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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회룡골(87.5.10) ~ 도봉산 회룡골이 좋아서 워킹으로 자주 찿아 올랐다. 서울 도심지를 벗어나서 회룡역에 도착하면 한적한 시골풍경이 더 없이 편했다. 지금은 회룡역 주변이 아파트 군락으로 도심지로 변했고, 회룡골에 많은 인파가 들어 옛날 정취는 찿을 수 없다. 맑은 물이 철철거리던 회룡천 . . . 깊숙한 계곡이 그립다. 회룡사로 가는 지루한 도로를 버리고, 소와 폭포의 계곡을 거스르던 재미가 기억난다. 여름철 언젠가 심한 폭우로 계곡이 깎여 축대가 쌓이고, 생태계 보호로 출입이 금지되면서 이 맛도 사라지게 되었다. 2007년 8월15일 회룡사에 도착하여 계곡 오르기를 끝내면 사찰의 약수 한 모금으로 쉬었다 가는 것이다. 옛날 공사판에서나 쓰던 구멍송송 뚫린 철판 다리에서 발을 굴려 출렁거리는 재미로 건넜던 일이 생생하다. .. 2008. 5. 23.
도봉산 오봉(87.5.10) ~ 기묘하게 생긴 오봉, 머리마다 공깃돌 하나씩 얹고, 이리 보면 봉우리 넷, 저리 보면 봉우리 다섯. 어떤 사람은 헬기장에서부터 첫 봉이라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석굴암쪽에서 첫 봉이 시작된다 했다. 세월 따라 첫 봉도 끝봉도 순서가 앞뒤로 오가며 자주 바뀌었다. 우이령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시절, 석굴암쪽에서 올라 제일 먼저 만나는 봉우리를 첫 봉으로 불렀다. 이후 무장공비 사건이 발생하여 우이령이 출입금지로 묶이면서 헬기장쪽에서 먼저 올라 첫 봉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게 중에는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순서가 바뀌지 않던 봉우리가 하나 있다. 석굴암쪽이든 헬기장쪽이든 어느 쪽에서 세어도 순서가 같은 봉우리, 바로 삼봉이다. 삼봉만은 변함없이 늘 그대로 불려왔다. 2008. 5. 21.
주봉의 추억(87,3,22) ~ 87년 3월22일, 동생과 둘이서 도봉산 주봉으로 갔다. K크랙이나 3단벽에만 클라이머들이 몰려 있었다. 몇 명 붙고나면 자리가 없는 주봉, 우리는 비어 있던 빌라길을 오르기로 결정했다. 70년대에나 사용했을 우드팩 하나가 첫 피치 아래 부분에 허술하게 꼿혀 있었다. 크랙과 침니로 구성된 빌라길, 밑에서 보기엔 그리 어렵지 않게 보인다. 그러나 막상 바위에 붙으면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 판.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꽉 끼는 반침니, 나팔형 벙어리에 어퍼지션이나 잼밍으로 젓먹던 힘까지 모두 소모되고, 더군다나 발이 바위 틈 안에 끼어 상체가 바깥쪽으로 기울면 오버행 아닌 오버행이 되어버린다. 젊음 하나 믿고 어거지로 올랐던 빌라길, 가끔 주봉을 지나게 되면 그 때의 기억이 머리에서 맴돌고, 어느새.. 2008. 5. 15.
도봉산 회고 ~ 북한산과 나란히 어깨를 겨룬 도봉산, 우이령을 사이에 두고 구분짓지만 결국 같은 산, 북한산 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여느 산보다 많은 발길을 올렸다. 당시 바위꾼들 취향이 선인과 인수로 나뉘어 있었다. 인수를 즐기던 사람은 선인을 꺼렸고, 선인을 좋아하던 사람은 인수를 꺼렸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묘하게도 당시의 분위기가 그랬다. 그것 말고도 특이한 점이 또 있다. 인수매니아는 설악을 선인매니아는 대개 지리산을 좋아했다. 나는 선인보다 인수쪽 바위를 즐겼고, 도봉은 주로 워킹을 했다. 그래서 선인쪽 바위는 아직도 낮설다. 2008. 5. 9.
