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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발길따라~

풀만 먹고 사는 동네, 우라생식마을(경주) .... 2013.11.03

by 마루금 2013. 11. 7.

 

 

경주에 가면 우라생식마을이 있다. 나물과 풀만 먹는 오직 산 것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모인 동네 ~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 우라2리에 위치한 사룡산 정상 부근이다. 낙동정맥 진행 중에 들렀다

 

 

숙재 ~

 

생식촌이 생기게 된 동기는 

1960년대 초반,  충북 단양군 소백산 곤로봉 부근에서 살던 정평화씨(작고)부부가 당국의 화전민 철거정책에 밀려나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다. 친인척들과 공동 구입한 8만여평의 임야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식생활을 시작했다, 뜻을 함께 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여 지금은 30여 가구, 백 여명이 살고 있다. 이곳 외에도 생식가들이 전국 7개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경주 양북면 장항리, 경북 영덕, 충북 제천, 대구 등지에서 ....   
 

 

해발 600m가 넘는 사룡산 정상에서 풀만 먹고 살아간다. 풍성한 먹거리가 자라는 푸른 산과 넓은 들판이 이들에겐 거대한 식탁이 된다. 취나물, 냉이, 달래, 쑥, 씀바귀, 질경이, 인삼, 작약, 더덕, 당귀 등 지천에 먹을거리가 널린 곳 ~

 

  

살아있는 것만 먹는다는데 불에 굽거나 익힌 것은 절대 먹지 않는다. 고기나 생선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산에서 나는 이름 모를 야생초와 나무껍질,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야채와 쌀 등을 날것으로 그냥 먹는다. 이것이 이들의 먹는 즐거움이다.

 

 

하루 두 차례 예배를 올린다. 새벽 3시30분과 저녁 7시가 예배시간, 그렇다고 해서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자유, 기독교신자는 물론 천주교, 불교, 선을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8만여평의 임야는 누구나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감자,  고구마 등 원하는 작물을 선정해 텃밭을 가꾸면 된다. 먹고 남은 식량은 공동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둔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낙엽이 지고 난 겨울이면 솔잎을 제외한 대부분의 양식이 동이 난다. 이때 요긴한 것이 말린 식물을 잘게 으깨 쌀가루로 반죽하거나  솔잎차에 타서 먹는 것,  생식을  한다고 요리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씨앗이나 나무껍질을 곱게 빻아서  아카시아벌꿀에 버무리면 맛좋은 영양잼이 된다. 생땅콩을 쌀가루로 반죽하면 고소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난다. 겨울철 식량으로는 최고다.

 

   

이곳 사람들은 자유롭다. 그리고 평화롭다. 자신이 먹을 만큼만 일하면 된다. 세상에 대한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  경쟁과 시기 질투는 아랫마을 속세의 이야기,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산나물과 맑은 공기가 있는 한 고통 받을 일이 없다.

 

   

 

이들 생식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는  '식물연구'에 있다.  혹시 독초를 먹을지도 모르기 때문,  새로운 식물을 발견했을 때는  발표회를 갖기도 한다. 각종 산나물과 식물공부는 물론 한자와 동의보감도 함께 공부한다. 30년 넘게 서로 교환해온 정보로 마을 사람들 모두가 약초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이다. 지금까지 새롭게 발견한 식물만도 1,000여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돈은 대체로 쓸모가 없다. 그래도 이불과 담요. 옷가지 들을 사려면 아주 없어서도 안된다. 야채, 과일, 알로에 산나물 등을 시장에 내다 팔면 생필품을 구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산나물을 트럭에 모아 팔아서 해결한다. 하지만 공공요금, 건물보수를 위한 자재값은 마을 주민들의 공동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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