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栗嶺)
전북 남원에서 전남 구례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마루턱은 전북과 전남의 경계가 되고 있다. 구례와 남원간의 대표적인 도로는 남원~곡성~구례를 잇는 17번 국도와, 남원~밤재(栗嶺)~구례를 잇는19번 도로 등 2개의 코스가 있는데, 전자는 서쪽을 돌아 섬진강을 계속 끼고 구례에 이르는 멋지고도 평탄한 드라이브 코스이고, 후자는 한 껏 동쪽으로 튀어나가 4km 지점인 주천 육각정(朱川六角亭)까지 갔다가 지리산 지맥을 넘어 구례로 내려간다.
이 때 후자는 주천 육각정을 지나 마루턱 코스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도로가 포장이 되기 전까지는 전국에서 가장 험한 곳 중의 하나로 손꼽아 사고가 많았던 고개이다. 게다가 평탄한 곡성 경유의 코스가 마련되어있던 때문인지 이 도로에 대한 당국의 관심과 배려가 오랫동안 지연된 채 이래저래 험난함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988년에 새 포장도로가 신설되고 밤재터널이 완공되면서 터널 위에 있던 밤재는 비포장인 채옛길로 남게 되었다. 남원에서 구례 방향으로 밤재터널을 빠져나와 10m 후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르면 마루턱까지 승용차로 오를 수 있지만 남원쪽 길은 현재 폐쇄되어 있다.
비포장이던 옛날.... 99구비를 돌아 마루턱에 올라서면 동남쪽으로 직선거리 약 12km 지점에 노고단이 시야에 완전히 들어왔다. 대개는 구름에 쌓여있지만 간혹 날씨가 좋을 때는 곧 잘 바라보여 남원에서 구례로 깔 때 일부러 이 코스를 버스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도로 사정이 나빠 곡성을 경유하는 코스에 비하여는 3대1의 비율로 버스가 다녀서 시간을 잘 맞추어 요령있게 타야했다. 이 곳을 밤재라 부르는 이유는 옛날부터 밤나무가 특히 많았던 때문이라 한다.
한편 남원을 중심으로해서 북쪽에도 또 하나의 밤재가 있는데 그 재는 '뒷밤재'라 불렀고, 남쪽으로 넘어 가는 이 재를 '앞밤재'라 불렀다. 밤재는 그토록 험하고 구비가 많았던 고개였지만 마루턱에는 표지판대신 커다란 바위를 세위놓고 밤재란 이름과 높이(490m)를 기록하여 지금도 남아있다. 그 너머로 구름이 노고단을 감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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