북한산 병풍암에서(87.9.13) ~ 산천지여 ! 처음부터 끝까지 너는 어려움만 안겨준다. 빳빳한 직벽에 그것도 ALL SLAB이라 . . . 손바닥에는 땀으로 - CHALK로 말리고, 발은 손은 네발이 되어 짐승처럼 된다. 생과 사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오로지 한 가지 목적으로 모든 육체와 정신적인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 . . . 하늘과 맞닿은 저 바위끝을 향하여 오로지 자일에 하나의 생명을 걸고 오늘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누나. ~ 북한산 병풍암 산천지코스 두 번째 등반 ~ 만경대 능선의 병풍암에 산천지라 불리는 꽤 어려운 코스가 있었다. 시작부분의 크랙을 제외하면 전체가 빠딱 선 슬랩이다. 이 코스를 돌파 할려면 돌기 2mm 정도밖에 되지 않는 홀드 아닌 홀드를 믿어야 한다. 게다가 바위 표면의 입자가 살짝 들고 일어나서 간혹 .. 2008. 5. 2.
복잡했던 인수봉... 당시에도 인수봉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했다. 83년 4월10일 인수에서 ... 많은 클라이머들이우리나라 최고의 암벽을 오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렸다. 83년 4월10일 인수에서 ... 인수봉을 섭렵한 고급 클라이머들은 번잡을 피하기 위해 주변 다른 곳으로 등반 대상지를 찿아 옮겨다녔다. 하강 중인 마루금, 83년 4월10일 인수에서 ... 근처에서 인수봉을 대체할 만한 장소로 숨은벽, 노적봉, 병풍암, 조금 멀리 떨어진 수리봉 등이 있었다. 이쪽 암장들은 평균적인 난이도가 인수보다 높아서 초보자에겐 다소 부담이 되는 곳이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면 변두리를 찿아다니며, 호젓한 등반을 즐기는 대상지로 삼았다. 2008. 5. 1.
인수봉 몇 번이나 올랐을까 ~ 인수봉을 몇 번이나 올랐던지 헤아릴 수가 없다. 처음 3년에 걸쳐 전코스를 다 올라보았다. 그 뒤로도 중복해서 계속 올랐다. 시작할 땐 설레임으로 가슴이 요동치고, 미지를 향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오른다. 마루금은 노란 옷 오를 땐 고난과 역경이 동반되고, 때론 후회라는 것이 다가와서 괴롭히기도 한다. 여기서도 마루금은 노란 옷 그러나 인수봉 정상에 올라서면 중간에서 만났던 마음의 갈등은 모두 사라진다. 마루금은 사진 밖으로 인수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본다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고 즐거움으로 남는다. 마루금은 노란 옷 막내 동생과 둘이 자일파티가 되어서 등반을 할 때면 가끔씩 서로 선등을 교대하여 올랐다. 피치가 바뀔 때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서 등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쉬운 곳은 내가 선등을,.. 2008. 4. 24.
북한산의 추억, 야간산행(87.7.4~5) 1987년 7월4일~5일 야간산행 3명 산행코스 : 세검정~사자능선~보현봉릿지(야간암벽등반)~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동장대~북한산장(1박)~용암문~만경대릿지~위문~깔딱고개~하룻재~제21야영장~인덕골~사기동골~육모정~용덕사~우이동 더울 때 가끔 북한산으로 야간산행을 떠났다. 토요일 밤 11시를 넘겨 광화문에서 135번 버스 막차를 이용했다. 어떤 때는 이 버스를 놓치기도 하여 세검정까지 택시를 타고 갈 때도 종종 있었다. 야간산행은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잇점이 있다. 한 낮 폭염에 사정없이 내리쬐는 햇볕으로 얼굴을 그을릴 염려가 없다. 계곡에서는 칠흑이지만 일단 능선에 올라붙으면 서울의 야경이 횃불이 되고 길잡이가 된다. 보현봉 암벽의 야간등반은 그야말로 스릴 만점이었다. 자주 등반을 해서 익.. 2008. 4. 24.
