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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산길따라~

은비봉(인제의 오지).......2019.06.16

by 마루금 2019. 6. 16.

산행날씨 : 15.2 ~ 25.7℃, 흐림/ 맑음 반복

산행코스 : 쌍다리(가리1교/ 2교)~헬기장(507m)~820.8봉~묘1기~은비봉(1061.8m)~암릉우회~은비령~임도~필례약수

산행거리 : GPS거리 9.8Km 

산행시간 : 4시간 21분 

산행인원 : 산악회따라 ~

은비봉(인제).gpx
0.17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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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귀둔리의 오지에 깊숙이 틀어박혀있는 은비봉을 다녀왔다. 남설악 가리봉 남쪽의 지능선에 걸친 봉우리인데,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외부에서는 이 산봉우리를 볼 수가 없다. 또한 가리봉과 달리 은비봉은 설악산국립공원 구역에서 벗어나있어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다. 산행은 가리1교/ 2교의 쌍다리에서 시작, 고도 약 670m를 쳐올려 최고도 은비봉(隱秘峰)에서 정점을 찍고, 은비령(隱秘嶺)을 거쳐 필례약수를 종점으로 마쳤다. 

 

가리산천 좌골과 우골의 합수점인 쌍다리(가리1교 & 가리2교)에서 산행을 시작 ~

들머리 ~

초입부터 가파르다 ~

주능선에 올라서면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묘 몇기를 지나게 된다 ~

507봉 정상인 묵은 헬기장 ~

이끼가 덮인 山 말뚝 ~

잠시 트이는 곳에서 주걱봉, 삼형제봉이 조망된다 ~

바윗돌이 선을 보이기 시작 ~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적송이 아름답게 도열해 있다. 하지만 등로는 덤불의 연속이다 ~ 

한석산과 매봉 ~

간벌 뒷처리가 안된 잔목이 남아 한동안 진로를 방해한다  ~

820.8봉 직전에서 만난 잘생긴 소나무, 몸통의 붉은 글씨가 흠이다 ~

남설악의 풍경들 ~

육훈이라 표기된 콘크리트 말뚝 ~

950봉에서 90도 우틀, 바윗길이 나타나 거친 능선으로 변한다 ~

목전에 다가온 은비봉 ~

정상 직전에 묘지를 쓴 후손들의 정성이 대단하다 ~

숲 사이로 드러난 가리봉 꼭대기는 운무에 가렸다 ~ 

바윗돌 틈에 뿌리내린 나무 ~ 

암벽을 만나 우회 ~

바위를 넘기도 하고, 우회도 하면서 마지막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

▼ 은비봉(隱秘峰/ 1061.8m) ~

숲에 가려서 조망은 꽝,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는 좁은 공터봉, 서울마운틴클럽에서 만든 정상표지판만이 땅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다. 은비봉이 부근 주민들에게는 잘 알려져있지만 지형도에는 표기가 없다. 이순원의 단편소설 은비령에 의해서 생겨난 산이름이다. 작픔의 제목과 소설 속의 배경이 되는 은비령이 1997년 현대문학상을 받고,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지명으로 굳혀지게 되었다.

 

은비령(隱秘嶺/ 銀飛嶺)은 두 곳에 있다. 인제군읍지에 등장하는 은비령(隱秘嶺)과 이순원의 소설에 등장하는 은비령(銀飛嶺)이다. 한자로는 뜻이 다르다. 인제군읍지에는 '필레약수에서 대목리로 넘어가는 고개'라 표현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옛은비령길이다. 소설가 이순원 작품의 은비령은 한계령에서 필례약수로 넘어오는 고개를 일컫는데, 쌍다리까지 잘 다듬어진 포장길을 신은비령길이라 한다. 은비봉(隱秘峰)은 이 두 길(옛은비령길/ 신은비령길) 사이에 솟아올라있는 봉우리다.

 

은비령으로 내려서기 위해서는 은비봉 정상에서 20m쯤 후퇴, 오른쪽으로 90도 꺾이는 사면 내림길로 내려서야 한다. 낙엽이 깔려서 등로를 찿아내기가 애매한 곳이므로 독도에 유의해야할 지점이다. 안부까지 급경사로 이어지며, 안부에서 직진 능선으로 붙으면 암릉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에 올라서 바라보는 가리봉 경치가 훌륭하다. 암릉 능선 끝이 절벽이라 길이 끊기게 되는데, 이 절벽을 타고 내려선 일행도 일부 있다. 위험하므로 웬만하면 다시 되돌아나와서 암릉을 우회하는 편이 더 안전한 방법이다.

