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공유/뫼이름들~

붉은색(赤色)에 관련된 산

by 마루금 2007. 2. 23.

 

 

'불'이 '붉은'의 뜻을 낳아...  

붉다'는 말은 '밝다'는 말과 그 어원을 같이하고 있다. 이 말은 '불'(火)에서 나왔다. 고대사회에서 광원(光原)은 태양과 불이었다. 그래서 '붉'(赤), 밝(明), 빛(光) 등을 뜻하는 그 계열의 말들은 이 광원과 깊은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불'의 원 뿌리말은 '붇'으로 보고 있는데, '불', '붉'(赤). '밝'(明)으로의 파생 과정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보여진다.

(참조: 옛글 모음자의 "아래아"와 "반시옷"을 표식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적색 처리 하였슴)

 

븓 > 블 > 불(火)
븓 > 블 > 븕 > 붉(赤)
븓 > > 밝(明)
 

 

만주어에서의 '붉다'는 뜻을 '불기안'이라 하고, 눈두덩이 붉은 사람을 '블라타'라고 한다. 또 부싯돌을 '블라칸'이라 하고, 화로는 '빌레쿠'라고 한다. 만주에서도 불이란 말을 우리와 같은 뜻으로 써 왔음을 알 수 있다. 몽고에서도 붉다는 뜻의 '울라칸', '울란,같은 말이 있는데 여기서의의 '울'도 '븓'의 줄기일 것으로 보인다.
 
븓(픋) > 푿 > 훋 > 훌 > 울

 

적(赤)자가 들어간 산이름 중에는 흙빛깔이 붉은데서 연유한 걱이 많다. 철분이 많은 흙은 녹이 쓸어서 붉은색을 띠는데 경기도 평택군과 함남 고원군 등의 적봉(赤峰), 경기도 포천군의 적현(赤峴) 등이 바위나 흙이 붉다는 데서 얻어진 땅이름이다.

 

강원도 화천군과 철원군 사이에는 적근산(赤根山, 1073m)이 있는데 '붉은 산'의 뜻이다. 한국전쟁 당시 공산당을 소탕한 아군이 현재 진지로 쓰고 있다. 아군과 공산군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붉은 피가 나무뿌리까지 스몄을 이 곳의 땅이름이 적근(赤根)인 것은 지명의 예언성을 말해주고 있다.

 

전북 무주군 적상면에는 조선왕조 실록을 보관했던 적상산(赤裳山, 1080m)이 있는데, 사방이 깎아지른 바위로 이루어지고  그 절벽 주변에도 유난히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먼데서 보면 마치 온산이 빨간 치마를 두른 것같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제주도 한라산 동쪽의 '붉은널오름'(赤板岳)은 현무암의 일종인 화산암이 붉게 보이고, 특히 비가 올 때에 그 색이 더 짙게 나타난다. 북제주군 조천읍과 남제주군 표선면 사이의 '붉은오름'(赤岳, 620m)이나 제주시와 조천읍 사이의 한라산 가까이 있는 '흙붉은오름'(土赤岳, 1385m)은 붉은색을 띤 용암 때문에나온 이름이다. 조천읍과 남제주군 대전읍 사이에도 '붉은오름'(뿔근오름, 570m)이 있다. 경북 경주 건천읍에는 붉은색을 띤 바위의 주사산(朱砂山, 622m)이 있다.


글/지명연구가   배우리

728x90
728x90

'정보*공유 > 뫼이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색(靑色)과 관련된 산  (0) 2007.03.01
노란색(黃色) 관련의 산  (0) 2007.02.24
흑색(黑色)과 관련된 산...  (0) 2007.02.21
백색(白色)과 관련된 산  (0) 2007.02.16
돌과 관련된 지명들~  (0) 2007.02.10

댓글