북한산의 추억, 비봉능선(87,3.8) ~ 1987년 3월 8일 맑았다가 흐림 / 기온 10℃ 산행코스 : 불광사~계곡~수리봉~향로봉릿지~하산~승가사~사모바위~문수봉~대남문~동장대~칼바위~아카데미하우스 산행시간 : 6시간 나홀로 산행 불광동에 불광사라는 절이 둘 있다. 하나는 윗산 불광사, 또 하나는 아랫산 불광사라 부른다. 윗산 불광사는 독바위역을 출발하여 대호매표소를 지나서 나타난다. 아랫산 불광사는 불광역과 구기터널 사이의 수리봉 남쪽능선에 위치한 절이다. 수리봉은 황봉, 매봉, 불광산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다. 최근에 족두리봉이나 수리봉으로 표기한 지도가 약간의 혼돈을 주기도 한다. 아래 일기의 내용에서는 황봉으로 표기되었는데, 당시 이곳을 찿던 바위꾼들 그렇게 불렀다. 일기에서 형제봉릿지로 기록된 것은 지금의 향로봉릿지를 말하는 것이.. 2008. 4. 23.
북한산 몇 번이나 갔을까~ 몇 번이나 만났을까 당신과 나 소중한 인연이라서 봉우리마다 이름을 붙여 써놓았단다. 보고 싶은 연인을 그리움으로 새겨야 했단다. 영원히 끊기지 않을 사랑의 서약으로 증표를 삼아야 했단다. 2008. 4. 18.
북한산의 추억, 만경대(87.4.5) ~ 1987년 4월 5일 날씨 : 맑음 / 기온 20℃ 산행인원 : 6명 (회사동료 5명과 마루금) 산행코스 : 우이동~도선사~용암문~만경대릿지~백운산장~잠수함바위 능선~백운대~우이동 산행시간 : 만경대릿지만 3시간 소요 나홀로 산행일 때면 슬쩍 찿던 곳 만경대. 비 온다는 기상예보 오보일 때면 슬쩍 넘던 만경대. 자일파트너 동생이 시간나지 않을 때면 혼자 슬쩍 찿던 만경대. 바위 배우고 싶다는 일행 있을 때면 바위 맛 알려주려 재미삼아 넘던 만경대. 봉우리 넘고 봉우리 넘고 또 봉우리 넘고 가는 길 발 닿는 곳 모두가 전망대인 만경대라 ~ 2008. 4. 12.
북한산의 추억, 숨은벽(87.6.14) ~ 1987년 6월 14일 날씨 : 맑음 산행인원 : 6명 (식구4, 동서, 동료) 산행코스 : 우이동~우이산장~족두리바위(곰바위)~깔딱고개~하룻재~인덕야영장~인수북동릉 우회~숨은벽능선~엄지바위~인수B코스 암벽등반(2명)~하룻재~우이동 큰 넘과 이산가족이 될뻔 했던 날. 그 날이 언제였던지 가물가물했지만 산행일기에 기록이 있었다. 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해서 수유리에 살던 처제한테 들렀다가 발생한 일이다. 만 4살 아이가 골목길 밖 대로변 가게로 과자를 사러 나갔다가 엉뚱한 길로 빠졌다.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상태라 길 모양이 비슷비슷한 골목에서 판단력이 부족했을 것이다. 잘못 된 것을 알고서 즉시 파출소에 신고를 하였고, 애타는 마음으로 온 동네를 샅샅이 뒤졌다. 다행히 2시간여 지나서 파출소로부터 연락.. 2008. 4. 12.
북한산의 추억, 숨은벽(87.3.10) ~ 1987년 3월 10일 날씨 : 흐림- 눈 / 기온 0℃ 산행인원 : 11명 준비물 : 베낭 4, 버너 4, 코펠 3, 암벽장비, 아이젠 4조, 돼지고기 4근, 김치 일부 산행코스 : 우이동~선운각휴게소~영봉 남동능~하룻재~인덕야영장~인수북동능~숨은벽 릿지등반~숨은벽 안부~호랑이굴~인수봉 너덜지대~인수산장~하룻재~우이산장~도선사~우이동 산행시간 : 8시간 숨은벽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북한산 봉우리에 이만한 경치가 더 없더라 숨어서 숨은벽이라 하는가, 가려서 숨은벽이라 하는가 ~ 사시사철 다른 느낌으로 山향기 짙게 뿜어서 날 유혹 하는데 뿌리치지 못해서 자꾸만 널 찿아 이 곳에 드누나 ~ 생각 날 때마다 너를 만나러 이 곳에 오면 올 때마다 새롭고, 볼 때마다 아름다운 것을 ~ 올라라 긴 슬랩 올라라 네.. 2008. 4. 11.