 

암릉에 올라서 바라본 가리봉 ~

대목리 & 가리산리 ~

가리봉 ~

암릉에서 빽하여 우회길을 이용했다  ~

▼ 은비령(隱秘嶺) ~

인제군읍지에 나오는 은비령에 도착했다. 넓은 초원이 펼쳐지는 고갯마루다. 직진은 가리봉 정상으로 이어지고, 왼쪽은 대목리, 오른쪽은 필례약수 방향이다. 나뭇가지에 인제천리길이라 표시한 삼각 깃발과 리본이 보인다. 인제군에서 만든 둘레길이다. 국립공원 말뚝이 보인다. 은비령에서 가리봉 방향은 설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구역이다.

 

은비령(銀飛領/ 隱秘嶺) 유래 ~

공식 명칭은 아니다. 1996년 이순원이 발표한 단편소설의 제목이자 배경으로 소개된 지명이다. 네이버지도에는 검색되지 않는다. 다움지도에 두 곳이 검색되는데, 한 곳은 한계령 정상에서 양양으로 내려가다 오른편 인제로 빠지는 갈림길을 타고 넘어가는 해발 900m의 고갯길이고, 다른 한 곳은 소설 속의 무대가 된 인제군 인제읍 귀둔리의 필례약수터 부근이다. 인제군읍지에서는 "소설가 이순원(李舜源)의 단편소설에 처음 나오는 지명이다. 피래와 가리산리의 경계가 되는 고개 이름이다. 가리산리에서는 이 고개를 대목이 고개라고 부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본인이 직접 은비령(銀飛領)이란 이름을 붙였다 하고, 일부 주민은 깊이 숨은 곳에 있다하여 예부터 은비령이라 불려왔다 한다. 예전 주민들은 은비령을 필례령, 피래령, 작은 한계령 등으로 불렀다. 어쨋든 소설 덕분에 은비령이 알려지게 된 건 사실이다.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 찾아드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그러면서 은비령 카페도, 은비령 산장도 생겨났다. 

 

은비령 하산길인 계곡길 ~

화전민터 흔적 ~

계류를 한 차례 만나 건너감 ~

임도에 접속 ~

필례마을 ~1996년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곳이다. 그만큼 오지라는 용어가 잘 어울리는 곳으로 필례계곡 주변은 보존이 잘되어있다.

인제군읍지에는 "필례약수가 있는 개울가에 서낭당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름드리 당목(堂木)이 빈터를 지키고 있다"라 소개하고 있다. 

 

FRP로 제작된 얼굴상 ~

소설 은비령(銀飛領) 줄거리 ~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과부인 여자와 별거 중인 남자가 만나 이루어지는 중년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 간에는 죽은 친구에 대한 심적 부담이 가로막고 있고, 남자는 이 심적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길을 떠나는데 처음엔 격포로 가려다가 눈 소식을 듣고 은비령으로 향한다. 그러나 은비령에서 차가 고장나버리고 다음날 여자가 뒤쫓아온다. 두 사람은 은자당에서 한 방을 쓰게 되는데, 어색한 자리를 피하기 위해 밤산책을 나오고 은하계와 2천 5백만년 주기로 되풀이되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다음날 여자 혼자 떠난다. 이순원은 이 소설을 쓸 때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 때아닌 눈이 내리는 이상기후를 모티프로 삼고, 교통방송의 멘트를 인용해 사실성을 더했다고 한다.

 

은자당(隱者堂) ~
은비령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명칭이다. 남설악의 주걱봉, 가리봉, 삼형제봉이 병풍처럼 우뚝 둘러선 곳, 겨울엔 눈이 은비가 되어 날리고, 필례골의 돌틈 사이로 가파르게 여울이 흐르는 곳.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은비령 화전마을에 고시공부하러 들어간 주인공이 머물던 집을 은자당이라 불렀다. 주인공이 머물던 은자당 자리에 필례약수터가 있다.

 

필례약수 ~
이곳 출신이 1930년경 처음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1970년대말 화전민 정리정책에 따라 40만원씩 이주금을 받고 주민들이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빈 밭에는 낙엽송을 심었다. 군량밭에 있었다는 7만평의 밭도 낙엽송 숲으로 변했다. 다시 사람이 찿아 든 것은 1980년대 후반, 비릿한 맛과 톡 쏘는 탄산수 물맛이 소문나면서 등산객들이 알음알음 찾아왔다. 철분이 많고, 위장병, 피부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필례약수 진입로 ~

귀둔리 도로는 김재규가 3군단장을 할 때(1972년) 뚫어논 도로라 하며, 1996년에 포장되었다 한다 ~

필례약수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감했다 ~

 

 

은비봉(인제).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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