸짓으로 서로를 소리쳐 부르는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흥에 겨워 질러대는 노랫소리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주신 신령이시여!

 

아무쪼록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멘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허리에 찬 수통 속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늘 채워 주시고,  험로에 이르러 몸뚱이를 의지할 저 로프가 낡아 헤어지지 않게 하시고, 독도를 잘못하여 엉뚱한 골짜기를 헤매지 않게 하시고, 조난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무서운 밤을 지새우지 않게 하소서.

 

또한 바라오니, 천지간의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것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소서.
이제 올리는 이 술 한 잔 받으시고, 올 한 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살펴 주소서.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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