북한산의 추억, 숨은벽과 염초봉(87.2.8) ~ 1987년 2월 8일 날씨 : 맑음 / 기온 6℃ 산행 인원 : 단독산행 중에 3명을 만나서 동행(40대 남) 준비물 : 아이젠, 암벽장비 산행코스 : 우이동~용덕사~사기동계곡~인수 설교지릉 우회~중식 후 숨은벽능선 하단~염초봉능선 상단~백운대~위문~하룻재~우이동 산행시간 : 7시간 30분 안개가 자욱하다. 해골바위능선 실루엣이 하늘 중턱에 서있다. 용덕사를 지나 고개(육모정)에 올라섰다. 비석을 뒤로하고, 잡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뒤에서 누가 불렀다. "아저씨 이곳으로 가면 어느 쪽이 나오죠?" , "녜, 계곡쪽으로 내려가서 인수봉 북릉으로 붙어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3명이었다. "같이 따라 가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일행은 4명이 되었다. 잡숲으로 들어서니 럿셀이 되어 있지 않았다. 계.. 2008. 4. 3.
북한산의 추억, 숨은벽과 염초봉(87.1.25) ~ 1987년 1월 25일 맑음 / 기온 -16℃ 단독으로 산행 준비물 : 아이젠, 암벽장비, 방한구, 행동식(쵸코파이 5, 쵸코랫 1) 산행코스 : 우이동~용덕사~사기동계곡~인수 설교지릉 우회~숨은벽 능선 하단부~염초봉 능선 상단부~백운대~위문~하룻재~우이동 산행시간 : 6시간 악조건 단독 산행이다. 괜히 이리 붙었나 싶다. 산행하면서 가끔 후회 해본다. 그러나 내가 왜 산행을 하는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염초봉에서의 극한 상황, 바람까지 불어서 아마 체감온도가 -20℃쯤 되는 것같다. 이젠 내려갈 수도 없다. 오로지 백운대로 전진이다. 장갑을 벗으니 손이 터질 것같고, 장갑을 끼고 홀드를 잡으니 손이 바위에 쩍쩍 달라 붙는다. 어쩌면 조난이라는 낱말이 이렇게도 실감 날 수 있을까 ~ 할 .. 2008. 4. 2.
북한산의 추억, 염초봉 ~ 북한산 염초봉이나 만경대, 숨은벽은 몇 번이나 갔었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3년간 산행일기로 기록을 남긴 것만 알 수 있을뿐, 그 외의 것은 지워진 기억으로 먼 옛날의 바람일뿐이다. 80년 중반까지만 해도 이 코스들은 주로 암벽꾼들이 다녔다. 여름에 인수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겨울에 이 곳에서 만나기도 했다. 염초봉릿지, 85년 겨울 동생과 둘이서... 염초봉릿지 책바위, 85년 겨울 동생과 둘이서... 이런 기록이 남겨져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산행일기로 메모되어 있으니, 그 때 그런 일이 있었나보다 일뿐, 기억이 희미한 게 많다. 아뭏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이런 추억들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는 것으로 작은 행복을 느껴본다. 염초봉릿지, 85년 겨울 동생과 둘이서... 지금의 곰바위를 쪽두리바위.. 2008. 4. 2.
3년간의 산행일지 ... 산행일지라고는 87년부터 89년까지 고작 3년간 기록한 것이 전부다. 간혹 사진 뒷면에 산행 날자와 동행자의 이름, 간략한 이벤트 등을 메모 해 두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착실하게 기록했더라면 더 많은 기억을 살려 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이정도의 기록이라도 남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직 남은 사진들이 있지만 언제 산행을 한 것인지 기억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또 어떤 것은 어느 산에서 찍은 것인지, 산행지가 어디였던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것들도 있다. 그런 사진들을 버릴 수도 없고, 힘들게 찍은 것을 생각하면 아깝고해서 한쪽에 모아 두어 가끔 한 번씩 훓어보고 있다. 붉은 글씨는 암벽등반이나 릿지, 녹색 글씨는 워킹산행으로... 2008. 3. 28.
