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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뫼이름들~

망가진 금화봉(경기 포천)

by 마루금 2009. 6. 24.

 

 

금화봉(錦華峰)

금화봉은 영중면 거사리에 있는 백로주유원지에서 서쪽으로 2Km쯤 떨어진 곳의 바위산이다. 영중면과 창수면 사이에 걸쳤는데, 높이 287m의 작은 산으로 중턱에 아기바위가 있어 옛날에 아기산 또는 애기산이라 불려지기도 했다. 여러 개의 큰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이며, 투구바위, 매바위, 아기바위, 척고바위 등의 바위들이 있고, 아기바위굴도 있다.

 

아기바위굴은 길이가 4∼5m, 높이 2m 정도의 암굴로서 북향으로 문 형태의 출입구가 있다. 이 굴속에 약수가 있었는데 마을에 부정한 일이 생기면 약수가 고갈되었다가 다시 고였다고 전해지며, 그 물을 먹으면 후손 중에 장사(將士)가 난다하여 이 약수를 '장군수(將軍水)'라고도 불렀다.

 

척고바위라는 바위도 있는데 병사가 적지를 탐색하는 형태라하여 부르게 되었다.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병마가 찾아들지 않는다고 한다. 투구 모양의 투구바위, 용 모양의 용바위, 도장 모양의 인(印)바위, 배 모양의 배바위 등 형태에 따라 이름 붙여진 기암들이 모여진 산으로 여러 가지 흥미를 돋구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먼 옛 이야기로만 남는다. 금화봉 근처는 거대한 채석장으로 변해 끝없는 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무분별한 석산개발로 원래의 자연경관은 깡그리 뭉게졌고 봉우리마저 제 모습을 잃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정감을 듬뿍 안겨주던 바위들 모습도, 구수하게만 느껴지던 바위들 이름도, 개발이라는 구실 하에 지옥에서나 있을법한 굉음과 함께 흩날리는 돌가루에 뒤섞여 세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지도에서도 '금화봉'이란 이름이 삭제 될 날도 머지 않을듯 싶다. 

 

금화봉 석산개발로 한 때 불미스런 일도 있었다. 석산개발 인,허가와 관련해서 개발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이 전달됐다는 사실로 포천시 유력인사가 구속되기도 했고, 그 외  주)M사에서 폭력배를 동원하여 석산개발을 반대하는 주민폭행 사건으로 말썽이 생겼던 일이 있기도하다.

 

지도를 클릭하면 망가진 금화봉 모습이 보입니다. 

 

 

금화봉은 '덕령단맥'에 걸친 산이다.

축석령에서 천보산으로 올라선 능선에서 한북정맥은 남남서 방향으로 흐르고, 북쪽으로 한 줄기를 내어 한북소요지맥을 만들어 포천의 명산 왕방산에 이른다. 왕방산에서 두 갈래로 나눠져 서진하여 국사봉을 지나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소요지맥이 그 한 줄기이고,  왕방산에서 북동으로 뻗는 줄기는 의정부~ 포천~ 운천을 잇는 43번 국도와 포천천을 따라 나란히 북진하는 산줄기로, 무럭고개, 원수봉, 덕령산, 똥고개(344 지방도), 윗록정이, 금화봉을 거쳐 포천천과 영평천이 만나는 영송리에 이르러 끝을 맺는 20Km의 산줄기를 '덕령단맥'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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