박달산 ~ 1988년 2월28일 청명한 날씨 인천 구시민회관~충북 괴산 느릅재 : 35인승 관광버스 산행코스 : 느릅재~1봉~2봉~박달산 정상~안부~방곡리 계곡~방곡리 산행인원 : 30명쯤 동생이 장비를 구입하러 자주 다니던 등산용품점이 있었다. 거기서 운영하는 산악회가 있었는데, 박달산 산행에서 서브리더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집결지에서 관광버스가 정해진 시간에 출발했고, 곧 차내에서 등반대장 인사말과 산행지의 간략한 소개가 있었다. 등반대장을 빼고 모두 처음 대하는 사람들이어서 맨 뒷좌석으로 자리를 잡고, 조용히 있었다. 단체라그런지 좌석 중간쯤에는 몇몇이 소줏잔을 기울이며, 미처 산행도 하기 전에 술을 마셔대는 것이었다. 등반대장이 그런 행위를 보고 가만히 있다는 것도 의아스러웠고, 그 일행의 행동이 내 상식.. 2008. 3. 28.
대둔산 ~ 1987년 6월7일 폭우가 쏟아지던 날 영등포역~대전: 통일호 / 대전~서부역: 택시 / 서부역~대둔산행 버스 이용 산행코스 : 집단시설지구~금강다리~삼선약수~마천대~집단시설지구 산행시간 : 3시간 산행인원 : 2명(동생과 나) 대전 서부역에서 대둔산행 버스를 탈 때까지만 해도 구름만 끼었을뿐 비는 오지 않았다. 대둔산 집단시설지구에 도착해서 음식점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매표소로 오르자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비가 폭우로 변했다. 모처럼 지방으로 계획을 잡아 온 것인데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멀리서 온 등산객들도 돌아서기가 아까운지 대부분 산으로 오르고 있었다. 마천대까지 오르는데 1시간 걸렸다. 폭우에다 구름까지 가득 몰려서 대둔산 정상에서의 멋진 절경을 바라볼 수가 없었.. 2008. 3. 26.
운악산 ~ 1988년 1월24일 맑음 / 기온 -15℃ 교통편 : 서울 상봉터미날~ 현리: 직행버스 / 현리~상판리: 완행버스 산행코스 : 현등사~사다리~정상~폭포~현등사 산행시간 : 3시간 산행인원 : 2명 (동생과 나) 현리 시내에서 산세가 범상치 않은 산이 보였다. 직감적으로 운악산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왔고, 줄곧 시선을 머물게 했다. 역시 그랬다, 상판리행 버스는 그 산 입구에서 멈추었고, 태우고 온 손님을 내려놓았다. 주차장 근처의 상가에서 오뎅으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긴 도로를 따라 오른 후, 현등사를 거쳐 능선에 올랐다. 경기의 금강이라는데 역시 그랬다. 수십 폭의 동양화가 능선을 이루어 곳곳에 펼쳐 있었다. 산행하는 동안 내내 운악산 비경의 아름다움에 뿅 갔던 날이다. 운악산 정상, 뒤로 명지산이 .. 2008. 3. 26.
속리산 문장대 ~ 1987년 10월26일 청명한 날씨 서울~법주사 : 관광버스로 코스 : 법주사~ 문장대 인원 : 62명 서울에서 법주사주차장까지 이동하는데 4시간 소요되었다. 법주사 근처에서 중식을 마치고, 산행으로 2시간 할애, 목표지점인 문장대까지 오른 사람은 단 4명뿐 . . . 하산하자마자 바로 서울로 출발. 시간에 쫓겨 바쁘기만 했고, 특별히 남은 게 없다. 머릿 속에 남는 것이라곤 법주사에서 입장료를 내고, 문장대에서 입장료(100원)를 별도로 또 내었던 기억뿐 . . . 2008. 3. 21.
용화산 '매길'의 추억 ~ 1987년 10월8일~9일 (1박2일 야영) 청명한 날씨 교통편 : 서울 상봉터미날~춘천터미날 직행버스~고탄리행 37번 시내버스(용화산입구 하차) 등반 코스 : 10월8일 : 타이탄 길 (등반시간 1시간30분) / 10월9일 : 매길 (등반시간 4시간) 인원 : 2명 (마루금과 동생)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이틀간의 일정으로 용화산에서 야영을 하며, 바위를 올랐다. 도착한 첫 날은 용화산에서 최고의 인기 코스였던 '타이탄 길'을 등반했고, 둘째 날은 용화산에서 가장 어렵다는 '매길'을 등반했다. 당시 매길은 재등한 사람이 없다고 했을 정도로 힘든 코스로 취급 받았다. 기술도 기술이려니와 힘이 없으면 아예 붙기조차 어렵도록 상당한 힘과 정신력이 필요했던 곳이다. 이 코스는 상태를 모르고 올라야 어거지로라도 .. 2008. 3. 20.
춘천 용화산 1987년 3월22일 청명한 날씨/ 기온 13℃ 교통편 : 서울 상봉터미날(출발 am 8:50)~춘천터미날 직행버스(도착 am 10:30 )~고탄리행 37번 시내버스(터미날 출발 am 11:06)~용화산입구 하차(am 11:50) 산행코스 : 양통마을 버스종점~Y갈림길의 우측 계곡~만경대능선~정상~병풍암~군사도로~양통마을 산행시간 : 4시간 산행은 나홀로 실제 산행은 4시간, 교통편으로 왕복 8시간 넘게 소모, 큰맘 먹고, 계획을 잡아야 하는 곳이다. 시간상으로 따져볼 때 경제성이 떨어지는 산행이라 여겨진다. 춘천에서 용화산까지 겨울철엔 버스 하루 6회 운행, 해가 지면 막차가 끊겼다. 시간이 어긋나 삐그덕거리는 날엔 그야말로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당시 이 곳에는 숙박시설도 없었다. 막차를 놓치면 .. 2008. 3. 19.
월악산 ~ 1988년 8월14일~15일 교통편 : 서울~충주~월악산 송계계곡(승용차 이용) 산행코스 : 덕주골~능선~월악산(영봉)~월광폭포 산행시간 : 4시간 소요 산행은 나홀로 8월14일 광복절을 포함한 이틀간의 연휴, 총 7명(우리가족4, 처남, 처제가족2)의 가족이 월악산 송계계곡으로 떠났다. 오후4시쯤 도착, 막바지 더위에 연휴까지 겹쳐 해질 무렵에서야 겨우 야영 할 자리가 마련되었다. 송계계곡 주변은 온통 옥수수 경작지였다. 깊은 밤에 유격대를 편성, 먹을 만큼만 서리를 하였으나. . . 집사람과 처재가 딴 것은 알이 토실한 찰옥수수, 내가 딴 것은 모두 쭉정이뿐 . . . 8월15일 6시에 홀로 기상, 홀로 산으로 올랐다. 덕주골로 올라 덕주사를 구경, 능선에서는 비가 쏟아졌다. 정상인 영봉에서 최 단코.. 2008. 3. 15.
소요산 ~ 1988년 1월31일 날씨 : 맑고 청명 교통 : 의정부 (구)시외버스터미날~소요산행 버스 이용 코스 : 일주문~백운암~ 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공주봉~일주문 인원 : 2명(마루금 & 동생) 매우 추웠던 날이다. 산도 얼고, 땅도 얼고, 폭포도 꽁꽁 얼어서 물마저 말랐던 날 백운암 뒤 희미한 길로 올라 하백운대에서 공주봉까지 빙글 돌아 원점으로 완주했던 날이다.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이라~ 아름다운 이름 다 모였다, 청량폭, 원효폭, 옥류폭, 청청송송 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이라~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에 얽힌 애닮은 사연이 천세의 나이에도 조금도 늙지않고, 여전히 훈훈한 기세만 남았다. 일주문 가기 전 계곡 건너편 채석장에서 잠시 슬랩등반 연습도 해보고 ~ 2008. 3. 14.
도드람산 ~ 1988년 1월10일 교통편: 서울 강남TR~용인(고속버스 20분 간격, 35분 소요) / 용인~이천: 이천행 완행버스(표교리 30분 소요) 산행시간 : 2시간 소요 산행인원 : 2명 (마루금과 동생) 표교리 하차, 사방을 둘러보니 근처에 산다운 산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나마 보이는 게 닭벼슬같은 바위 얹힌 얕으막한 산뿐 . . . 설마 저건 아니겠지 . . . 개념도를 펼치고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개념도는 닭벼슬같은 얕은 산을 도드람산으로 표기하였다. 약간의 실망감 . . . 표교국민학교를 지나 삼거리, 왼쪽길로 들자 세멘트에서 비포장으로 바뀌었고, 논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소나무 수림을 지나서 매점 두 군데가 나오면 등산로 입구였다. 관광버스가 길가에서 산님들을 내려놓았다. 당시 꽤 소문.. 2008. 3. 12.
밀양 백운산에서 ~ 1981년 8월1일~8월3일 교통편: 서울~밀양 :특급열차 / 밀양~얼음골 :시내버스 코스 : 8월1일 : 백운산 계곡에서 야영 / 8월2일 : 백운슬랩 등반 후 밀양강에서 야영 / 8월3일 : 영남루 관광 및 귀경 인원 : 3명 (마루금+ 1명, 동생) 8월1일 특급열차로 서울역 출발, 오후 밀양역 도착. 시내버스로 천황산의 얼음골을 향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온통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의 24번 도로는 좌측으로 운문산, 우측 정각산을 가르며, 협곡을 이루고 있었다. 지명이름 그대로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 쌓인 첩첩산중의 오지 산내면(山內面) 골짜기였다. 버스로 한 시간 남짓 달려서 종점인 얼음골에 닿았다. 맞은 편으로 우리가 목표한 백운산이 건너다 보였다. 흰 구름처럼 무척 깨끗한 바위들... 산 전체.. 2008. 3. 11.
천화대 석주길에서~ 1986년 9월18일~ 9월20일 교통편 : 서울상봉터미날~속초: 직행버스 / 속초~설악동: 시내버스 산행코스 : 9월18일(서울~설악동~설악골), 9월19일(석주길~설악동~고성 거진), 9월20일(고성 거진~서울) 인원 : 3명 (마루금과 동생, 안재홍) 설악골에서 1박 야영을 하고, 짐은 인근의 다른 팀에게 봐달라고 부탁, 등반장비만 착용해서 출발했다. 천화대의 지릉인 석주길로 . . . 동생이 선등, 안재홍과 나는 후등으로 이어갔다. 설악동은 아직 초록물결인데 석주길은 벌써 단풍이 들고 있었다. 붉그스레한 빛깔과 노란색이 잘 섞인 단풍들로 바위와 어울려서 가을이 다가왔슴을 알려주고 있었다. 등반 중 속초 바다에서 구름이 몰려오더니 결국 비를 뿌린다. 물길이 약간의 난제였지만 등반에 큰 어려움은 없었.. 2008. 3. 7.
천화대 흑범길에서 ~ 1985년 8월3일~ 8월4일 교통편 : 서울상봉터미날~속초: 직행버스 / 속초~설악동: 시내버스 산행코스 : 8월3일(서울~설악동~설악골), 8월4일(흑범길~설악동~서울) 인원 : 2명(마루금과 동생) 설악골에서 1박 야영을 했다. 천화대의 지릉인 흑범길을 처음 올라보는 날이다. 인근의 다른 팀에게 짐을 봐달라고, 부탁하고서 등반장비만 착용, 등반지로 출발했다. 발자국이 거의 없는 희미한 급경사 숲길을 올라 능선에 도착, 산 허리엔 구름이 조금 끼어있었다. 그러다가 오후가 되면서 햇볕이 나왔고, 따가운 날씨로 바뀌었다. 동생이 선등, 나는 후등으로 . . .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오버끼가 있는 반침니 말고는 그리 어렵지 않은 등반으로 큰 부담감 없이 편하게 올랐다. 흑범길의 종점인 왕관봉에 도달하자 갑.. 2008. 3. 6.
설악의 추억(공룡능선/가야동) 1986년 7월31일~ 8월3일 교통편: 서울상봉터미날~속초: 직행버스 / 속초~설악동: 시내버스 산행코스 : 7월31일(설악동~비선대~마등령), 8월1일(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양폭), 8월2일(양폭~희운각~가야동~수렴동~백담사~용대리~고성군 거진), 8월3일(화진포해수욕장~서울) 인원 : 3명 (마루금, 이원봉, 안재홍) 설악동에서 7월31일 상봉터미날에서 출발한 직행버스는 진부령을 넘고, 간성을 거쳐 속초터미날에 닿았다. 다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설악동에 도착하니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다. 마등령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 설악동 매표소로 진입했다. 비선대에 도착, 공원관리초소에서 입산신고를 마치고, 마등령으로 길을 잡았다. 금강굴 입구를 지나서 유선대 능선으로 올라붙자 외설악의 속살이 드러나보이.. 2008.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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